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엔 한국소설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습니다
당시 집에 있는 한국 소설들이란 주로 아리랑 태백산맥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류의 역사소설
아니면 난쏘공 토지 등의 근대문학들이였는데 거기서 풍겨나오는 진지하고 우울하고 꿉꿉한 삶의 냄새란 90년대를 살아가는 초딩이 감당하기엔 힘든 것이였지요
그러던 와중 엄마가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빌려온 상실의 시대는 어찌나 술술 잘 읽히던지(게다가 야한장면까지있음)
하루키는 훗날 수필집을 냄비 받침으로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읽지 않게 되었으나 아무튼 저에게 'Lightheartedness' 'care free'의 미덕을 가르쳐 주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무언가 거슬리는 점은 남아있었는데요 그것은 아마 소설 전반에 흐르는 그 '후까시'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쁘고 골빈 여자가 이쁜 척하는건 괜찮아도 지적인척 하면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하고 싶은 그런 기분 있자나요
친구를 통해 접하게 된 팀엔에릭어썸쑈는 그런 의미에서 제게 너무나 퓨어한 즐거움을 안겨 주었습니다.
가볍고 더럽고 창의적이고 기괴하고 개폼을 잡지 않으며 의도나 주제따위 존재하지 않고 웃김
어덜트스윔은 심야의 스토너들을 겨냥한 듯한 이런 류의 쇼를 참 잘만드는것 같아요
전쟁에서 개털려 본적이 별로 없는 나라라 이런 정신나간 채널이 존재할 수 있는 걸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