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세계

마음은 현재에 머무는 걸 싫어해요

유 진 정 2026. 2. 10. 15:26

저번 장기코스 신청이 기각된 이유는 올해 7월에 매일 하는 명상을 빼먹었기 때문이다
2년 넘게 했는데 며칠 빠진 건 넘어가주지 않으려나 싶었지만 짤없었다

구라로 네 다 했어요 하고 적어 냈다면 통과되었겠지만 그건 스스로를 고문하는 일이 될 것이기에 사실대로 적어냈다
10일 코스만 가도 무의식의 창고에 축적해 놓은 별의 별 생각이 다 떠오르는데
뻥치고 장기코스 들어갔을 때 떠오를 찝찝함의 상카라는 정말 상상조차 하기 싫다

그럼 왜 매일 두 시간, 최소 2년 이라는 신청기준 도달을 불과 석 달 앞둔 시점에서 시팅을 연쇄적으로 빼먹었느냐 하면 모른다. 그냥 하기 싫었다. 

예전에 명상원에서 학생분이 지도 선생님과 면담하는 소리를 문 밖에서 들은 적이 있는데
대충 왜 앉아있는게 이렇게 힘든거냐, 집에 가고싶다 그런 얘기를 하신 모양이고 곧 벽을 뚫고 선생님의 낭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원래 마음이 그래요! 현재에 머무는 걸 싫어해요!!

현재에 머문다는 건 마음이 과거와 미래로 슝슝 오가지 않는 상태라는 뜻이다.
그리고 우리가 라고 굳게 믿으며 애착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이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계획 사이를 열심히 오가며 건설해놓은 일종의  허구적 구조이다.
( 블로그도 이 구조의 강화에 한몫을 하는 면이 있다 ) 

수행하다보면 마치 내 안의 ego가 야 이 개쩌는 나를 죽일 셈이냐? 미친 거 아냐??????
라고 외치는 듯한, 강력한 저항감이 솟구쳐오르는 순간이 찾아오던데 

그래서 그럴 때는 아 명상이 하기 싫구나, 나라는 상에 대한 집착이 상당하구만 
알아차리고 그냥 물리적으로 몸을 움직여 방석에 앉혀버리는 수밖에 없다.
오늘도 갑자기 하기 싫어져서 쓰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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