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가로쥐가 다시 한번 그로기 상태가 되었다. 병석에서 일어난지 8일 만의 일이다.
저번 병원 방문때 스트레스로 포르피린 마구 뿜던 게 기억나 이번엔 그나마 덜 먼 이앤박 동물병원으로 갔다.
고슴도치와 햄스터를 주로 보신다 하고 래트는 처음 진료하시는듯 했는데 뭐가 크게 다르냐니 얘들은 힘이 정말 세다고..
핸들링이 어느정도 되냐, 무냐 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그 말을 들으니 세로가 아닌 유순한 가로쥐가 아파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로쥐는 성질을 못이겨 졸도하거나 피를 볼 듯
이번엔 초음파를 찍었는데 지난번 병원에서 왜 오늘은 엑스레이만 찍자고 하고 돌려보냈는지,
왜 처치실로 데리고 들어가 촬영 과정을 보여주지 않은건지 이유를 알았다.
뒷덜미를 있는 힘껏 잡아당겨 보정하는데 (피부를 얇게 만들어야 촬영할 수 있으니까) 쥐가 퀴기기긱거리며 죽으려고 함. 나도 충격받아 덩달아 소리지름
인간이면 설명이라도 해주겠는데 작은 동물이 영문도 모른채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은 보기 꽤 힘들었다.
암튼 초음파 결과도 이상무
가스 좀 찬거 말고는 (이날 사료를 거부해 요거트만 먹임) 멀쩡하다는데 쥐는 다 죽어가고 있으니 환장할 노릇
선생님은 이렇게 된 이상 약제로 테스트를 해보자고 하셨고, 오렌지색 가루약 7일 치를 받아왔다.
물을 안마시면 주사기로 게토레이를 억지로 먹이고 사료 이외의 음식을 주지 말라는 처방도 해주셨다.
그리고 삼일 정도 먹여보고 차도가 없으면 다시 오고 나아도 연락을 달라고 하셨음. 본인도 경과가 궁금하니까..
약간 선생님이 만화에 나오는 괴짜 수의사 같은 느낌이고 재밌는 캐릭터였음
카카오 택시 잡으려고 와이파이 비번 알려달라고 하니 사진 찍어서 보여주시다 스왑을 잘못하시는 바람에 본의아니게 선생님의 다른 사진들을 보게 되어 버렸는데,
온통 살색이라 순간 헉 했지만 잘 보니 전부 고슴도치를 뒤집어 놓은 사진들이었다
가로쥐는 약 한 번 먹고 자고 일어나더니 좀 회복되었다가 삼일째가 되니 말짱해졌는데
저번에도 그랬으니 다시 늘어질 확률도 있다. 암튼 그만 아팠으면 좋겠다. 같이 사는게 골골대니까 사람이 상당히 심란해진다.
재밌는건 가로쥐가 연약해지자 세로쥐가 예뻐졌다.
털과 눈이 더 반짝거리고 성격마저 좋아져 애교있는 쥐가 되었음. 1인자가 되니 기세가 등등해진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