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가슴을 파고드는 노스텔직

유 진 정 2025. 10. 18. 18:45

향수(鄕愁)  

                       -정지용



넓은 들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게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든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러치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안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어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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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계절 맨발인 아내 '

ㅠㅠ
난 아내도 없는데 아내가 뭔지 알거같음
설렘은 없지만 어딘가 짠하고 그리운

 

https://www.youtube.com/watch?v=2Iio8QmZY8A

 

비슷한 느낌의 곡인데 아무래도 백인스러움 사적인 느낌이 적고 웅장해져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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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밖에.

 

 

 

 

별똥


별똥 떨어진 곳
마음에 두었다
다음날 가보려
벼르다 벼르다
이젠 다 자랐소.

 

 

 

 

유리창1


유리(琉璃)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열없이 붙어 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다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려와 부딪히고,
물 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흔 폐혈관(肺血管)이 찢어진 채로
아아, 늬는 산(山)ㅅ새처럼 날아갔구나!

 

 

 

 

옛날 사람들 검색하면 이렇게 사진 딱 하나만 나오는 것도 너무 멋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