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교의 한 우화가 있다.
성자가 두 사내에게 닭을 한 마리씩 주었다. 그리고 말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 가서 죽여라
한 사내는 울타리 뒤로 가서 닭을 죽였다.
다른 사내는 이틀을 돌아다니다가 닭을 그냥 들고 돌아왔다.
성자가 물었다. 왜 닭을 죽이지 않았나?
사내가 말했다.
어디를 가도 닭이 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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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에 머물게 될 때면 나는 미국에 있는 멋진 라마를 한 명 찾아서 돈을 좀 벌게 해줄까 하는 등의 생각으로 머리를 굴리곤 했다. 침대에 들어가서도 모포를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아주 세속적인 생각에 빠졌다.
그런 사람들을 끼게 되면 나의 파워로 무얼 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 성적인 판타지 같은 것 말이다.
그러다가 다음 날 마하라지를 만나면 그는 이런 식으로 말한다.
"너, 미국에 있는 라마에게 돈을 벌려주고 싶은 거로군.”
그러면 스스로 내가 참 멋진 녀석이라고 느낀다. 그러다가는 갑자기 흠칫 깨닫는다.
그 생각을 그가 안다면 그거 말고 다른 생각도 알 테고... 아... 또 이 생각도!
그러면 눈을 깔고 땅바닥만 내려다본다.
그러다가 마침내 흘낏 그를 올려다보면 그는 온통 사랑이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이런 경험들이 가져다주는 충격은 매우 심오했다. 시크교도들이 말하듯이, 신은 모든 것을 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면 우리는 해방된다.
- be here now 람 다스 (정신세계사)
고엔카 전통에서는 몇가지 코스를 마치고 2년 동안 매일 두 시간 진지하게 수행한 경우 장기 코스 신청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신청서를 쓸 때 오계를 지키고 있는지에 대한 답도 해야 한다는데
불망어 (거짓말 험담 미화 아부 기타등등 하지 않기)처럼 완전 빡센 계의 경우 좀 봐주는게 있는 거 같고,
불음주 불사음 같이 명확하게 판단내릴 수 있는 계를 지키지 않은 경우는 신청이 반려된다고 들었음
그 얘기를 들은 누가 아니 그럼 그냥 다 지켰고 맨날 명상했다고 뻥치면 되는 거 아니냐길래 뻥쳐도 내가 알자나 라고 대답했는데
위의 이야기들처럼 나의 모든 부정과 연약함을 아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으면
해방감이 느껴짐과 동시에 행동도 적당히 조심하게 되어 유용함
그 존재를 누군 신이라고 하는 거고 누군 자신이라고 하는 거고 누군 닭이라고 하는 거고..
+ 존재를 가학적인 미친놈이라고 해석하지 않는 것도 중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