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봐줘요 내가 여기에 있어요

유 진 정 2025. 2. 21. 15:12

살면서 쭉 느끼고 있는건데 생각보다 대화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듣다보면 결국 내가 잘 했다, 내가 이런 일을 당했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수준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머릿속이 자신으로 꽉 차 있으니 대화 주제가 자기에서 벗어나는 즉시 흥미를 잃는 모습을 보인다. 
자랑과 하소연의 공통점은 그것이 모두 지금 이 순간과는 별 관련이 없는 지나간 일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일어난 일에 대해 말하는 행위가 모두 불건전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상대의 의견을 구하거나, 과정 중 느끼거나 깨달은 바를 공유하는 등 생산적 목적을 지니고 전달되는 이야기에는 현존의 요소가 존재하고 그것은 대화에 생명을 불어 넣는다. 

그러나 그의 목적이 오로지 상대의 인정을 얻어내거나 동정을 구하는 등 자기애적 욕구의 충족일 뿐이라면 그것은 더 이상 대화가 아닌 외로운 방백일 뿐이다. 그것은 말하는 사람을 제외한 모두를 무대 아래로 끌어내린다.
관객은 배우에게 답을 할 수 없고 오로지 반응만을 요구받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