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여성이에요

떨리는 목소리와 퀴어퍼레이드

유 진 정 2023. 7. 9. 04:59

2016년 경 아래와 같은 글을 썼다 (티스토리가 썰어서 재업함)


< 퀴퍼에 대한 생각 >


지난 주말에 친구를 만났는데 이 주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옴

자기는 평생 게이에 대해 나쁘다좋다 별생각이 없었고 누가 나 게이임 하면 어 그러냐 하는정도였는데 요즘 몬가 .. 까지 말하고 뒷말을 흐리길래

온라인에서 게이싫다고 하면 매장되는 분위기 형성되니까 갑자기 싫어지려고 한다는 거지! 했더니 눈을 땡그랗게 뜨며 동의하길래 하이파이브 함. 난 걔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나도 좀 그럼

정확하게 말하면 게이가 싫어진다기 보다 그 성소수자 싫어하면 나쁜 놈 주창해놓고 보통사람들이 딱 싫어할만한 퍼포먼스를 노출된 공간에서 벌였다는게 영 아다리가 안맞는 것처럼 느껴져서 불쾌함

보지쿠키 자지부채 이런것도 나같은 사람이나 좋아하는거지 우리 이모나 할머니는 질겁을 할거란 말임. 
그리고 나같은 사람들은 적고 이모나 할머니 같은사람들은 많단 말임

이런사람들이 퀴퍼사진 올라오는거 보면 아 그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구나 라고 생각하지 않음
역시 쟤들은 우리랑 다른 종자로구나 라고 생각해버린단 말임

사회에 크게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성적취향을 빌미로 구성원을 공격하거나 차별하는것은 사회를 불행하게 만드는 짓이라고 생각함. 

동성결혼 합법화 하면 가족제도가 무너진다는 논리에도 동의할 수 없음. 아니 그거 합법화 한다고 이성애자들이 막 우리도 동성결혼 할거라고 덤벼들것도 아니고

내가 아는 애의 아버지는 게이였음. 근데 걔네 엄마랑 결혼해서 얘를 낳았음  

그리고 남자랑 바람을 피우고 결국 이혼함. 엄마 알콜중독 됨. 얘는 어린시절 엄마 아빠 양쪽으로부터 학대당함

지금은 사회봉사같은것도 하고 나름 열심히사는데 자기는 걍 늙으면 혼자 산 속같은데서 오두막 짓고 살다가 죽는게 좋을거 같다길래 그게 좋겠다고 대답해 주었음.

왜냐면 내가 사실 얘랑 좀 만났는데 가정을 꾸렸다간 지옥을 건설할 타입임

암튼 걔네 가족의 이야기는 너무 슬펐음. 남들 보기에 '정상적인' 가정을 만들려고 노력했더니 결국 모두가 불행해져버림. 

자신을 감추고 산다는 것은 결국 어떻게든 인간에게 내상을 입히고야 마는것 같음


그래서 난 동성애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음. 오오 게이 멋짐 특이함 이게 아니라 걍 아 그러시군요 정도가 되어서 동성애자들이 자신을 덜 감추어도 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음

그리고 그걸 싫어하는 사람도 실제 해꼬지를 하지 않는 이상 걍 싫어하라고 냅뒀으면 좋겠음
성적 취향이라는게 말그대로 취향이라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거부감 느끼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

그리고 무엇보다 실제적인 불이익을 당했을때 적용시킬 법이 있었으면 좋겠다.


결론

소수자들이 권리를 온당히 누리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과 제도의 개선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철저한 계획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퀴퍼에서 똥꼬팬티 입고 엉덩이 내미는 행위는 차별금지법 반대하는 개독들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팀킬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성소수자 싫어하면 개새끼 이런 훈계질 역시 중도입장을 가지고 있는 구성원의 혐오감을 조장한다는 점에서 팀킬이라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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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위의 글에 아래와 같은 반박 답글이 달렸었는데


ㅇ 2018.01.02 20:11 신고
퀴퍼 한 번도 안 가 본 사람의 글.
퀴퍼는 닫힌 공간(행사장 안)->열린 공간(거리) 이렇게 두 군데서 진행합니다.
닫힌 공간에서야 키스하고 물고 빨고 지랄지랄 할 수 있죠ㅋㅋㅋㅋㅋㅋ
코믹콘 같은 데서도 19금 딱지 붙은 게 수두룩하던데
근데 열린 공간에선 안 그런다는 거.

