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세계

조현병의 역설과 감각의 추구

유 진 정 2026. 7. 9. 21:46

전철에 앉아서 폰을 보고 있는데 
앞 사람의 움직임이 뭔가 일반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격렬한 거임 

양복을 입고 스냅백을 쓴 아저씨가 페이스톡 켜놓고 수화로 매우 빠르게 말을 하고 있었음
표현력이 넘 좋아서 보깅댄스 같았음

전화를 끊은 아저씨는 잠시 앉아있다가 혼잣말을 시작했고
그래서 청각장애인은 혼잣말도 수화로 한다는 것을 알게 됨
그니까 이 사람의 언어체계에는 소리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임

선천적 시각장애인들은 조현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함
아니 절대로 안 걸리는 건 아닌데 일반인에 비해 아주 강력한 보호기능을 가지게 되며 발생률이 극히 희박하다고

뇌는 일종의 예측기계임
저 인간이 저렇게 행동하는 이유는 이래서 일꺼야,
끊임없이 무언가를 예측하게 만들며 그것을 입력된 감각신호와 비교분석함

이 과정 중 예측이 지나치게 과도해지거나 입력된 정보에 극단적으로 주관적인 의미를 부여할 때
우리는 주위로부터 정신아픔이 라는 평가를 듣게 됨

그렇다면 가장 많은 정보를 입수하는 감각인 시각이 차단된 사람의 머릿 속은 좀 덜 시끄럽게 되는 걸까?

스스로의 모습을 보지 못한다는 것도 한 몫할 수 있을 거 같음
스티비 원더와 레이 찰스의 몸짓을 보면 너무나 자연스러워 마치 자의식 없는 야생동물처럼 느껴질 때가 있음 

 

아무튼 이런 생각을 하다가 인간은 왜 감각을 갈구하는가 라는 의제가 떠올랐는데 

일단 당연히 생존의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 일테고
보이고 들리고 느끼고 맛을 볼 수 있어야 뭐가 나의 생존에 유리하고 뭐가 해로운지 구분하기가 쉬워지니까

그런데 이제 생존을 위해서 하는 행위들이 보상체계를 워낙 활성화시키다보니
나중에는 생존과 큰 관계없이 감각 그 자체가 보상이 되어버리는
그래서 지나치게 단 것을 먹고 술담배섹스 등에 중독되고????
( 예시: 집착광공에 대한 단상  https://digthehole.com/4167)

 

그래서 초기불교는 고통의 근원을 감각에 대한 갈애라고 말함
감각 그 자체가 아니라,
좋은 감각은 계속되고 싫은 감각은 없어졌으면 좋겠는 우리의 갈망이 초래하는 것이 바로 고苦임

그래서 이 감각에 대한 자동반응 습관을 끊는 것이 수행의 핵심

접촉(감각) → 느낌 vedanā → 갈애 taṇhā → 집착 upādāna → 괴로움

느낌이 갈애로 넘어가는 순간을 알아차리는 것

좋은 감각이 와도 그것이 영원히 계속되길 바라지 않고
나쁜 감각이 와도 이것이 당장 없어져야 한다며 울부짖지 않는 상태

그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자유의 중요한 의미 중 하나라고 함

 

https://digthehole.tistory.com/5107

 

무아윤회와 쇼펜하우어

(중략)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가? 그것은 바로 나로부터 벗어남으로써 가능하게 된다. 인간은 ‘나’라는 개체성의 환상에서 벗어날 경우에만 그 고통스러운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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