정신의세계

조건의 갖추어짐

유 진 정 2025. 1. 9. 10:44

불교에서는 어떤 사건의 발생 이유를 < 조건의 갖추어짐 > 으로 설명한다.

얘가 나빴네 쟤가 나빴네 저게 잘됐네 잘못되었네 따지고 있는게 아닌
그럴만한 조건들이 갖추어져서 그런 일이 일어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시시비비는 법정에서 따지면 될 일이고,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도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유익하다.
그리고 큰 틀에서 보면 그게 명백한 사실이기도 하고

지난 일 년 동안 안팎으로 일이 많았다.
자존심 좀 상하고 마는 일부터 정신적 위기를 느낀 상황까지 있었는데 그 와중 깨달은 것들을 정리해 둠

 
1.  문제를 삼기 때문에 고통이 증폭된다.
이것이 정말로 위급한 상황인지 단지 나의 마음이 원하지 않는 일이라 괴로운 것 뿐인지 잘 살펴보아야 함

2.  누가 나를 병신이라고 생각한다 -> 그렇구나 병신이라고 생각하는구나 의 태도가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 준다.
남이 하는 모욕이 아닌 나의 에고에 대한 집착과 타인에 대한 통제욕구가 고통의 원인

3.  평정심이 있을 때만이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다.
모욕에 동요하면 폭력적 마음이 들게 되고 적절하게 반응할 수 없게 된다. 상대보다 나의 마음과 신체적 감각에 집중하는 것이 좋음 

4. 업을 섞지 않는 것은 중요하다.
아무리 가까운 관계라 할지라도 타인의 심리적 문제를 내가 해결해 줄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함
감정적 공감과 그로 인한 동요는 쓸모가 없고 대부분의 상황에서 한 사람이 한 사람을 건져올리는 것이 아닌 두 사람 모두 늪에 빠지게 되는 결과를 도출해 냄 

5.  수동공격은 마음이 병든 사람들의 공격수단이다.
연민의 감정을 가지는 것이 좋음

6. 그러나 미움의 마음 역시 인정해야 한다. 억누르면 오히려 증폭되거나 기만적이 되기 쉽다.
미움을 부정하지 말고 이 상황에서 마음이 이렇게 반응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 
그와 동시에 감각을 관찰하면 감정이 뉴트럴해지는 효과도 있음

7.  타인의 상태가 어떤 과정을 거쳐 형성되었는지는 나로써는 알 수 없다.
다만 그럴만한 조건이 갖추어져 그렇게 되었다는 사실을 유념할 때 상대를 덜 혐오하게 됨

8. 수행이 원치 않는 일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다만 그럴 때 마다 빠지게 되는 마음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시간을 단축시켜 줌

9. 믿을만한 사람들에게 심리적 지원을 구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10. 마음이 부서지는 경험은 인간을 겸손하게 만든다.
타인을 좀 더 부드러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듬 특히 싫은 인간

11. 원치 않는 상황들의 발생은 좋은 수행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