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웹에서 두번은 못 보겠는 충격적인 다큐멘터리 순위권 같은 거 하면 항상 끼어있길래 봐 봄
아쉽게도 한글 자막은 없음
스포있으니까 볼 사람은 읽지 말 것
이야기는 위 사진 가운데 청년 앤드류 백비가 얼마나 홀썸하고 개짱인 인간인지에 대한 주변인의 증언으로 부터 시작됨
사람들의 표정이 굉장히 좋고 말투가 자연스러웠는데 알고보니 다큐 감독이 앤드류의 불알친구였음
감독이 어릴때 찍은 모든 영화에 앤드류가 등장하고 그 영상들이 플레이 되는데 꽤 재밌음
앤드류라는 인간과 그의 부모의 매력이 잘 드러남. 소탈하고 따듯하며 상식적인 사람들으로 묘사됨
아무튼 그렇게 앤드류에 대한 극찬이 이어지다가 한 명이 갑자기 울음을 터뜨림
왜냐면 앤드류는 살해를 당했기 때문에
범인은 앤드류와 애매한 사이를 유지하던 이 셜리 터너라는 여성
앤드류는 고향을 떠나 캐나다의 의대를 다녔는데 거기서 만학도 닥터 터너를 만남.
여기에 대한 주변인의 증언이 다시 이어지는데 모두가 셜리를 극혐했던 것으로 묘사됨
걍 어느순간 갑자기 이 여자가 앤드류 옆에 있었는데 둘은 넘 안어울렸고 나이차이도 많이 났으며 (앤드류 28세 셜리 40세)
셜리는 이미 두번의 이혼을 통해 자녀를 두 명 둔 상태였음. 하지만 그런 조건보다 걍 인격적으로 이상한 인간이라 꺼려졌다는 증언들
셜리는 부적절한 상황에서 성적인 농담을 하거나 앤드류의 구여친에게 증오성 메일을 보내는 등 사회적으로 선넘는 행동들을 일삼았다고 함.
친구들은 앤드류가 구여친이랑 헤어지고 멘붕 + 빡센 의대 생활에 힘들어 할 때 이상한 여자를 만났다고 주장.
앤드류가 영상으로 보면 되게 쿨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저평가하는 인간이었던 듯
나는 키도 작고 뚱뚱하지 않냐는 말을 종종 했다고.. 솔직히 잭블랙 닮긴 했음 그래도 표정이 좋아서 잘 생겨 보이는데 컴플렉스라는 건 참 이상도 하지
아무튼 그러다 앤드류가 다시 미국에 와 가정의학과에 취직하고 셜리도 다른 주로 이주
둘은 원거리 연애를 지속하다 갈등이 생기고, 이별을 통보한 앤드류에게 셜리는 임신했다는 구라를 침
재결합 후 그게 구라였단 사실을 알게된 앤드류는 관계에 완전히 종지부를 찍고 그날 셜리는 16시간을 논스톱으로 운전해 앤드류의 집으로 무작정 찾아옴
그 이야기를 들었을때 앤드류의 동료 의사는 그녀를 만나지 말라는 조언을 했다고 함.
헤어지자는 소리를 듣자마자 16시간동안 운전해서 찾아오는 건 정상이 아니라는 증거이기 때문에
그러나 조언을 일축한 앤드류는 셜리를 만났고 머리와 엉덩이 등에 다섯발의 총탄을 맞고 사망
경찰수사로 인해 총은 셜리가 구입한 총과 동일한 모델이라는 것이 밝혀짐.
셜리는 찾아간 것을 부인했지만 타이어 자국 등으로 총격 당시 앤드류와 함께 있었다는 것도 밝혀짐
여기서 경찰과 통화하는 셜리의 목소리가 재생되는데 나는 깜짝 놀랐음. 말투 목소리 모든 게 너무너무 너무가식적이라!!
ㄹㅇ사이코 말투인데 앤드류 정말 지지리도 보는 눈이 없었거나 당시 상태가 안 좋았던 모양
너무 선한 사람들이랑만 살아서 악의를 감지하는 능력을 상실했거나 아님 이것도 일종의 반대성향에 이끌리는 뭐 그런건가..
