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샘 해리스가 트위터 계정을 조용히 삭제했다.
꽤 상징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추론이 있었는데 며칠 전 샘해리스가 직접 거기에 대한 팟캐스트를 진행했다.
내용을 한 줄 요약하자면 < 트위터가 나를 후진 인간으로 만든다 > 이고 좀 더 구체적인 요약본을 정리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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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샘은 트위터 탈퇴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해 왔음
- 그는 12년 동안 하루에 트윗을 두개씩 올리던 헤비유저였고, 자신이 직접 찾아보지 않았을 만한 흥미로운 기사들을 트위터로 접하는 등 이익을 누리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트위터가 자신이 만나보지도 않은 인간들을 혐오하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음
- 블록을 한번에 수백명씩 (수천인가? 암튼 셀럽이라 개많음) 하는 행위 역시 너무 소모적
- 트위터는 샘으로 하여금 더 적은 독서를 하고, 더 적은 시간을 가족과 보내고, 더 적게 저술하게 만듬
( 적게 저술하는게 그 정도라니ㄷㄷ 근데 이거 ㄹㅇ인게 인스타 스토리 올리는 거 재미 붙이니까 확실히 뭘 덜 쓰게됨 )
- 일론머스크라는 인물이 트위터를 인수한 작금의 상황이 우려됨
- 자신은 트럼프와 알렉스 존스의 계정 차단을 풀어주어선 안된다고 건의했고 일론은 알렉스의 경우에 대해선 동의했지만 트럼프는 풀어주었다고 함
- 래디컬 지지층을 가지고 있고, 그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의 정적을 찾아가 린치를 가하라는 트윗을 올리는 사람은 매우 위험함 (이 부분에서 떠오르는 몇몇 한국 정치인들이 있음)
- 머스크는 무책임한 언동과 기행들로 나쁜 예시를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있음. 모기지 갚아나가던 서민들의 삶이 파탄나는 등 그로 인해 초래되는 고통의 총량이 점점 커지고 있음
- 그런 그가 트위터를 인수함으로써 말 그대로 여론을 조작할 수 있는 힘까지 가지게 됨
-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요한 대목이 나옴
샘은 대표적인 표현의 자유 지지자였지만 가짜뉴스와 Free Speech Extremist 들을 지켜 보며 최근 의견을 수정함
거대 플랫폼이라면 일정 수준의 moderation policy 를 갖추어야 하고, 말 그대로 Digital sewer 라고 할 수 있는 4chan ( 미국 야갤 ) 마저도 모더레이션 정책을 가지고 있는데, 머스크가 모든 것을 해방하겠다고 하는 것은 대재앙을 초래할 수 있음
개인적으로 뉴진스 쿠키논란과 미얀마 로힝야족 학살사태 때 같은 생각을 함
이드페이퍼 생각도 났음. 거기도 일종의 해방구 역할을 하는 커뮤니티이지만 관리자라는 필터가 장착되어 있고
실제 범죄모의 글을 올리거나 지나치게 유해한 발언을 하는 유저들은 차단을 당함 ( 주 이용층이 여성이라는 점에서도 반사회적 행위가 억제되는 부분이 큼 )
암튼 나도 플랫폼이 필터 역할을 전혀 하지 않겠다는 선언은 일종의 사회적 책임 방기라고 생각함
그리고 머스크가 무서운게 이 사람은 자신이 거악이라는 자각 자체가 1도 없는 거 같음
오히려 일종의 선을 행사한다고 믿고 있는 것 처럼 보임
속물보다 이런 인간들이 더 무서운게 스스로가 정의라고 철썩같이 믿고있기 때문에 보통사람이 기겁할 만한 반사회적 행위들을 아-무 가책없이 저질러 버리니까..
https://www.samharris.org/podcasts/making-sense-episodes/304-why-i-left-twitter
위 에피소드는 아이폰 팟캐스트 making sense 채널, 또는 링크의 홈페이지에서 직접 들을 수 있음.
구독 안 하면 앞부분 1시간 정도 들을 수 있고 구독하면 풀버전 청취 가능.
구독료를 낼 수 없는 상황인 경우 스콜라쉽을 신청하면 되는데 이유를 묻거나 따지지 않고 해주니 관심있는 사람은 스콜라쉽 신청해서 듣다가 유료로 전환해도 됨. 난 아직 못 알아듣겠는 에피소드들이 많아서 스콜라쉽 신청해서 듣는 중
( 샘은 위빠사나를 오래 수행하기도 했고 현재 족첸 명상을 하는 수행자임. 유익함을 접하는데 금전적 사유가 장애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명상원 시스템을 여기에 적용한 것으로 보여서 흥미로움. 그리고 이게 가능한 이유는 그가 저명한 학자이자 저술가이기 때문인데, 부를 축적해야 하는 이유도 하나 배웠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