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해리스가 간만에 격렬한 에피소드를 업데이트 했다. 타이틀이 무려 <A Golden Age for Assholes>
운동하면서 듣다가 몇 번 뿜었고 짚어볼 만한 이슈라고 생각되어 번역을 해봄
군기반장 톤으로 읽으면 재미있을 것.. 의역이 쫌 있으니 영잘알들은 직접 들어보세요
https://www.samharris.org/podcasts/making-sense-episodes/331-a-golden-age-for-assho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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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음지에서나 활동해야 할 법한 인물들이 소셜미디어의 힘을 빌어 문화전반을 주름잡고 있는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
심지어 그들이 다루는 주제들은 공중보건 경제학 전쟁 등등 매우 중대한 사항들인데
그 디지털 토사물에 가깝게 보이는 주장들이 오늘날 새로운 형태의 영양소로 추앙받으며 천리만리 퍼져나가고 있는 중이다. ( so what is in fact mostly digital vomit at this point is being spread everywhere and celebrated as some new form of nutrition )
수천만 추종자들의 쬐그만 입에 의해 토사물들이 흡수되고 다시 뱉어지고 대중들이 다시 그 찌꺼기를 핥아대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앤드류 테이트와 도널드 트럼프가 바로 그 토사물 제조기들이다.
그들의 추종자들은 둘에 대한 비판을
' 네가 그들만큼 강하지 않기 때문에 '
' 스스로 충분히 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우월함과 과시를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것 뿐이다 ' 라며 일축하는 중이다.
심지어 그들이 비판자들을 부르는 용어도 존재하는데 CUCK이라고.. 만약 님이 이 단어를 처음으로 들어보신 갓생이라면 ㅊㅋ함..
(CUCK : 약골? 최근 쓰레드땜에 빡친 머스크가 주커버그를 CUCK이라 부르며 도발함)
하지만 그것들은 싹 다 오해에 기초한 생각들인데
사람들이 그들을 개자식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좆같은 태도나 말투 때문이 아니다. 그들의 '본질' 때문이다.
개자식이라 불리는 자들은 보통 잘못된 것들에 신경을 쓰고 있다.
뭣이 정말 중요한 것인지 모르고 삶의 우선순위가 뒤틀려 있다는 소리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있긴 하지만 개자식들의 특이한 점은
그런 실패를 공개적으로 자축하며 자신의 악덕을 미덕이라고 포장한다는 것이다.
또 진정으로 삶을 누리는 법을 알지도 못하면서 대중들에게 자신들처럼 살아나갈 것을 장려하고 있다.
더 큰 힘을 추구하며 자신에게만 미친듯이 몰입하고 있기 때문에 뻔뻔함을 인테그리티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개자식이라는게 단지 매너나 재치가 없는 인간이라는 소리가 아니다.
저런 매소드로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겉으로 보기에는 상당히 매력적인 인간이어야만 할 것
하지만 겉모습은 중요한게 아니고 결국 그들의 코어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 무엇이냐가 중요한 것일텐데
문제는 아무리 타인에게 신경을 쓰는 척 한다고 해도 그들이 진정으로 신경쓰는 대상은 결국 자기 자신들 뿐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표현하는 사랑과 애착은 모두 그들의 에고를 부풀리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물론 우리 모두 허영심과 이중성 등 좀 좆같은 면모를 가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삶의 테스크란 바로 그런 스스로의 좆같음을 인지하고 매트릭스에서 빠져나오는 것 아니겠는가.
흥미로운 점은 개자식들의 가장 최악의 짓거리조차 그들의 추종자들에게는 흠이 되지 않는 것 같아 보인다는 것이다.
추종자들이 그들을 존경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들의 뻔뻔함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수치심에 시달린다.
수치심은 인간이 느끼는 매우 불쾌한 감정 중 하나이며 우리를 가장 무기력하게 만드는 감정이기도 하다.
수치심은 익숙해짐으로써 극복되는게 아니고, 수치심이 일어날 원인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생활함으로써 극복이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우리의 개자식들은 제3의 전략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가 되는 장기가 있다면 그것은 흔적기관일 뿐이니 걍 떼내버리면 원하는 대로 살 수 있고, 다시는 수치심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개자식들의 복음은 단순하다.
" 너희의 이기심에는 전혀 잘못된 것이 없기 때문에 그것을 극복해야할 이유가 없고, 판단을 내릴 필요도 없도다.
다른 사람이 너를 판단하게 놔두지 말라, 세상에 너보다 나은 사람은 없으며 더 나은 척 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더 구리다..
모두가 이기적인 개자식들이며 단지 너희들은 여기에 대해 솔직해질 만큼 용기가 있는 인간일 뿐이다. "
이러한 자기 숭배의 코어에 자리잡고 있는 사상은 바로 <냉소주의> 이다.
