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세계에요

추석 소회와 알아차림

유 진 정 2023. 10. 5. 18:58

명상원 이후 처음으로 연락하고 모친네를 찾아갔는데 모친의 상태가 괜찮았다.
요새 수면량을 다 채우고 계신다길래 정말 자유의지는 없(거나 과대평가되어왔)다는 생각을 했다.
이 평화가 얼마나 갈진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좋잖아~

명상은 안 하고 있는거 같은데 그와 별개로 퇴소날 한 말을 내가 오해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죽기 전에 내가 여기 또 올까 싶다 -> 안 오고 싶다는 건가? 로 받아들였는데
기회가 되면 또 나를 모시고 가라 였던 거 같음. 밥 안해도 되고 12일 내내 잠을 잘 잘 수 있어서 참 좋더라고..
 

거실에 누워 세라젬으로 어깨를 조지고 있는데 1층에서 개가 컹컹 짖었다. 
모친이 베란다로 나가며
< 망할 놈의 개놈의 새끼가 시끄럽고로...어 대박이잖아? > 라는 말을 했는데
분노에서 평정으로 급선회하는 감정선이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그러더니 내가 쟤를 좀 알지. 하고 대박이와 주인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대박이는 커다란 푸들로 주인은 혼자 사는 경증의 치매 할머니라고 한다.
딸이 시집을 가면서 혼자 살게 될 어머니를 염려하여 사준 개로 10여년째 할머니가 돌보고 있다는데
치매도 경증은 개를 돌볼 수가 있구나 싶었다. 개의 병원이나 미용 관련 사항들은 딸이 와서 해결해 준다고 

타인의 서사를 파악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한 생각을 했다. 이해가 선행될 때 평정이 찾아온다. (그 역도 마찬가지)
정치와 종교의 진정한 역할은 분리를 조장하는 것이 아닌 공동체의 회복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 

작년 대선을 전후로 해서 명상원에서 충격을 좀 받은 기억이 있다.
처음 만난 사람들이 윤석열 욕을 노빠꾸로 박아버리는 경우가 반복되길래 이거 괜찮은건가 하는 생각을 했다.
이재명 욕을 노빠꾸로 박아버리는 경우도 같은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좌우를 막론하고 초면에 자신의 정치색을, 그것도 분노를 담아 드러낸다는 소리는

1. 상대도 당연히 나와 같은 생각을 하리라는 나르시시즘적 기대
2. 네가 나와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면 너를 적대하겠다 라는 선언이기 때문이다.

알아차림과 평정심을 추구하는 중도의 기조와 반대로 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결국 말다툼이 일어났다고 하고, 다행히 곧 센터 안에서 정치 이야기 하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왔다.
AT선생님들도 정치에 직접적으로 참여할 때는 선생님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하는데 오우 너무 맘에 드는 룰


아무튼 그랬고..
엄마가 정보를 습득하는 채널이 책과 뉴스에서 유튜브로 바뀌었는데 이거 문제다.
강호동이 송혜교와 재혼을 했다는 말을 하길래 구라임 검색ㄱ 하니까 그런 거짓말을 왜 해? 라는 반응을 보였는데 
웹생태계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들의 어떤 순진함에 대한 생각을 했다.
(어느정도 정제와 검증이 이루어지던) 공중파로 정보를 접하던 때처럼 그럴듯한 포맷을 가진 정보라면 그저 수용해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AI 페이크 이미지 관리 안되면 정말 난리나겠군 하는 생각을 했는데 알아차림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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