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

빙 얼론

유 진 정 2016. 6. 6. 01:49

에티오피아 식당에 가고 싶었다. 

갈사람을 하나 구했는데 그쪽에서 여러명이 가면 여러가지를 시킬수 있지 않겠냐고 하길래 같이 갈만한 사람들 번호를 찾아보았다. 

총 5명 중 2명은 해외출타 중이였고 2명은 일하고 있었으며 1명에게는 까임. 새삼 내 인간관계의 협소함을 깨달았다ㅎㅎ


예전에 돌연변이 연구소에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혼자서는 행복해질 수 없다라는 주제의 글을 읽은적이 있다. 

등장한 예시가 무슨 심리학자였나 학회에 갔다가 너무나 멋진 풍경을 목격하고 자기도 모르게 옆에다 대고 정말 멋지지 않아? 하고 물어봤는데 옆에는 아무도 없었고 심리학자는 독신이였는데 그때 깨달음을 얻어 인간이 왜 혼자서는 행복해질수없나를 주제로 책을 썼던가 암튼 그런 이야기였는데 그 글을 읽고 나는 약간 충격을 받았다. 


왜냐하면 그 반대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 기억창고 속 가장 강렬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들은 모두 내가 완벽히 홀로 있을때 목격한 풍경들이다. 

그 순간 옆에 누군가가 있었더라면 풍경이 그토록 생생하게 저장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동행과 함께일때 목격한 풍경들 역시 경이로왔지만 뭐랄까 몰입도가 다름. 

옆에 말을 하는 존재가 있으면 우주의 먼지같은 존재가 되어 풍경속에 녹아드는 그 벅찬 감동을 느끼기가 힘들단 말이야

그래서 어쩌면 저 심리학자가 감동을 받은건 애초에 그 장소에 혼자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근데 또 이건 사실 행복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냐에 따라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예를들어 저 아름다움을 생생히 느낌이라는 감각과 행복이라는 감정은 다른것일수도 있기 때문에 


경이로운 풍경안에 몸을 맡기면 일종의 오르가즘 같은게 있다. 걍 팍 죽어버리고 싶은 기분인데 좋음.

그리고 날씨 좋은날 안전한 남자랑 맛있는거 처묵처묵 하고있을때 느껴지는 편안하고 즐거운 기분도 있다. 

쓰다보니 행복감이라는것은 후자의 상황에 더 들어맞는 단어인것 같군.. 

감각의 추구와 행복 중 어떤것을 우위에 놓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달라지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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