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이라고 생각한다. 독도 잘 쓰면 약이 되듯이 고독도 적당하면 삶의 자양분이 되어준다.몇년 전 집 정리 중 이십대 초반 쓰던 폴더 폰을 발견한 적이 있다. 뭐가 들어있을지 궁금해서 충전기를 찾아 켜봤다.여행을 떠나기 직전까지 쓰던 폰이었는데 약간 놀랐다. 송별의 문자가 엄청나게 많이 와 있었던 것이다.일주일에 사람을 한 번 만날까 말까하는 삶의 형태가 고착된 지 한참 된 후 였던지라 과거의 스스로가 낯설게 느껴졌다. 매일같이 사람에게 둘러싸여 지내던 날들이었다. 그리고 맨날 울면서 잤다. 그 때만큼 인간(나 포함)을 혐오한 적이 없었다.여행 중에도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이동 중이니만큼 관계들이 캐주얼하여 인간의 부정성을 목격할 일이 적었고, 사람들의 건강함과 따듯함에 인류애가 적립되던 소중한 시간들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