걍 이런저런 기록
발목부상으로 일주일 쉬다 복귀.. 했는데
관장님이 바닥에 누워보라고 한다. 누웠더니 저기서 뭔 늙은 호박같이 생긴 가죽공을 들고 오시길래 시껍해서
' 지금 그걸로 저를 내리치시게요??????????? ' 하니까 ' 그럼요.' 라는 대답이..
발목도 나갔는데 내장까지 파열되면 어떡하지 안 하면 안되냐니까 복근단련에 효과적이라길래 예 하고 해봤는데 개무서워
스무번씩 세 세트 호박으로 복부를 꽝꽝
마지막에 원투로 때릴 땐 약간 토나오던데 그래서 원투가 무서운 거라고 함. 바로 다음에 들어오는 걸 아는데도 어쩔 수가 없으니까.. 때리는 입장에선 제대로 들어가면 기분 좋을 거 같음
암튼 끝내고 나니까 아주 번뇌가 싹 사라지고 정신이 명료해지는게 썩 괜찮은 느낌. 가끔 맞아줘야 되나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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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장에 중학생들이 많은데 얘네는 다 듀오로 다님
어쩌다 한 명이 안 오면 그렇게 쓸쓸해보일 수가 없음. 치어들 보는 거 같기도 하고.. 이렇게 서로를 보호하며 뭉쳐다니다가 어른이 되면 혼자 다니는게 뭔가 귀여운 거 같음. 눈에 띄는 듀오들은
1 이란성 쌍둥이로 추정되는 소년 듀오. 얼굴은 똑닮았는데 한명은 멸치고 한명은 통통함. 통통한 쪽이 운동신경이 좋음. 그리고 머리를 허리까지 길러서 첨엔 소녀인줄 알았는데 남자 화장실에서 나오더라고.. 머리 기르는 이유가 엄청나게 궁금함. 얘네들 아버지도 가끔 오셔서 같이 운동함
2 건방진 소녀 듀오. 그 또래 여자애들 특유의 sassy함이 맘에 듬. 전화통화를 탈의실에서 자주 하고 틴트를 엄청 공들여 바름. 맨날 무슨 중 애들 밟아야된다 그런 얘기 하던데 일진인가 봄. 일진답게 사회성이 좋고 싹싹함. 전에 샤워실에서 옷 다 벗고 아 수건 안 가져왔다 대밋 하고 있으니까 어머! 저희가 가져다 드릴께욥! 하고 수건 갖다줌
3. 빡빡이와 단발 듀오. 서로에게 욕을 많이 함
스피닝 싸이클 탈려고 하는데 단발이 그 앞에서 붕대 감고 있길래 저 이것 좀 쓸게요 하니까 빡빡이가 아무 말 없이 단발을 진짜 물건처럼 옆으로 팍 패대기 침. 단발도 아무 저항없이 그냥 패대기쳐진 상태로 붕대 감음. 강아지들 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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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링 구경함. 프로로 보이는 둘이 붙었는데 그 뭐야 각잡고 하는 풀스파링이라고 하나 암튼 그거였고 굉장했음
남자들 운동 멈추고 링 삥 둘러서 구경하는데 나까지 심장이 두근거림 막 돈 걸어야 될 거 같고..
근데 예전에 복싱했을 때는 이런게 좋아서 시작했던 거 같은데 지금은 살짝 불쾌하게 느껴지기도 하는게 명상부작용인가? 그래서 보다가 걍 집에 갔음
ㅠㅠ 그래도 눈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