갠디 2023.06.09 02:42
지난글이지만 이거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요즘은 나도 민폐안끼칠테니 너도 나한테 민폐끼치면않됌!! <-이런 기조의 세상이 된 것 같음 젊은세대는 더더욱
반면에 블로그 주인분은 나도 민폐끼칠 수 있고, 너도 나에게 민폐끼칠 수 있다 라는 마인드를 소유하고 계신듯
블로그주인분은 리클라인 자체를 민폐라고 생각하시지 않는 것 같지만 순전히 제 입장에서 써봤어요
불편하게 생각 안 하시는 것도 타인의 편의를 존중하기 때문인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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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digthehole.com/3054#comment9766688
이 글에 달린 답글인데 오랜만에 읽으니까 나도 재밌네
아무튼 답글 읽고 생각난 일화가 있는데 몇년 전 독순언니가 애들레이드 공연장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음
좀 유명한 밴드가 공연을 하러 왔는데 베뉴 분위기가 별로였다고 함.
밴드도 그것을 느꼈는지 아들레이드 씬은 늙은 레즈비언 같아요. 라는 멘트를 쳤고
그러자 빡돈 레즈비언(부치로 추정)이 무대 위로 올라가 야 그말 취소해 라고 외쳤다고 함
밴드맨은 그것을 거부했고 레즈비언이 주먹을 날리자 밴드맨도 발차기로 응수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부러워졌는데 왜냐면 그 상황이 그나마 건강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임
물론 가장 좋은 상황이야 모든 이가 마음을 갈고 닦아 지구에서 혐오와 폭력이 사라지고 평화만이 가득한 것이겠지마는
그건 지금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아니 락스타가 무대 위에서 예쁘고 곱고 정치적으로 올바른 말만 하면 그게 어디 락스타냐고
그리고 레즈비언이 무대난입해서 권리를 주장한 방식도 멋있다고 생각했음
이거 한국에서 그랬으면 어땠겠음
일단 좆빢친 트위터리안들 공연 다 보고 집에가서 트윗 올린다고
(음험하게 수동공격적 말투로.. e.g. 공연은 좋았는데.. 멘트 그거 나만 기분나빳음?)
그리고 이제 광기의 캔슬컬쳐 스타트
리트윗36795개 되고 밴드 보이콧 들어간 담에 공개사과 요구하고 옛날 발언 탈탈 털어서 사상검증 -> 해체위기 직전까지 몰린 밴드맨 반성문 쓰는 엔딩 뻔하쥬?
반면 무대난입 레즈비언의 대처는 이 얼마나 호쾌한가!
물론 싸움이 심각해져 사상자가 발생하거나 했다면 무서운 일이지만 그냥 저렇게 서로 분풀이하고 사건은 당일로 종료되었다고 함. 이 정도가 딱 건전하다고 생각
원래 정신적으로 불건강할수록 빡쳤을 당시에는 아무 대처 못하고 일어난 일에 대해 곱씹고 곱씹다가 머릿 속에서 사건을 거대화시키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다 보통 SNS에 저격글을 씀) 요즘 사람들이 점점 그렇게 되어가고 있는 거 같음
그리고 위에 답글 주신 분 말처럼 아니 어떻게 세상이 내 맘대로만 돌아갈 수 있나?
서로 맘에 안드는 짓거리 어느정도 용인해 가면서 사는거지
물론 앞담도 뒷담도 깔 수 있고 블로그에 일기도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렇게 악의에 찬 익명의 다수가 정의를 빌미로 한사람 인생 조지겠다고 발광하는 거 보면 안타까움
당하는 사람은 둘째치고 조지는 인간들 정신건강에도 결과적으로는 아주 안 좋을 텐데
이런 점에 대해 어느정도 자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함.
글고 쓰다보니까 이제 미국 같은데선 발차기 주먹다짐 초크슬램 다 한 담에 그 장면 촬영되어서 리트윗87623034회 되고 밴드맨이 흑인이라 레즈비언 레이시스트로 몰렸다가 알고보니 밴드맨 트럼피스트적 발언 한 적 있어서 여론 반전되고 막 그지랄 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