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attening Field

유 진 정 2026. 2. 27. 00:55

방치된 인스타 팔로워가 갑자기 늘었길래 뭐지하고 보니 다른 계정에 서울펑쓰 소개글이 실렸다 글로우업 매거진의 팔로워는 26만명이고 게시글은 9503개이다

서울펑쓰는 생명력이 있는 책이다
내가 엮긴 했지만 시기와 장소 사진 속 인물들에 의해 태어난 컨텐츠이기도 하다
책은 나의 사후에도 비주류 인간들에 의해 어딘가에서 반복적으로 발굴될 것이다
그 사실이 나의 에고에 약간의 위로감을 가져다 주고 그런 스스로의 유치함이 어이없다

아무튼 그김에 몇몇 개인 계정들 클릭해서 흐름을 쭉 보는데 티비없이 살다가 고속버스에서 틀어주는 예능프로그램 볼 때의 초현실적 감각을 느낌

2014-6년경 계정을 처음 만들고 올리는 것들은 예쁜 콩 강아지 바다풍경 등 그 사람의 눈으로 본 것들임
그러다 어느날 셀카가 조심스레 올라오고 이전에 올린 이미지들에 비해 많은 피드백이 생성됨
셀카가 더 많이 올라옴
누군가 찍어준 자신의 이미지가 등장하기 시작하고 그것이 점차 세련되고 자극적으로 가공되며 그쯤에는 좋아요가 수백개
아리아나 그란데 데뷔 초엔 사람같고 전성기땐 대중의 욕망을 구현해놓은 사물같은 느낌인데 그 진화과정이랑 비슷함

인스타그램이 일종의 장field이고 그 안에 작용하는 압력이 모든 걸 플랫하게 짜부시키는 느낌
존재는 상품으로 문장은 나를 설명하는 캡션으로


 
 
 
+
댓글이 포스팅 완성시켜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