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식과 내장

유 진 정 2026. 1. 28. 23:22

며칠 전 산에 올라가는데 대단히 정성들여 쌓은 돌탑이 하나 나왔다. 
일행 분이 아무리 깡패같은 인간도 저거는 못 무너뜨리겠다 라는 말을 하셨는데 
그순간 떠오르는 기억이..  

스무살 때 친구와 춘천 여행을 갔는데 배타고 들어가는 절에 갔었고
그 근처에 사람들이 조약돌로 돌탑을 잔뜩 쌓아놨길래
야 저거 무너뜨리자 하고 발로차고 당수로 쳐서 돌탑 막 무너뜨린 다음 다시 배타고 나왔다. 

왜 그랬냐 하면 모른다. 그냥 파괴하고 싶었음 
소원을 빌며 돌탑을 쌓았다는 사실이 킹받았던 거 같기도 하고

아니면 내 안에 상놈 유전자 같은게 있는거 같기도 함 
막 조금이라도 점잔빼거나 디테일 따지는 모습 같은 걸 보면
아 그냥 하라고~~~~!!!!!!!!! 쳐답답하게 굴꺼야??!!!!? 이런 내적 외침이 있음..
심리검사 받았을 때도 유진씨는 아마 사람들이 답답할거라는 분석을 들었는데 정말로 그럼 

근데 이게 왜 상놈 유전자 같냐면
전에 알던 분 가족이 운영하시는 갤러리 알바를 한 적이 있는데 부유한 중노년 분들이 많이 오셨고
거기서 이제 돌아다니면서 와인 따라주고 하는 얘기들을 듣는데 넘 토가 쏠리는 거임

아니 말을 웨 저렇게 함??? 안되는 영어 왜 씀???? 왤케 작위적임??? 왤케 빙빙돌려서 말함???
왜 모든게 감춰져 있고 조심해야 됨??

뭔가 사회적 계급이 올라갈수록 감추고 절제해야 하는 그런게 있는 거 같은데 그게 너무 꼴뵈기 싫음
물론 내면 자체가 점잖아서 지랄 안 해도 품위가 뿜어져 나오는 경우는 멋있는데 그런 사람은 수가 적지

암튼 그러다 이제 막 깨진 소주병 나뒹구는 영등포 할렘가에 한동안 거주를 했는데
여기는 또 정반대로 사람들이 너무 내장까지 다 보여줌
목소리 자체가 일단 크고 아저씨들 맨날 싸우고 길에 오줌싸고
날것의 감정을 마구 드러내는데 문제는 그 감정들 대부분에 분노와 억울감이 점철되어 있음..

그래서 이 지점에서도 중도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음
너무 감춤 / 너무 드러냄 둘 다 별로임 전자는 클리앙 후자는 일베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