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캐롤 메스매스 최인호

유 진 정 2025. 12. 27. 01:59

십년 전 이드페이퍼에서 만난 분들이랑 전시 구경을 간 적이 있다. 
시험준비 하시는 분 그림 그리는 빡빡이 분 나 이렇게 해서 전시 보고 기름떡볶이 먹고
빡빡이 분이 가져오신 수채화집 감상한 뒤 헤어졌다. 시험보는 분이 우산 모양 메모걸이를 하나씩 사 주셨다. 

늘 그렇듯 잘 놀았으니 됐다 하고 만남을 다시 주선하지는 않았는데 (귀찮음)
시험보는 분이랑은 인스타 친구라 가끔 안부를 물었다. 시험 합격하고 훈남 직장인이 되셨고
조직생활에서 오는 분노는 블로그에다 태우시는 듯 하다. 작년에 전시 와주셔서 기뻤다.
빡빡이 분은 어둡다고 생각해서 그 후로 연락 안 했다.  

며칠 전 메스매스에서 기획한 릴레이 드로잉 전시프닝에 갔는데 비치되어 있는 드로잉북이 재밌길래
열심히 읽는 중 작가 분이 오셨다. 십년 전의 그 빡빡이었다. 

저 혹시 우리 만난 적 있지 않나요? (지금 생각하니 넘나 개수작멘트) 물으니
예. 만나서 맛없는 기름 떡볶이 먹었고 그쪽은 두 가닥만 잡수셨어요, 하시길래  정식으로 인사했다.

그 동안 본인은 전시장에서 나를 몇 번 보셨는데 아는 척은 안 하셨고
여친 분도 담마코리아에서 나를 보셨다는데 아는 척은 안 하셨다고.. 점잖으신 커플이네
십년 전 느꼈던 어둠의 다크함의 원인도 듣게 되었는데 그건 일단 함구

아무튼 그 동안 그림도 사람도 분위기가 많이 바뀌셨다. 
빡빡이 아니 최인호 작가는 옷 색깔이 밝아지고 표정도 생기셨다. 그간 많은 일을 겪으셨다고 한다.  

그러다 박정아 작가님 오시고 또 두 분이 구면이시길래 우리집 가서 캐롤 떼창하자고 꼬셨다. 
크리스마스 전후로 캐롤 부르는 개인적 전통을 올해는 캐스팅을 못해서 못 지키고 있었다. 

그래서 캐롤 불렀고 misfits들끼리 수다 떨다보면 막차 끊기는게 인지상정
자고들 가셨고 그 다음날 밥먹고 산책하고 만화책 읽고 인호님 작업실로 옮겨서 피자 먹었다.
수다를 27시간 동안 떨었더니 이제 한 달 정도는 묵언하고 살아도 될 거 같다. 물론 뻥이지만

릴레이 드로잉에서 이어지는 릴레이 수다는 전시의 연장같이 느껴졌다. 

 

 

 

 

 

 

 

 

 

 

 

 

 

 

 

 

 

 

 

 

 

 

 

 

 

 

내 잠옷 나보다 어울리는 갓정아 선생님 

 

 

 

 

 

세상 시름에 노폐물이 많이 쌓이셨는지 고통스러워 하셨음 하지만 고통도 쾌락입니다

 

 

 

 

 

 

 

 

 

 

 

 

 

 

 

 

 

 

 

귤협찬 고안철 

 

 

 

 

 

 

정리되고 안락한 인호님의 작업실

 

 

 

 

 

 

 

 

 

 

 

 

 

 

대단히 많은 새우와 다슬기 단 한마리 뿐인 물고기가 있음 
 

 

 

 

 

 

 

 

 

 

 

조선시대 목어인데 본인 그림이랑 똑같이 생겨서 사오셨다고 

 

 

 

 

 

 

저거 노랗게 칠하신게 염화철 아니면 산화철인데 박정아 작가랑 계속 틀리게 불러서
이제 진짜 염화철인지 산화철인지 모르겠음

 

 

 

이거는 구리

 

 

 

 

 

 

 

 

 

 

 

 

 

 

 

 

 

 

 

 

 

 

 

 

 

 

크리스마스 트리! 

 

잠자리의 일생

 

 

 

 

 

 

 

 

 

이건 술먹고 그려보신 페이지

 

 

 

 

 

 

 

 

개멋있다 메스매스에 크게 건 드로잉도 이정도 박력
실제로 보고싶은 분들은 구경하러 가세요 

일시: 2025년 12월 21일 - 2026년 1월 11일, 13:00 - 19:30(월-화요일 휴관)
장소: 메스매스(서울 도봉구 도봉로169나길 32 401호)

 

 

 

 

 

 

 

 

 

 

 

빨간 점 위치 아직 못 정해서 끼워두심

 

 

 

 

 

 

 

 

 

 

요거는

 

 

이렇게 해서 보는 거

 

 

 

 

 

 

 

 

 

 

 

아니 그림을 어케 이렇게 그리지 난 미술하는 사람들이 너무 신기해 

 

 

 

 

 

후기(?)로 오면 물고기들 눈알에 빛이 생김

 

 

 

 

 

충무로 명소라고 함

돌아갈 때 근처에서 따릉이 탄 취객이 쓰러졌는데 안경끼고 사회생활 멀쩡하게 할거같이 생긴 양반이었고 
선생님 괜찮으세요 하니까 자전거에 깔린 채 누워서 존나 행복한 표정으로 손가락으로 오케이 싸인을 만듬 
연말의 시각적 지표같고 귀여웠음

 

 

 

 

 

 

 

 

 

 

 

 

 

 

2025년 잘가고 2026년에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