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일기예요 2022. 7. 8. 00:46

운동 다녀오는 길에 보이는 풍경은 항상 똑같다. 그런데 오늘 낯선 형태가 눈에 들어왔다.

청바지를 입은 사람의 하반신이었다. 엉덩이와 다리만 보였는데 순간적으로 시체인가 하는 생각부터 먼저 들었다.

좀 더 다가가 살펴보니 뿔테 안경을 쓴 젊은 남자였다. 전화기가 근처에 팽개쳐져 있는걸로 봐서 과음을 한 듯 싶었다.
왜 만취해 쓰러진 사람들은 꼭 전화기를 근처에 집어 던져놓는 걸까? 다잉 메세지 같은 건가?

숨은 쉬는 건가 신고를 해야되나 생각하며 남자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고 있었더니 뒤쪽에서 크로캅 닮은 아저씨가 나타나 신고했어요~ 하길래 집으로 왔다. 아무튼 이 동네로 이사오고 나서는 처음 보는 장면이었다.

몇년 전 여의도 스크린 골프장에서 알바를 한 적이 있다.
증권회사가 밀집한 구역이었고 밤 10시쯤 퇴근하여 자전거를 타고 가는 길엔 감색 수트를 입은 회사원들이 여기저기 쓰러져 있었다.

초고층 빌딩 숲 사이 블럭마다 한명씩 드러누워 있는 모습이 퍼포먼스 예술 같다고 생각했다. 어떤 종류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 같아서 기억에 남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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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ㅇㅇ 2022.07.08 13:24 Modify/Delete Reply

    증권회사가 밀집한 구역이었고 밤 10시쯤 퇴근하여 자전거를 타고 가는 길 감색 수트를 입은 회사원들이 여기저기 쓰러져 있었다. 초고층 빌딩 숲 사이 블럭마다 한명씩 드러누워 있는 모습이 퍼포먼스 예술 같다고 생각했다
    -> 머리속에 그림이 파바바박 연상되네여.. 언니는 진짜 글을 맛깔나고 재밌게 잘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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