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 여성

자유수영 별로 자유롭지 않아

유 진 정 2025. 7. 12. 16:41

 

물에 몸을 집어넣고 싶어지는 계절

옥상에서 태닝하다 동네 체육센터 자유수영 다녀왔는데
자유수영 별로 자유롭지 않음

일단 사람이 ㅈㄴ 많아서 30분 전에 도착해도 발권하는데 줄서서 기다려야 됨
그리고 레슨 마치고 나오는 사람 + 자유수영 하는 사람이 겹쳐서 샤워실 미어터짐
깨벗고 줄서서 샤워 차례 기다리는데 넘 아우슈비츠 같았음..

아니 그리고 아지매들 왤케 샤워 오래함
수영복 빠는 거까진 그렇다 치고 페이스 필링은 너무하자나 저 벌거벗고 지친 행렬이 보이지 않는가

이거 신기하다고 생각하는 점인데
평소에는 아저씨들보다 아주머니들이 남한테 피해를 안 주려고 노력하는 경향이 있는 거 같단 말임

근데 자기의 이익과 관련되는 순간 갑자기 철판깔고 이기적이 됨
받는 성과 주는 성의 차이인가 싶기도 하고 사회화의 유무인가 싶기도 하고 

그리고 그런 것도 있는 거 같음
같은 상황이면 아저씨들은 누군가 한 명 거 기다리는 사람도 많은데 빨리빨리 좀 합시다!!!  썽내는 사람이 꼭 있단 말임 
집단에 누끼치는 행동하면 바로 조짐들어가는 남초문화의 연장인듯 

근데 여자들은 엥간하면 가만 있더라고. 총대 메는거 ㅈㄴ 싫어함 
( 아주머니들은 그래도 좀 하는데 젊을수록 심해지는 경향. 그래서 여초에 있을 때 내가 저 썽내는 아저씨 역할을 자연스레 맡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슬슬 짱나기 시작해서 요새는 잘 안 함 )

총대 메기 싫어하고 미움받는 것에 예민한 이유는
성 자체로 미움받기 쉬움 https://digthehole.tistory.com/4445 + 신체적/사회적 약자에게 새겨진 두려움 때문인듯

그니까 빨리빨리 좀 합시다, 라는 명령을 장년의 남자 (=권력자로 여겨짐)가 내릴 때보다
젊은 여자 (=피지배적으로 여겨짐)가 내릴 때 반감을 사기 쉬운..
링크 글 답글에도 썼는데 존 버거가 쓴 way of seeing에 이 시선과 권력에 대한 내용들이 잘 정리되어 있음 

인간의 모든 짱나는 행동에는 다 그럴만해진 이유가 존재한다는 사실 생각해보면 넘 놀랍지 않음?

혐오를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난 정말 당황했음
왜냐면 혐오하고 싶으니까.. 갈데 없는 이 혐오를 그럼 어쩌란 말이오

아무튼 이런 생각하면서 주구장창 기다리고 있는데
한 할머니가 자기 비누칠 하는 동안 씻으라고 비켜주셔서 후닥닥 씻음 감사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