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혹
적당히 붐비는 전철
누가 빨리 내리려나 후닥닥 스캔 뒤 핸드폰 안 보고 있는 중년여성 앞에 섰음
그런데 이 아줌마 매너가 별로인게 두 다리를 앞으로 쭉 뻗고 앉아있음
결국 아쥼니 두 발 사이에 오른발을 넣고 왼발은 바깥 쪽에 두고 서로의 발을 지그재그 형태로 교차한 채 어색하게 서있게 됨
승객은 점점 더 늘어났고 나는 한정된 공간에 갇혀 잘생긴 남자도 아니고 중년의 여성과 자꾸만 발을 부딪혀야 되는 이 상황에 점점 더 짜증이 나기 시작함
아니 무슨 나랑 기싸움하자는거야 꼭 저렇게 올백으로 머리 묶은 아주매미들은 성격이 이상하더라 까지 생각이 갔을 무렵 퉁명스런 말투로 발 좀 집어넣어주세요 라고 말했고 그 순간 세 가지 상황이 동시에 펼쳐졌는데
1. 옆에 앉은 안경낀 아저씨가 내 부인인데 다리가 불편하다고 사과함
2. 전철 손잡이가 출렁 하면서 그 삼각형 모서리로 내 미간을 꽝 때림
3. 듣고있던 E북에서 ‘ 떠오르는 모든 생각을 믿지 말아야 한다는 의지가 그때보다 굳건했던 적은 없습니다.. ’ 라는 문장이 흘러 나옴
ㅈㄴ 뭔 계시인줄;
그와중 아주머니가 불편한 다리를 움직여 어떻게든 공간을 확보하려 애쓰시길래 으아이고아니에요를 외치고 게처럼 옆으로 이동. 내리고 보니 때려맞은 미간에 멍들고 혹남
근데 발 집어넣어달라고 안 했으면 영원히 이상한 아줌마라는 나의 생각을 믿어버렸을 거니까 물어보긴 잘 한 거 같음
글고 약간 이런 상황에서 기싸움하는 거 같다 -> 빡치네 로 사고가 흘러가는 경우가 자주 있는 거 같은데 걍 내가 맨날 세상이랑 기싸움하고 있어서 하는 투사인듯

- 카페 타셋. TACET

일요일 담마하우스 하루코스를 마치고 신용산으로 이동
도반 분이 인스타에서 카페 가오픈 초대를 해주심 상호는 TACET(타셋)
카페의 성격이 충격적인데 핸드폰 못 쓰고 시끄럽게 말도 못하고 조용히 드립 커피마시고 가야 된다고 함
그니까 일종의 디지털 디톡스 공간임
어쩌다 이런 발상을 하신 거냐 물으니 카페 옆이 클래식음악 연습실이고 원래 이 연습실을 확장하려고 공사를 하시다 10일코스 다녀오신 뒤 컨셉을 바꾸셨다고
상호인 타셋은 악보나 관현악 곡에서 특정 악기가 해당 부분 동안 연주를 멈추고 쉬라는 뜻이라는데 음악과 띵상의 접점같은 네이밍
가오픈날은 클래식이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한 곡이 끝날 때마다 중간에 침묵의 순간이 있었고
그 때마다 상당히 주변이 의식되던데 그래서 일부러 100초씩 뮤트를 넣으신 거라고 함
타셋이라는 상호명이 이래저래 적절하다고 느낀게
박작박작한 용리단길 올라오다가 딱 이건물 쪽으로 꺾으면 갑자기 조용해짐
상수동 살 때 극동방송국 기준으로 몇 발자국만 더 가면 소돔과 고모라 홍대 분위기 싹 사라지고 조용해지던거 생각났음

인간이 고자극 환경 속 마비된 채 살아가다보면 알아차림의 순간을 오히려 어색하게 느끼게 되는 거 같음
돌아가신 외할머니 집에 들어오기만 하면 티비부터 켜시길래 왜 그러냐고 여쭤보니 그냥, 조용하면 안 좋은 생각이 나니까.. 라고 하시던 것도 생각나고..
- 침묵을 견디는 능력

스피커 좋음 방석 편함

오픈이 끝나고 7시부터 8시까지는 단체명상을 했다
앞으로도 영업 후 7시에는 단체명상을 하실 거라고 하고 조건은 10일 코스를 1번 이상 마친 고엔카 전통의 담마센터 구수련생. 따로 신청절차는 없고 걍 오시면 된다고 함
근데 신생공간인 만큼 운영시간과 방침이 유동적일 수 있으니 멀리서 명상하러 오는 경우 문의를 한번 해보고 오는것도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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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간판이 아직 없고 진입로가 약간 트릭키하니 지도 찍고 찾아와야 된다
여기여? 싶은 거기가 맞음

방음력이 놀라운 옆의 연습실. 성악가 네 분 계셨다는데 조용


바로 옆의 천주교 성지 들렀다가

아우어라는 빵집에서 초코더스트? 뭐 그런 이름 빵 뿌시고 전쟁기념관 야경 보고 집에갔다

오늘의 책 from z
 진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