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놓은걸 봤는데
첨엔 걍 양조위 누드 흐흐흐 하며 클릭했다가
보다보니 숙연해져서 정좌하고 감상함 다 보고 나니 사는게 뭔가 싶음
일단 정말 잘 만든 베드신임
첫번째 베드신에서는 탕웨이가 방어적임 구라치고 있는 입장이기도 하고 얼마전까지 처녀였으니까
반대로 양조위는 거의 돔 수준의 지배적인 면모를 보임
사람을 너무 많이 죽인 사람이라 인간을 못 믿으니까 통제와 관찰로 불안을 잠재우는 수 밖에 없음
껴안아서 자기 표정 가리려는 탕웨이 계속 침대에 다시 눕혀서 얼굴 들여다보고 나중엔 목잡고 섹스함
그러다 점점 신뢰가 생겨서 막판에는 여성 상위도 나오고
아무튼 둘의 심리를 말 한 마디 없이 되게 직관적으로 잘 묘사함 역시 훌륭한 감독
아무튼 그런데 보고나니까 기분이 이상해짐 전쟁이 배경인 영화의 베드신은 특히 그런듯
도처에 깔린 죽음을 극복하고자 애쓰는 몸부림이 감동과 동시에 비애감을 불러일으킨다고
몇년 전 홍기하랑 어디 놀러갔다가 유사한 심상을 느낀 적이 있는데
그때 썸타는 중이었고 집에 돌아간 뒤 데이트가 내정되어 있어 아주 신난 상태였음
그런 나를 보고 기하씨가 역시 남자가 있어야 인간이 활기가 생긴다는 말을 했고 맞지맞지 하고 맞장구를 하는데 그 순간 머리 속에
왜 신나나? -> 성적 기대감 때문에 -> 성적 기대감의 원인은 무엇인가? -> 유전자를 영속시켜 소멸을 피하고 싶은 본능 -> 불멸하고 싶은가? -> 아니 -> 그렇다면 신남의 이유가 무엇인가?
이 일련의 사고가 촤라락 펼쳐지면서 갑자기 기분이 이상해짐
인간이 울면서 태어나는게 되게 상징적이라고 느껴지는데
울면서 태어나 웃으면서 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삶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을 베드신 보고 잠깐 해봤음


 진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