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이에요

동물과의 거리감

유 진 정 2022. 5. 5. 03:23

 

https://ratguide.com/requiem

 

세로쥐의 꼬리에 점이 생겨서 검색하다 찾은 사이트인데 구성과 일러스트가 마음에 든다.

정보도 상세하고 구글번역이 굉장히 자연스럽게 된다. 저 쥐의 진혼곡도 읽어볼만 했음 

 

Rat Requiem

My small life is in your hands.
Every drop of water I drink, each morsel of food I consume, every
word and touch is delivered by you.
(You are the sun in my sky)

My daily safety is in your hands.
It is you who provides my companions, controls my environment,
determines the quality of my care.
(You are the moon above me)

My entire destiny is in your hands.
I offer in return loyalty, love, companionship, and my complete trust.
It is all I have to give.
(You are the stars that shine down)


My entire existence is in your hands.
It is you that chose to be responsible for my needs emotionally,
medically, and physically till my time has passed.
(You are my world)

 

 

충성심 사랑 컴페니언쉽 완전한 신뢰라.. 세로쥐와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이군 ㅋㅋ 하지만 어제는 손가락을 핥아줬다. 먹을게 묻어 있다고 착각한 것 같긴 하지만..

 

웅크리고 자는 모습을 보면 정말 늙었다는 생각이 든다. 쥐장을 거실에서 좀 더 조용하고 어두운 작업방으로 옮겼다.

요즘은 밖에 나오는걸 무서워하는 듯 하다. 언제부턴가 드는 생각인데 세로쥐는 어쩌면 눈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건가 싶기도 하다. 원래 알비노 쥐가 장님에 가깝긴 한데 예전의 가로쥐에 비해 세로쥐는 뭘 더 못 찾는다. 

간식도 바로 코앞에 가져다 주기 전까지 먹질 못한다. 그릇에 놓아주고 그 근처를 마구 두들겨 소리를 내면 상당히 노력하여 어렵게 찾아온다. 보고 있으면 답답할 정도    

 

별개로 식욕은 항상 왕성하다. 종양을 키우지 않기 위해선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줄이고 야채만 주라는데

먹는게 큰 낛인 늙은 쥐에게는 가혹한 처사라고 생각되어 그냥 좋아하는 걸 준다. 세로쥐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금방 지은 쌀밥이다. 

 

요즘은 거의 매일 세로쥐의 죽음을 생각하는데 그렇다고 슬픈 것은 아니다.

가로쥐 때는 병에 걸려 고통받는 모습을 지켜보는게 괴로웠고, 큰 애착이 형성되어 괴로웠던 거 같은데

기대수명을 넘겼고 대면대면한 사이인 세로쥐의 죽음은 좀 다른 느낌이다. 가로쥐가 자식같은 느낌이라면 세로쥐는 룸메이트 같달까..

이런 드라이한 관계도 나쁘지 않다고 느낀다.

 

일전에 들은 샘해리스와 리키 저베이스의 팟캐스트에서 저베이스가 독펄슨이지만 고양이들만 기르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는데 상당히 공감했다. 

자신은 개를 너무 좋아해서 기를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개와 형성된 유대는 너무 강력하기 때문에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을 거 같다고

개의 눈빛, 폭발적이고 무조건적 지지, 자신이 집을 떠날 때마다 개가 느낄 고통 그런 이유로 본인은 인간과 어느 정도의 거리감을 유지하는 고양이들을 기른다고 한다. Fair en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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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의 점은 진드기인 경우가 있고, 늙은 쥐의 경우 진드기에 물리지 않아도 생기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가려워 하진 않으니 그냥 노화의 증상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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