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에바라 리에코의 책을 읽다보니 슬퍼졌다. 책을 덮었는데도 계속 울적하길래 일단 코부터 풀었다
개인적으로 슬플만한 일이라고는 1도 없는데 왜지 싶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일어나는 모든 일들엔 걍 조금씩 다 슬픈 부분이 있구나, 싶어져서 대충 납득함
며칠 전 장모군이 '나도 디폴트가 우울이라 우울속에 사니까 우울이 스트레스는 아닌데 ㅋㅋㅋ' 이라는 발언을 하였는데
그것이 정상적인 인간의 상태라고 느껴짐. 포인트는 징징대지 않는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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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안 쓴지 오래 되었다. 확실히 방문자가 늘어나면서부터 글이 좀 재미가 없어졌다.
최근 길다가 본 꽃나무 이름을 찾고자 검색을 하던 중 90년대 스타일로 꾸며진 개인 웹페이지에 흘러들어가게 되었다
관리자는 육십대로 추정되는 이민 1세대 아저씨였다.
대부분의 포스팅들은 집수리, 가드닝, 주기적으로 바뀌는 작은 아들의 여자친구들에 대한 평가, 한인교회의 문제점, 공산주의 사상의 도래에 대한 우려, 기르는 강아지의 상태 등에 관한 내용이었고
그 곳에 흔적을 남기는 사람은 그와 그의 친한 친구 한 명 뿐이었다.
그래서인지 평이한 소재를 다룸에도 불구하고 그의 글들엔 자유롭고 사적인 매력이 있었다.
큰 나라의 작은 사회 안에서 살고있는 사람 특유의 고독감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후식을 즐기는 듯한 자세로 며칠동안 그의 페이지를 관음하다 큰 아들이 죽은 날 업데이트된 일기를 읽고 그만 마음이 숙연해지고 말았다.
가장 최근 올라온 그의 포스팅 제목은 '오늘도 글 속에서 잊혀지지 않는 하루가 되겠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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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도염이 재발을 거듭하여 항생제를 두 주먹정도 먹었는데 염증보다 항생제 부작용으로 고생을 했다. 뭐를 먹기만 하면 위아래로 나오고 그나마 섭취가능했던 복숭아에서 아무 맛이 느껴지지 않길래 이번에야말로 코로나 당첨인가 싶었으나 설사는 항생제 부작용이었고 복숭아는 그냥 맛이 없었던 것으로.. 먹이로 주니 쥐들마저 거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