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세계

계를 자신에게 적용해야지

유 진 정 2024. 7. 23. 00:17

명상원의 10일코스 마지막 날은 묵언이 해지되는 날이다
그래서 그 날은 수다의 장이 펼쳐짐
그리고 그때마다 반복해서 목격하는 장면이 있는데 뭐냐면

젊은 사람 하나 붙잡고 나이 많은 사람이 일장연설을 펼치는 장면임
정말 놀라울 정도로 상대에게 발언의 기회를 주지않고 자기 혼자만 말함

문제는 말의 내용이 노잼이고 자기과시적인 경우가 많다는 것임
양질의 컨텐츠를 나누실 만한 분들은 애초에 커뮤니케이션을 이렇게까지 일방적으로 하지 않는듯 

이걸 몇 번 겪고 나는 같은 상황이 시작되면 말없이 일어나서 가 버림
중년의 뇌절을 참고 들어줄 만한 자비가 스스로에게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그래서 들어주는 분들을 보고 그거 어떻게 듣고 있냐고 물어본 적이 몇 번 있음
좀 들어드리고 싶더라고요 라는 자비 넘치는 대답이 돌아온 적도 있고 도움이 된다는 대답도 있었음 (솔직히 구라라고 생각함)

아무튼 반복적으로 보이는 장면이고 무의미한 이야기가 유해한 수준까지 갈 때도 있길래
이걸 들어주고 있는게 맞나,  받아주면 또 저럴텐데 그럼 이건 상대로 하여금 구업을 짓도록 방조하는 행위가 아닌가,
그리고 저런 에고트립에 맞장구까지 쳐주는 것은 일종의 거짓말인데 그것은 오계를 어기는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같은 상황을 목격할 때마다 고통이 시작됨


그래서 텍사스 단톡방에 (캘리포니아 연구회 접고 다시 만듬) 여기에 대해 열변을 토했더니 한 분이

' 그런 기준은 자기에게 적용하면 되는 거지 남한테 갖다 댈 필요가 없는 거 같다 '

라는 말을 함
ㄹㅇ죽비로 정수리 쳐맞는 충격이었고 넘나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음


 

 



근데 이렇게 따지면 대부분의 주장이라는게 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기도 해서 이 습관을 떠나보낼 생각은 아직 없고
다만 답답할 때 마다 이 말을 떠올리면 좀 숨통이 트여서 감사하게 생각하는 발언 

그리고 계를 스스로에게 적용할 때도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됨
수치심과 죄책감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가면 인간이 이상해지기 때문에 self-compassion의 태도를 잊지 말 것
note to se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