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여성이에요

아줌마는 왜

유 진 정 2023. 5. 11. 01:20

며칠전 전철 에스컬레이터의 점검이 있었다.
하행은 진입을 막아놨고 상행 쪽으로만 걸어서 올라갈 수 있었기 때문에 에스칼레이터의 우편은 올라가는 사람들이, 좌편은 내려가는 사람들이 이용했다. 반대방향으로 가는 사람들끼리 서로 근접하게 된 것이었다.

내 앞엔 60대로 추정되는 두 중년여성이 이야기를 하며 올라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 분이 바로 옆으로 내려오는 아가씨를 가르키며
어머! 얘! 살이 많이 쪘다~ 하고 아는 척을 했다. 태도로 보아 오랜만에 만난 지인 같았고 매우 반가워하는 눈치였다.

그런데 그것은 아주머니의 착각이었던 것 같다.
아가씨는 아줌마를 평생 처음 보는 사람처럼 대했던 것이다.
누구..? 모르는데?? 라고 말하며 아가씨는 가던 길을 갔다. 당연히 표정은 좋지 않았다.

사람으로 바글바글한 에스컬레이터에서 졸지에 과체중이라는 평가를 받은 아가씨 입장에선 봉변을 당한 느낌이었을 것이다. (심지어 별로 뚱뚱한 편도 아님)

반면 아줌마에겐 전혀 악의가 없어 보였기 때문에 흥미로운 상황이라고 느꼈다.

가끔 이런 식으로 중년 여성의 반사회적 면모를 보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기분이 이상하다.
약간 공포감이 들기도 하는데 도대체 무슨 생각이 저 사람의 머릿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지 짐작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선 차라리 아저씨들이 대하기 쉽다고 느낀다. (성적 접근이라는 피로요소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이 쪽도 반사회적일 때는 있는데 그 양상이 좀 다름.  본인의 이득이나 화풀이 등 행위에 뚜렷한 목적이 있고 더 노골적이라 속내 파악이 쉽다고..  근데 아줌니들의 이상한 짓은 미묘하단 말이야

최근 동네 작은 도서관들을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이 주제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됐는데
작은 도서관 봉사자? 직원? 아무튼 일하시는 분들이 대체로 나이가 좀 있는 중년 여성들이기 때문이다.

처음 간 곳에서 시스템 오류로 대출이 잘 안되었는데,
그걸 해결하는 과정에서 직원 분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 듯 했고 꽤 오랜 기다림 끝에 그럼 오늘은 안되는 건가요? 라고 물어보니 아 기다려봐!! 라고 반말로 신경질을 버럭 냈다.
나는 깜짝 놀랐는데 화 때문이 아니고 화내는 포인트와 상황이 너무 뜬금없어서였음

근데 여기만 그런게 아니고 다른 곳들도 아줌니들이 뭔가 다 조금만 잘못 건드리면 폭발할 것 같은 느낌을 풍긴달까 뭔가뭔가 히스테릭함
과하게 친절하거나(그러나 아무것도 해결안됨) 과하게 무례하거나 둘 중 하나임. 전반적으로 태도가 불안정하다고 느낌

비슷한 상황의 반복 이후 챗 GPT에게 로컬 도서관에서 근무/자원봉사하는 중년여성들은 왜 문제 해결력이 부족하고 지나치게 감정적인가? 라고 물어봤더니 GPT새끼가 나한테 성차별적 발언 하지 말라고 훈계함. AI한테마저 훈계듣는 내 인생..
아무튼 이건 걍 답답해서 물어봤고 이유를 오늘 독순언니랑 통화 중에 정리해봄

근데 여기까지 썼더니 졸려서 나머지는 담에 쓰겠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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