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원 다녀왔다. 3일코스 봉사
매니저 하라 하시길래 했고, 봉사자는 저녁을 주지만 짧은 코스니 오후불식 하기로 했다.
6시 반에 한끼, 11시에 한끼 이렇게 먹으면 18-19시간 공복을 유지하게 된다. 요즘 별 일 없으면 두끼 먹고 있어서 할만했다.
굶고 있자니 첫코스때 아침에 나오는 잼 바른 토스트 소매 속에 숨겨 들여와 밤에 몰래 먹던 기억이 나서 그래도 발전이 조금은 있군 싶었다.
허기를 참을 수 있다는 건 편한 일이다.
전에 도반들과 식당 갔을 때 일 끝나서 고정수익도 사라졌다는 말을 하니 Y님이 오늘 밥 먹지 마세요, 라길래 빵 터진 기억이 있는데 그 뒤의 설명이 기억에 남는다.
요즘 헤르만 헤세 싯다르타를 읽고 있는데, 거기서 싯다르타가 일을 구하러 가자 고용주가 당신은 뭘 할 줄 아쇼, 묻고
싯다르타가 저는 허기를 참을 수 있습니다. 라는 답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사람이 허기만 잘 참아도 업보를 덜 지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고프면 광포해지는 타잎들의 반대라고 해야되나

you can be you even you are hungry - meditation
아무튼 그랬고, 명상원 나와서는 이런저런 것들을 포식했다.
임신하신 학생 분이 과자를 주셔서 카풀한 분들과 나눠먹고 휴게소 들러 운전자 분이 쏘신 밤과 타꼬야끼 등을 먹고
서울 와서 만난 도반 분이 샌드위치 사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또 먹음
여기까진 좋았는데
돌아왔으니 일탈 좀 해볼까~ 하고 자기 전 만두를 구워 먹고 아침에 또 구워 먹었더니 급체라는 과보가 찾아옴
토를 몇 번 하고 누우면 또 토나오길래 무중력 의자에 앉아 명상하고 책 읽음
이렇게 본의 아니게 하루를 또 굶는다
평소 좋게 말하면 활기차고 나쁘게 말하면 들떠있는 편이라 생각하는데
배가 텅텅 비니 인간이 좀 차분해지고 괜찮네.. 아무튼 오늘의 교훈은 과욕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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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마스와미: "당신은 얼마나 오래 고행자였습니까?"
싯다르타: "삼 년 동안이었습니다. 상인님."
카마스와미: "그럼 지금 당신은 무엇을 하려고 합니까?"
싯다르타: "배우고 싶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일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카마스와미: "하지만 당신은 무엇을 할 줄 아시오? 배운 것이 무엇이오?"
싯다르타: "저는 생각할 줄 압니다. 기다릴 줄 압니다. 그리고 단식할 줄 압니다."
카마스와미: "그게 전부입니까? 그것들은 쓸모가 없지 않습니까?"
싯다르타: "제가 생각하건대, 그것들은 쓸모 있는 것들입니다. 고행자 시절에 저는 그것들을 배웠습니다.
만일 내가 단식할 줄 안다면, 가난한 환경에서 음식을 찾기 위해 서두르지 않을 것입니다.
만일 내가 기다릴 줄 안다면, 어떤 것도 성급하게 이루어지지 않도록 할 것이며, 나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 자신을 팔아넘기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생각할 줄 안다면, 순간의 기분과 충동에 휩쓸리지 않고 모든 것을 정확하게 판단할 것입니다.
 진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