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를 줜나게 하다가 화장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는데
거울은 아주 깨끗하게 닦여 있었고
근데 별 생각 없이 살고 있었는데 거울이 ㅈㄴ큰 거임
아니 왤케 큼???????? 글고 왤케 선명하게 잘 보임??
지금 화장실 가서 거울 한 번 보세요 몸이 거의 다 보인다고
그래서 갑자기 든 생각인데 원시시대에는 거울이 없었을 거 아님
호수나 물웅덩이 같은데 비친 자기 모습을 볼 수는 있었겠지만 거울처럼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았을 거란말임
그러다 이제 청동거울 같은 거 열심히 뚜들겨서 만들었지만 그건 왜곡도 심하고 일단 작잖음
그러다 이제 유리가 등장하고 전신거울도 등장하고
그러다 사진기가 등장하고 핸드폰으로 셀카를 아무때나 찍을 수 있게 되고
그러다 챗지피티가 보편화 되고 내 정보 후두려 박아놓고 내가 저번 대선 때 누구 찍었게 하면 AI가 그것도 맞추고??
그니까 인류는 점점 더 자신을(또는 자신의 이미지를) 자세히,
자주 보게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거 같은데 이렇게까지 해야 되는 이유가 뭘까 하면..
어제 오오쿠 다시 읽다가 밤을 샜는데 갓띵작이라는 것은 차치하고
왕실의 의례라는 것이 왜 그렇게까지 엄근진하고 사치스러워야만 하는가를 생각해보면
왕권이라는 것은 사실 실체가 없는 개념일 뿐이잖음
천황이 신의 자손이라는 것을 아무도 증명할 수 없지 왜냐면 뻥이니까
스토리(뻥)이기 때문에 그것에 힘을 부여하기 위해 그 모든 형식이 필요한 것이란 말임
빈 공간에 코트 뒤집어 씌워놓고 저기에 사실은 투명인간이 존재합니다 주장하는 것처럼
그니까 사실 불변하는 나라는 것이 없고
나 이런사람이오 라는개념도 결국 좌뇌가 만들어낸 불안정한 컨셉트 같은 것이기 때문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은 그토록 나를 보려고 애쓰는 거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청소를 마쳤음
끝판왕
거울에 맺히는 것은 상일 뿐이고 자신의 모습을 자신의 눈으로 절대로 볼수없다는 사실 같은건 생각해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자식을 낳고 그림을 그리고 블로그에 쓴글 백번보는 행위도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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