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도 ★★☆☆☆
때는 이천년도 중반
독순언니와 나, 빅토리아라는 교포 여자애가 놀이터 벤치에 앉아 막걸리를 나눠 마시고 있는데
어디선가 등장한 금테안경에 양복을 빼입은 할저씨와 만담꾼 같이 생긴 퉁퉁한 남자,
일본인 회사원 삼인조가 우리 앞에 눌러앉음
만담꾼은 북을 두들기며 여기 계시는 이 어르신은~ 으로 시작하는 양복할저씨와 자신에 대한 소개를 하였고
그동안 휴가 차 한국을 방문을 하였다는 일본인 회사원은 집에 가고 싶어 죽겠는 표정으로 무릎 꿇고 앉아 있었음
만담꾼의 소개가 끝나자 양복할저씨는 자기를 그냥 작은새라고 불러달라고 요청함
그래서 그는 작은새아저씨가 되었음
그런데 난 작은새아저씨가 정신이 좀 나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
왜냐하면 일전에 놀이터 미끄럼틀 위에 올라가 웅변을 하는것을 목격한적이 있었음
근데 마지막에 이연사 소리높여 외칩니다~! 하더니 자기소개를 무슨 중학교 몇학년 몇반 000 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걍 입을 꾹 쳐닫고 막걸리만 마셨음. 아저씨 상대는 독순언니에게 맡겨두었음.
이런 거 보면 내 친구들은 마음이 참 넓은 것 같음. 너무 넓은게 아닌가 싶을 때도 있는데 그러니까 나랑 놀아 주는거구나 싶기도해서..
암튼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언니도 아저씨가 미쳤다는 것을 깨달아 가는 것 같았음
대화는 서서히 망해갔고 작은새 아저씨의 심기도 뒤틀려가는것 같았음
우리가 자꾸 자기 말을 씹자 아저씨는 내 육십 평생에 니들같이 못생긴 여자애들은 처음봤다며 성질을 냈고
난 그 김에 일어나 건너 편으로 자리를 옮겼음
그곳엔 구남친이 대자로 뻗어 있었고 그 옆에 묘령의 여인이 다가와 보드카 크루저를 권하고 있었기 때문에 신경 쓰이기도 했고
그곳에 앉아 크루저를 얻어 마시며 상황을 관찰하는데 갑자기 작은새 아저씨가 일어서는가 싶더니
독순언니가 아저씨의 어깨를 두 손으로 밀쳐 쓰러트렸음. 그리고 주변의 아는 남자애들이 달려가 광분한 아저씨를 붙잡음
무슨일이냐고 물어보니 작은새 아저씨가 빅토리아 보고 담배를 끄라고 명령했다고 한다.
빅토리아는 담배를 꺼야할 이유도 없었지만 일단 한국말을 못 알아들음으로 아랑곳하지 않았는데
그러자 아저씨가 빅토리아의 얼굴에 막걸리를 뿌렸고 독순언니가 아저씨를 쓰러트렸고 아저씨는 광분하여 경찰에 전화를 하게 된 것
출동한 경찰을 앞에두고 작은새 아저씨는 자기 안경테 이거 얼마짜린줄 아냐고
벌써 이걸 몇개 째 해 먹었는데 저년 땜에 오늘 또 분질러 먹었다고 가만 안두겠다며 마구 화를 내는데 경찰이ㅎㅎㅎㅎ
선생님이 평소에 이러고 다니시니까 자꾸 안경이 분질러지는 거잖아요. 라고 함
넘 웃겼음. 암튼 아저씨는 언니 보고 너 오늘 내가 콩밥 먹게 한다며 경찰서로 가자고 주장함
경찰차를 타고 사라지는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다이내믹한 밤이로구나 하고 있는데 곧 독순언니가 돌아옴
서로 향하던 도중 작은새 아저씨가 갑자기 자기 안간다고 당장 내려달라고 해서 사건이 마무리 되었다고
 진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