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팅때는 명상과 생존을 위해 필요한 행위를 제외한
모든 활동이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었는데
봉사자로 갔을때는 적용규칙이 좀 달라서 밤에 책도 읽고
자유시간엔 허가 하에 사진을 좀 찍을 수 있었다.
(사실 허락받기 전에 이미 몇 장 찍었다)
센터 시설은 매우 미니멀한데 디자인이 미니멀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본질에 충실하다는 의미에서 그러하다.
필요가 없는 것들은 존재하지 않는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다.
여자 숙소의 전기가 나가자 누군가 물통과 손전등을 이용해 욕실조명을 만들어놓았다.
자유시간엔 곤충을 자주 구경했다.
첫날엔 짝짓기 중인 말벌 한쌍을 보았다.
어디선가 날아와 툭 떨어지더니 내 앞에서 굴러다니기 시작했는데
암컷은 행위가 끝나자마자 잽싸게 떠났고 수컷은 세안을 하더니 반대방향으로 날아갔다.
일전에 왔을때 고목에 들끓던 하얀 벌레들은 사라지고 없었고
대신 거미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사진은 잠자리를 해치운 거미가
새 먹이인 살아있는 집게벌레를 실로 칭칭 감싸고 있는 모습이다.
DAY 1 의 은행나무
DAY 11 의 은행나무
DAY 0 의 산
DAY 11 의 산
마지막 날 여사님(75)
나도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매일 새벽4시에 일어나신다길래 그냥 나의 길을 가야지 하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전주로 향하는 버스는 산길을 돌아가기 때문에 풍경이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