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ierre albert birot - The War (1916)
(전략)
작년 퀴어 퍼레이드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음
땡볕 아래 신나게 걷고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구호가 슬그머니 바뀜
free free 팔레스타인! free free 팔레스타인!! 을 떼창하는 사람들이 나타났고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사회의 성소수자 취급에 대해 떠올려 보니 생각이 많아짐
한편으로는 언제부터 한국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이렇게 관심이 많았나?
작금의 이-팔 사태에 있어 단순히 약자라는 이유로 팔레스타인 편을 들겠다는 것은 너무 도덕적으로 심플한 것이 아닌가?
확고한 주장을 펼칠 수 있을 만큼 우리들이 객관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음
고딩 때 웹진에서 당시 대선 후보였던 노무현의 인터뷰를 읽은 적이 있음
시오니즘은 위험한 사상이다, 라는 대선 후보 치고 꽤나 직설적인 발언이 나오길래 시오니즘이 뭔가 하고 알아보다 이-팔 관계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음
그 후 시간을 거쳐 더 많은 정보를 습득한 뒤 내린 결론은
이 사태의 시발점은 기원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홀로코스트와 중동전쟁, 유럽 열강의 이해관계,
종교문제 마저 얽힌 대단히 복잡한 사안이라는 것임
게다가 양측의 권력자들이 3천 년짜리 역사 서사(서로에게 유리하게 해석한) 를 정치에 끌어다 쓰고 있는 상황이라
제3자의 개입없이 두 국가가 타협점을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 보임
2023년 이-팔 전쟁은 레이브 페스티벌에 참가한 이스라엘 젊은이들을 하마스가 기습적으로 도륙하며 시작되었고
막강한 화력을 가진 이스라엘은 이에 제노사이드로 화답함
국력의 차이가 크다 보니 현재는 쎈놈이 약한 놈을 일방적으로 줘 패고 있는 모양새가 되었기에
이스라엘에 비난의 화살이 향하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님
그러나 그 분노가 곧장 이스라엘 나쁜놈 팔레스타인 해방! 땅땅!
식의 선악의 판결문이 되는 순간 이야기는 지나치게 단순해짐
[ 온 바위와 나무가 '오 무슬림이여, 내 뒤에 유대인이 숨어 있으니 와서 그를 죽여라' 하고 외치기 전까지 심판의 날은 오지 않으리라 ]
하마스의 창립 강령에 포함된 문구임
그들의 목적은 말 그대로 최후의 한 명까지 모든 유대인을 말살하는 것이며
이스라엘이 무기를 내려놓는 즉시 하마스는 알라의 가호 아래 기쁘게 학살을 자행할 것임
게다가 어쨌든 국가로서의 구색을 갖추고 국제사회의 눈치를 조금이라도 보는 이스라엘과는 달리
근본주의 이슬람 사상으로 무장한 하마스는
자국의 민간인들마저도 거리낌 없이 고기방패로 사용하고 있음
사람이 죽어나가고 있는 전쟁을
강자=악, 약자=선이라는 고정된 소실점 하나만 두고 재단해버리는 것은 비윤리적임
pierre albert birot - The War (1916)
고전 회화가 당대의 대중에게 사유 없는 감각만을 제공해 편안함을 주었듯
[ 이스라엘은 악의 축, 팔레스타인 해방 ] 이라는 구호 역시 외치는 이들에게 도덕적 명쾌함과 심리적 편안함을 제공함
큐비즘의 본질은 단일 시점을 지양하고
대상이 가진 입체적이고 구조적인 본질을 사유하라, 는 철학적 요구였다고 함
퐁피두 한화가 이런 지점까지 고려해 큐레이션을 했는지는 나로써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준 전시였음
전문:
https://c-straw.com/posts/8420
퐁피두 한화에 대한 단상
5월 말 퐁피두 한화 프리뷰 전시를 보고 왔다. 아는 분의 아는 분이 초대권을 주셨다기에 개관 전에 가면 인파에 덜 치이겠군 하고 다녀옴 근데 사람은 많았음 도슨트 주변으로 거대한 인의 장
c-straw.com
 진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