 


솔직히 맞말이잖음? 
안가보고 가타부타하는 것도 도리가 아닌 거 같아서 한번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다 드디어 갔네
결론부터 말하자면 ㄹㅇ쌉건전 퀴어축제였음
올해는 서울광장 사용허가를 받지 못했다는데 노출된 공간이라 신경을 더 쓴건가?

환영무대는 퀴어소녀들의 K팝 댄스+노래 공연이었는데 다들 말을 차분하게 하고 공연을 엄청 열심히 했음
사회보는 남자분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던 것이 기억에 남고 진행봉사자들이 질서 지켜주세요 외칠 때 목소리가 떨리던 것도 인상적. 용기를 내서 나왔다는 말이지 

또 기억에 남는 장면은 퍼레이드 내내 조용히 시민들이 호응해 준 것과 (거리 쪽으로 창이 나있는 가게나 버스 안에서 손을 흔들어 주었음)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던 기독교인들이었는데 퀴퍼행렬이 자꾸 예수천국 불신지옥 따라 외쳐서 웃겼음
이쪽도 축제의 일부라고 느껴짐

그리고 안티 동성애를 외치던 기독교인 그룹도 계파가 나뉘는게 흥미로웠음
추레하고 공격적 느낌을 풍기는 사람들도 있었고 단정한 매무새로 예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바른 길로(?) 돌아오셔요 하며 손을 흔들어 주는 그룹도 있었음 

아무튼 축제 자체는 밝은 바이브가 있었다.
퍼레이드라는 양식을 누가 고안해낸 건진 몰라도 소수자들에게 매우 알맞은 리추얼이라는 생각을 함 
위의 글에서 언급한 과민반응도 결국 소수자라는 입지와 정서적 불안정성에서 파생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도시의 중심을 점거하고 존재감을 발산하는 의식이 워낙 상징적이라 퀴어들의 정서안정에 도움이 되는 그런 원리로구나 하는 생각을 행렬 따라가면서 함
 
 
 
  
 
 
 
 
 

 
 
 

 
 
 
 
 

 
 
 
 

 
 
 
 
 
 

 
 
 

 
 
 

 
 
 
 

 
 
 
 
 

 
 
 
 

 
 
 
 

개더웠고 부채의 존재가 넘 고마웠음 HIV도 정말 중요한 문제


 
https://digthehole.com/4912

 

에이즈말이여

일전에 기독교단체에서 만든 반反동성애 다큐 캡쳐를 봤음 남-남 성관계로 인해 에이즈 걸린 사람들 돌봐주는 목사겸 의사가 나오는 영상이었는데 에이즈로 비참하게 죽어가는 늙은 게이가 동

digthehole.com

 
 

 


 

자아실현의 좌절 / 외로움 / 종교 / 이데올로기 / 증오의 연결고리 등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다 


퀴어가 퀴어인데에도, 동성애를 반대(개인의 지향성에 반대라는 말을 쓰는 것도 이상한 일이지만)하는 교인들이 그렇게 된 데에도 결국 신경생리학적/환경적인 이유들이 다 관여하고 있을테니까..
서로의 인생여정을 촘촘히 살펴볼 기회가 드물다는 것이 문제

불관용도 관용해야 된다는 소리가 아니고 걍 개인을 혐오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 (물론 쉽지 않기 때문에 나도 연습 중임)

 
 

이분이 이렇게 되신데에도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아무튼 한시간여 정도 행렬을 따라다니다 부원면옥에 냉면 먹으러 감

 


 

남대문 진짜 개쩐다 작년에 홍자영 작가 작업실 구경왔다가 수면잠옷 세트 만원에 구입해서 겨우내 잘 입었는데
이번에 모달팬티 네장 만원에 구입
반팔 파자마들도 단돈 만원! 독거인님은 냉장고 바지를 사심 
 

 


 

독거생님 오천원짜리 다이소 가방 + 냉장고 바지 봉다리를 빙빙 돌리며 예약해둔 명품매장 들어가시는 모습이 멋있어서 찍음
 
 

 
 

이거봐 다 비슷하게 생기면 노잼이라고 
 
 

 
 
 
 

따옴 패션프루츠 존맛
너무 맛있어서 1인당 두 개씩 먹고 헤어짐 이런 일탈은 퀴퍼의 영향일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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