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운동가는 길 어떤 아주머니랑 엘베를 같이 탔는데
타니까 아주머니가 그거 강아지 가방이에요? 하고 내 짐백을 가르킴
그래서 아뇨 운동가방이오 라고 대답했고 그후의 대화 전개
무슨 운동 해요? / 그냥 헬스장 다녀요 / 헬스? 힘들잖아 / 깔작만 해요 / 아유 힘들어 힘들어~
뭐 어쩌라는 건가 싶어서 그때부터는 대답을 대충했는데 그랬더니 아주머니가
<아가씨 머리가 조막만해서 힘 하나도 못 쓰게 생겼어!>
쁘띠 저주를 하고 내리심. 칭찬인가 싶기도 하고.. 머리 작다는게 칭찬이라는 것도 기괴하긴 하지만
그러고 운동 끝나고 샤워를 하는데 나는 항상 비누 하나랑 샴푸만 들고 들어간단 말임
비누 그냥 그대로 몸에 문질러서 씻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톡톡 치더니 이거 써! 하고 자기가 쓰던 샤워타올을 내밈
이거 참 따듯한 마음인가 싶기는 한데 그래도 경계를 침범당하는 느낌이라 거절함
(이건 딴 말인데 샤워실 텅텅 비었는데 굳이 옆에 와서 샤워할 때도 킹받음 취약한 상태에선 거리를 유지하고 싶은 짐승적 본능인듯)
그니까 나는 근력운동을 하겠다, 비누 대강 문질러서 씻어도 충분하다, 라는 판단을 이미 내린 상태인 거잖음
그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이런저런 상황과 사고가 존재했던 것이고
근데 왜 남이 나서서 나의 신체와 관련된 결정에 권한을 행사하려고 드는 거냐고
그래도 두번째 경우는 걍 전체주의 사회에서 성장한 개인의 오지랖 정도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는데
첫번째 같은 대화는 그렇죠 너무 힘들어요~ 류의 징징거림을 이끌어내려는 불건전한 의도가 느껴질 때가 있어서 말 섞고 나면 좀 찝찝해지는게 있음.. 얼굴 보고 말 씹기를 더 체화시켜야 되겠어
공감은 유해하다. - 공감의 배신 by 폴 블룸
(전략)아무튼 그래서 공감의 문제는 대체 무엇인가.첫째, 공감은 힘이 셈 문제는 공정성과 이성처럼 중요한 가치보다도 훨씬 쎈 미친놈이라는 거임 대니얼 뱃슨이라는 학자의 실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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