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이에요

고구마와 쥐

유 진 정 2021. 4. 23. 02:07

 

 

 

 

오늘 이렇게 생긴 고구마를 토막내어 구워먹었다.

일전에 남_현님이 답글로 알려주신 대로 45분 구웠더니 아주 보기좋게 익었다

 

접시에 차려놓고 시식 준비를 하는데

가로쥐가 쥐장밖으로 뛰쳐나와 오른쪽 허벅지 위에 자리잡더니 자신에게도 고구마를 나눠줄 것을 간절히 요청했다.

쥐들은 어지간해선 소리를 내지 않는 점이 뭔가 불쌍하고 귀엽다.

어릴때 쥐가 내는 소리를 찍찍이라고 배운 것은 잘못된 가르침이었다.

쥐가 찍찍거리는 순간은 상당한 고통을 느낄 때 뿐이다.

옛날 사람들에게 쥐는 주로 퇴치의 대상이었기 때문에 절체절명의 순간에 내는 비명이 의성어 디폴트가 되어버린듯. '아 쥐? 찍찍거리는 놈들이지' 이렇게..

 

아무튼 가로쥐는 소리없이 상반신을 격렬하게 휘저으며 배분을 요구했고

한조각 떼어주자 머리를 처박고 열심히 갉아먹었다. 한 조각 더 떼내어 장안의 세로쥐에게도 던져주었다.

이렇게 쥐와 먹을 것을 나누어 먹는 순간이 좋다. 쥐들은 말그대로 나의 식구食口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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