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추억이냐면 구남친 집이기 때문에
이사한지 한 달이 넘도록 창문에 흡착 후크로 이불 걸어놓고 바닥에는 캠핑 매트 깔고
노숙자처럼 살고있길래 어떻게 좀 해봐라 하니 (놀러가야 하니까) 가구 골라달라길래 골라 봄
사실 인테리어라고까지 할 만한 대단한 건 없는데 가성비를 추구하면서도 주거공간을 덜 흉하게 만든 예시라 기록해둠
그러고 보니 나 중학교 삼년 내 미화부장이었는데 요즘애들은 미화부장이 뭔지 알려나?
삭막한 교실을 덜 삭막하게 꾸미는 직책인데 특히 뒤편에 붙이는 우드락 보드 제작이 중요함
셀프 인테리어의 포인트는 톤을 맞추는 것
본인이 색채 감각이 있으면 두 세가지 정도 테마 컬러를 정해서 쓰면 되고
그렇지 않은 경우(대체로 그렇지 않음) 무난하게 채도 낮은 색으로 비슷한 거 골라 쓰면 됨
일단 이 집 거실은 한쪽 벽이 그레이지 색상의 대리석이었고
유광 흰색 티비 다이가 옵션으로 있어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음
그리고 창틀/몰딩/바닥재가 각각 색이 조금씩 다른 나무라 거슬렸는데
이런 것은 대충 스탠드 조명을 써서 공간을 어둡게 함으로써 버무릴 수 있음
고른 것들은
벽과 가장 비슷한 그레이지 색상 소파 + 이케아 오트밀 색 러그 ( 그레이지와 조화되는 거의 유일한 색상 )
+ 오트밀 바탕에 네이비 패턴 이케아 거위털 쿠션
소파는 좀 작고 다리가 달린게 미워서 실패라고 생각됨
세가지 골라 보냈는데 이게 젤 별로였지만 결제자가 사이즈 땜에 어쩔 수 없다고 선택
암막커튼도 오트밀. 시공업체에서 40인가 불렀는데 오늘의 집에서 주문해 직접 설치하니
보쉬 전동드릴 포함 반값에 해결. 레일 설치도 어렵지 않았기 때문에 diy할 만한듯
조명은 이케아의 홀뫼 장스탠드(무려 12000원이라는 혜자로운 가격)와 FADO 둥근 스탠드
저 홀뫼가 생각보다 아주 밝고 제 몫을 함. 모던이나 동양풍 죄다 어울릴 디자인이기도 하고
카본 난로는 모리타의 히트작. 국소적으로 따듯해지긴 하는데 전력을 적게 소비하고 작은 공간에선 쓸만함
왕심플한 대나무 커피테이블은 오늘의 집에서 구입. 바닥이랑 최대한 비슷한 톤으로 고름

귀여운 FADO 조명
 진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