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 여성

표적에서 벗어나기

유 진 정 2015. 6. 25. 12:40

동거인2가 목포 여대생 살인사건편 그알을 보여줌

수사관들이 지인대상으로 수사를 할때 범인이 원한관계에 있는 사람은 아닐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음
왜냐하면 여자가 통화하면서 울었다고 하길래.. 내가 이십대 초반에 유사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단말임

그날 남친이랑 싸우고 뛰쳐나와 밤거리를 걷고 있었음. 화가나서 씩씩거리다 걷다보니 더 빡치길래 쫌 울었음 난 원래 빡치면 움
암튼 잠깐 울다 눈물을 닦고 터덜터덜 걷고 있는데 뒤에서 누가 어깨를 잡더라고 

술냄새를 팍팍 풍기는 젊은 남자였음
다짜고짜 오늘 저랑 같이 가지 않으시겠냐길래 짜증이 뽝 나서 아 됐어요!!!! 하고 다시 걸음

좀 걷다보니 왼쪽에 어둡고 좁은 골목이 있는 길이 나왔음
그리고 거기서 갑자기 뭐가 팡 튀어나오더니 허리를 잡고 끌고 들어감

그 남자였지 

난 내가 그런상황에 처하면 되게 의연하게 대처할수 있을 줄 알았음
근데 의연은 개뿔 어떻게 도망쳤는지 기억도 잘 안남
막 우워어소리지르면서 몸싸움하다가 남자가 자빠지는 바람에 빠져나왔다는 것만 기억남

너무 놀랐고
대로변으로 달아나자마자 남친한테 전화 걸어서 내가 이런 일을 겪었다고 으왕왕왕 하니까
남친이 튀어나왔고 또 어떻게 도망친 그 남자를 찾았네
그래서 그 남자는 두들겨 맞고 남친 핸드폰이 빠개지고 그렇게 사건이 마무리 되었다.
남자가 만취한 상태가 아니였다면 난 강간을 당했겠지 
 

그래서 생각을 해봤음. 왜 내가 표적이 되었을까?
가출했을 때 아저씨들이 찝적댄 적은 있었지만 어쨌든 싫어욧 하면 사라져 갔고 이렇게까지 본격적인 성범죄에 노출된적은 처음이였단 말임

근데 그날은 내가 울었고 슬퍼서 터벅터벅 걸었음
성욕 만땅인 남성의 심리는 굶주린 포식자의 욕구와 유사하다고 함
사냥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하여 가장 취약해보이는 개체를 공략하는 것
실제로 강간범들이 희생자 걸음걸이를 그렇게 본다고


이 이야기를 하면 가끔 분노하는 여성들이 있는데  
왜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이 말을 하냐는 것이다. 그러면 나는 매우 깝깝해진다

여자는 그럼 슬플 때 혼자 터벅터벅걸어다닐 권리도 없냐고?
아 권리야 있겄지 근데 권리고 나부랭이고 인적없는 밤길 그러고 돌아다니면 먹잇감이 될 확률이 높아지는게 현실이라는 거임 

남성의 성욕에는 무시무시한 구석이 있다. 
일례로 내가 색계라는 영화를 각각 다른 남성들과 세 차례에 걸쳐 보았는데 그들은 인종도 국적도 나이도 모두 달랐으나 영화를 보고난 직후 모두 정확하게 같은 행동을 시도함
너무 똑같으니깐 뭔 로보트들을 보고 있는 것 같아서 웃기면서도 좀 섬뜩했음    

거짓말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이 상대방의 거짓말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처럼
내가 해끼칠 맘이 없으니 상대방도 나에게 해를 끼치지 않겠지 이런 것이 매우 위험한 생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