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세계에요

비애감의 조건

유 진 정 2019. 1. 7. 21:46

 

 

https://m.news.naver.com/hotissue/read.nhn?sid1=103&cid=193776&iid=26489988&oid=025&aid=0002876235

 

이 교수는 문득 여섯 살 때 기억을 떠올렸다. 잊히지 않는 순간이라고 했다. “나는 굴렁쇠를 굴리며 보리밭 길을 가고 있었다. 화사한 햇볕이 머리 위에서 내리쬐고 있었다. 대낮의 정적, 그 속에서 나는 눈물이 핑 돌았다. 아무런 이유도 없었다. 부모님 다 계시고, 집도 풍요하고, 누구랑 싸운 것도 아니었다. 슬퍼할 까닭이 없었다. 그런데 먹먹하게 닥쳐온 그 대낮의 슬픔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그때는 몰랐지만, 그게 내게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였다.” 

 

Q : ‘메멘토 모리’는 ‘죽음을 기억하라’는 의미인가.

 

A : “그렇다. 내가 병을 가진 걸 정식으로, 제대로 이야기하는 건 오늘이 처음이다. 부분적으로 알려지긴 했지만. 의사가 내게 ‘암입니다’라고 했을 때 ‘철렁’하는 느낌은 있었다. 그래도 경천동지할 소식은 아니었다. 나는 절망하지 않았다. 대신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내가 암이야. 어떻게 할까?’ 여섯 살 때부터 지금껏 글을 써온 게 전부 ‘죽음의 연습’이었다. ‘나는 안 죽는다’는 생각을 할 때 ‘너 죽어’이러면 충격을 받는다. 그런데 태어나면서부터 ‘사형 선고’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너 죽어’ 이런다고 두려울 게 뭐가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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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소설 중에서도 다섯 살 박완서가 엄마 등에 업혀 새빨간 노을을 보다가 이유없이 눈물이 나와 엉엉 우는 장면이 있었다. 작가는 그것을 생애 처음으로 맛본 비애감이라고 표현하는데 이 메멘토 모리, 인생 최초의 비애감을 느낀 순간이 나에게도 있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전 외갓집에서 살때였고 일요일 오후 집안의 어른들이 모두 낮잠을 자느라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노란 햇빛이 안방에 가득 차는걸 서서 보는데 갑자기 울컥하고 이유없이 슬퍼지는 것임.
그때 느낀 기분이 너무 강렬해서 고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앓아누울때 빼고 낮잠을 아예 안잠. 낮잠을 극혐하게됨

나이를 한참 먹고 나서야 그때 느낀 싫은 기분이 죽음에 대한 감정이었다는것을 깨닫게 되었는데 이 기사릉 보고 간만에 생각이 남. 암튼 그래서 든 생각이

 

1. 5~7세 사이의 아동이 

2. 조용한 장소에서 

3. 빛과 관련된 현상을 마주하게 되면 최초의 비애감을 느끼게 되는 모 그런 구조가 인류에게 탑재되어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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