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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긋나긋한 계절은 밤마저도 포근하다

유 진 정 2026. 4. 16. 23:11

하지만 감기에 걸렸기 때문에 침대 주위로 휴지 텀블러 타이레놀 얼음주머니 그리고 책들을 흩어둔 뒤 와병한다 
이 일종의 진 안에 들어가 있으니 보호를 받는 느낌이다 

세스프라이스 개새끼를 다 읽었고 람다스의 바가바드 기타를 읽는다
세스 프라이스가 쓴 세스 프라이스 개새끼는 이상한 책인데 소설을 표방하지만 기승전결이 없고 이름이 한 번인가 언급되는 주인공 여자의 머릿 속(정확히는 세스 프라이스의 머릿 속)에서 펼쳐지는 생각들을 무려 백페이지에 걸쳐 나열해두었다
 
중간에 잠깐 여자가 차를 대 놓고 소년을 살해해서 차에 싣는데 거기에 대한 묘사는 그 몇 줄로 끝이다 그 후로 뭐가 어찌 되는지 왜 죽였는지 설명하지 않고 그냥 계속 주절주절 시닠하지만 진지하게 독백하다 다 아는 이야기 하면서 끝난다
다 아는 이야기라고 해서 중요치 않다는 건 아니지만.. 

그 미술하는 사람들 특유의 글쓰기 방식이 존재하는거 같은데 이걸 장르로 만들어도 좋지 않을까?
아무튼 지적이며 통찰력있고 문장력이 뛰어난 책인데 왠지 세스 프라이스 작업 존나 구릴 거 같아서 찾아보니까 역시 존나 구리다

오늘 어제보다 거동이 수월하기도 하고 바깥 공기 좀 쐬고 싶어서 자전거 살살 타고 옆동네 마트에 갔다 
마트에는 즐거움이 있어야 하는데 여기엔 그게 있다 
애용하던 튀김 코너가 사라져 버린 것은 조금 아쉽지만 ( 요일마다 다른 튀김을 팔았고 치킨까스가 맛있었다 )
5만개 한정이라는 부채살 덩어리와 비빔냉면을 사서 돌아왔다 고기를 먹으면 빨리 낫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