개자식들은 모든 사람에게 애새끼로 돌아가렴 이라고 손짓하는 방식으로
수치심에 면죄부를 부여하는 이 냉소주의 사이비종교의 롤모델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트럼프에게 뭔 소리를 해봤자 그를 수치스럽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애시당초 그는 그 어떤 품위나 도덕적 진지함 따위를 내세운 적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보통사람이라면 한시간 안에 사회적으로 매장되어버릴 만한 스캔들마저도
이 애새끼 같은 한 마디로 무시해버리는 것이 가능하다.
<어쩌라고>
트럼프는 연설을 표절했는데요
<어쩌라고>
사업하면서 장기간의 사기를 쳐왔는데요
<어쩌라고>
조폭이랑 친하게 지내잖아요
<어쩌라고>
그의 광팬들은 이런 것들 대해 1도 신경쓰지 않는다..
그는 빼박 개자식이고 모두가 그 사실을 잘 알고있다. 그의 팬들은 그가 개자식이기 때문에 그를 사랑한다.
한 마디로 트럼프는 그의 팬들에게 도덕으로부터의 휴가를 보내줬고 원한다면 걍 거기서 눌러 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Trump gives his fans permission to go on a moral holiday and to live there if they choose)
엘리트에 대한 무분별한 증오, 과학적 무지, 제도에 대한 경멸..
뭔 주제를 다루던 간에 그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항상 동일하다.
< 개자식이라도 괜찮아.. 사실, 온맘다해 개자식이 되는게 더 정직하고 고귀한 행위란다 ^^>
그는 그가 보내는 주파수를 민감하게 수신하는 자들에게 스릴을 선사하고 있다..
만약 당신이 이기적이고 부정직하고 무자비하며 그렇게 보이는 것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면
당신은 일종의 사악한 해탈을 성취한 것이다. ( Malignant Buddhahood )
일례를 들자면, 남자가 매너를 지키는 행위는 단순히 점잔을 빼기 위해서가 아니다,
매너란 남성의 폭력성을 제어하기 위한, 일종의 최후 보루 역할을 하는 사회적 규범이다.
개자식처럼 매너를 개무시하는 것은 개인의 차원에서, 나아가 사회적 차원에서 폭력의 가능성을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오게 만드는 행위이다.
다른 사람을 사용해야 할 도구나 극복해야할 장애물로만 여기는 인간,
자신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한 인간을 무시하고 심지어 경멸하는 인간에게 권력을 쥐어주다 보면 결국 사회적 물의가 발생하게 된다.
소셜미디어는 개자식들에게 그야말로 전성시대를 열어주고 말았다..
우리는 말 그대로 악의로 가득찬 자든 욕망 만으로 가득찬 자든
양심으로부터의 자유를 누리고자 열망하는 수백만 추종자를 거느리는 것이 가능해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뒤에 트위터 중독 일론 머스크 얘기 나옴. 일론은 그래도 테이트나 트럼프와는 다르게 생산적인 일을 해내는 인간이었다, 근데 지금은... 친구였던 사람을 까려니 나도 개자식이 된 거 같지만 할말은 하련다 뭐 그런 내용. 이 부분은 구독자 전용이니 스킵)
결론
개자식들은 세상 모든 인간들이 이기적인 개자식들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당연히 사실이 아니다.
우리가 이런 주장을 펼치는 개자식들에게 계속해서 돈과 시간과 관심을 쏟아가며 공적 발언권을 넘겨주다보면 결국 진실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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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주옥같은 부분은 괄호로 원문 첨부함
- 나 역시 한때 테이트트럼프 지지자들과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도 사실 위선보다는 위악에 편안함을 느끼는 편임. 인간들의 좆같은 면을 자주 접하다보니 그렇게 된듯
근데 풀이 바뀌면서 인간관도 좀 바뀌었음. 세상에는 선량한 인간이 더 많은 거 같음. 하긴 그러니까 이 모든 부조리에도 불구하고 다들 서로 안 쳐죽이면서 체제가 유지되고 있겄지.. 물론 더 파고파고 들어가면 근본적 이기심이야 존재하겠지만 살아야 되니까 그 정도는 봐줘야 된다고 생각
- 도람푸 테이트 머스크들이 지지자를 모으게 된 배경에는 위선에 대한 범세계적 탈진상태가 먼저 존재했다고 생각하고 샘 해리스가 이 부분을 한번 짚고 넘어가 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음. 네오나찌와 극한의 피씨충은 언제나 함께간다.
- 도람푸는 솔직히 너무 웃김 인간히 솔직하다는 것이 얼마나 미친 매력인지 보여주는 표본. 최근 9gag 트럼프 밈 답글 중에 오바마 마저도 트럼프랑 비교하면 노잼가식으로 보인다 그러니 밈도 개쩌는 수 밖에.. 뭐 그런 글이 있었는데 열렬한 지지를 받음
근데 9gag 백남인셀 밭이라 당연한 반응 같기는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