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기원 전/후 처럼 나누자면 2017년 4월 이후와 이전으로 나눌 수 있다.
이게 모냐면 명상원을 처음 들어간 달이다.
명상원에 들어가면 규칙을 따라야 한다
살생하지 않을 것 (파리 모기 잡벌레 포함) 취하지 않을 것 거짓을 말하지 않을 것 등등 모 그런게 있는데
그 중 어떠한 성적인 행위도 하지 말 것 이라는 항목도 있다.
명상원의 차분한 환경 속에서 이런 컨디션들을 10일 동안 지키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놀랍게도 야밤에 기숙사를 넘나들며 서로의 육체를 갈구한 부부가 과거에 있었다고 한다.
아무튼 그런데, 이제 수행 막바지에 이르면 나가서도 이 실라(오계)를 지키며 살라는 청천벽력이 떨어진다.
(다행히 그 어떤 성적인 행위도 하지 말 것 -> 부도덕한 섹스를 하지 말 것 으로 조건이 완화된다.)
나에게는 어떤 것을 금지시키면서 납득이 가는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그 일을 저질러 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선생님을 찾아갔다. 부도덕한 성관계가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거냐고 물어봤다.
고정된 파트너 외의 사람과 관계를 가지는 것을 말한다. 라고 선생님은 답했다.
그래서 그게 어째서 부도덕한 것인지를 다시 물어봤다.
그 행위가 누군가의 고통을 초래하기 때문. 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납득이 되는 설명이었다. 그래서 다시 물어봤다.
그럼 고정된 파트너를 만들지 않는 Open relationship의 경우는 어떠냐고,
내가 첨부터 합의를 하고 세 명의 남성을 만나면서 나도 그들에게 다른 여성과 관계할 자유를 주는 것은
fair하고 배신감을 느낄 사람도 없으니 괜찮은 것이냐, 라는 질문을 했다.
선생님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 모르겠네 ' 라며 웃으셨다.
다만 한달 짜리 장기 수행 신청을 할땐 거기에 대해 물어보고,
파트너 1명 외의 사람과 관계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입소를 하지 못하게 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나는 선생님들이 모른다고 말할때가 참 좋았다. 아주 솔직해 보였다.
아무튼 답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스스로 생각을 해야 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