아무튼 여기까지 보고 이게 왜 그렇게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는 다큐인지 의문이 들어 러닝타임을 체크함
안전이별에 실패한 여자들은 뻑하면 뉴스에 등장하는데 이게 그렇게 특별할 게 있나? 성별이 반대라 충격적이라는 건가 싶었음. 근데 영화 러닝타임이 반 밖에 안 지났길래 역시 이게 다는 아니군 그럼 뭐지 싶었음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 영화가 사실 앤드류 사후 그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 졌다는 것임
대중 공개용이 아니라 지인들끼리 그를 추억하는 용도로 만들어졌다고, 그런데 제작 도중 사건이 벌어짐
재판을 받는 중이던 셜리가 임신 중으로 밝혀진 것
그리고 투옥된 후 출산. 아기 이름은 재커리
간호사와 군인으로 만난 앤드류의 엄빠는 강한 사람들임
그들은 재커리를 입양하기 위해 극악의 날씨를 자랑하는 캐나다 시골로 이주. 매주 아기를 보러 감옥에 방문함
그리고 감독은 영화의 주제를 변경, 아버지 없이 자랄 재커리에게 앤드류에 대해 알려주는 영상편지를 만들기 시작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일이 벌어짐
항소심에서 재판관이 셜리가 의사이기 때문에 아이를 양육할 능력이 있고, 또 앤드류 살해의 경우 특정인을 향한 분노가 발산된 것이기 때문에 대중에게 무해한 인물이라 판단된다며 보석 걸라고 하고 1급살인자를 사회에 방생함
이 사람이 재판관인데 결말을 알고보니 뭔가 인상도 우둔한 거 같고.. 인간 심리에 별로 관심 없게 생김
캐나다의 법은 여성과 아이 엄마에게 매우 관대하다고 함. 참고로 셜리는 75000달러 보석금 중 단 1원도 내지 않았음
앤드류 엄빠는 기가 찼지만 모범시민들 답게 판결을 받아들임. 그리고 셜리가 돈없다고 징징댈때마다 양육비를 지원하고
셜리의 스케줄에 맞춰 손자를 돌보러다님
아무리 무골호인이라도 어떻게 저럴수가 있나 싶은데 재커리가 앤드류 아기때랑 똑같이 생김;
죽은 아들에 대한 애착이 손자에 대한 헌신으로 전환됨. 주변인들은 부부의 눈에 빛이 돌아왔다고 증언
머리가 좋은 셜리는 그들의 애착을 알뜰살뜰 이용함
개인적으로 셜리는 앤드류의 따듯한 가정과 사회에 소속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음
보통인간이라면 사람을 죽여놓고 감히 하지 못할 발상이지만 셜리는 인격장애자임으로 킹능
중간중간 셜리와 앤드류 엄빠의 통화내용이 플레이 되는데 이게 ㄹㅇ소름끼침
나긋나긋 상냥한 말투로 근데 어머니.. 저희가 갑자기 며칠 사라지기라도 하면 놀라실 거잖아요.. 하는데 이건 걍 들어봐야 암
셜리 너무 미친 나르시스트에 매니퓰레이터임. 어떻게 하면 사람을 조종할 수 있을지 오직 그것만 연구하고 살아가는 인간같음. 아기는 오로지 자신이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수단이자 인질
그런데 문제는 애가 엄마는 안 좋아하고 할머니만 좋아함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애기들이 얼마나 동물적이냐 본능적으로 사람을 파악한다고
생일잔치 영상에서도 셜리가 안으면 빽 울고 할머니가 안으면 뚝 그침. 이게 영상으로도 너무 확연하게 드러나는데
결국 나르시스트 셜리는 개빡치고 맘. 재커리가 나보다 당신들을 더 좋아하는 거 같은데 걍 데려가지 그래욧 하고 극대노
그리고 이제 우리가 염려하던 사건이 발생
셜리가 재커리를 데리고 실종이 되어버린 것. 불쌍한 노부부는 거의 정신줄을 놓음
그리고 몇달 후 해변에서 둘의 주검이 발견됨
셜리는 로라제팜을 구입해 제커리에게 먹여서 재운 뒤 본인도 약을 먹고 스웨터로 자신의 몸에 아기를 묶어 바다에 뛰어듬
연유는 이러함. 몰래 이주한 셜리는 해안마을에서 새 남자를 만났음
하지만 그녀가 나오는 뉴스를 본 남자의 친구들이 그 사실을 남자에게 알리고, 남자는 셜리에게 이별을 통보
극대노한 셜리는 전화를 백통 걸고 남자의 차에 자신이 쓴 탐폰과 재커리의 사진 등을 세팅해 둔 뒤 바다로 뛰어듬.
경찰에 의하면 남자를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는 시도였다고 함
여기서 악의라는 것에 대해 생각을 좀 해봄
그리고 셜리 터너의 성장배경에 대해 궁금해졌음. 영화는 앤드류의 친우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 만큼 앤드류의 긍정적인 면만을 조망하고 셜리의 악의의 원인에 대해서는 전혀 묘사하지 않음.
앤드류의 부친이 후에 펴낸 책의 제목도 Dance with Devil 임. 걍 악맙니다 땅땅. 이런 결론은 불만족스러워
검색을 통해 알아낸 셜리에 대한 정보는 아래와 같음
미군인 부친과 캐나다인 모친을 둠. 부부는 아이 넷을 낳고 이혼. 모친과 캐나다로 돌아온 셜리는 궁핍하게 성장. 복지제도의 도움을 받음.
셜리는 아기를 가진 후 첫번째 남편과 결혼. 딸 하나를 더 둠. 그리고 이혼. 이혼의 원인은 두번째 남편
두번째 남편과 아이 하나를 더 둔 뒤 1년만에 다시 이혼, 환경은 복잡했지만 열심히 공부해 과학교사가 됨
학업 중에는 남편들이 육아에 전념했고 아이들은 이혼 후 모두 남편 쪽에게 넘겨짐.
셜리는 자녀들에게 그닥 애착을 보이지 않았다고 함
(여기서 안타까웠던게 앤드류의 부모가 재커리에게 무관심한 척 했다면 셜리는 양육권을 쉽게 넘겼을 것이라고 생각. 앤드류처럼 부모도 너무 솔직담백한 인간들인 나머지 인간의 어두운 심리에 무지했던 것 같음)
의대에 재입학 후 셜리는 다시 학업에 몰두하지만 무단결석 등으로 평가는 나빴다고 함
한 지도교수는 셜리에 대해 사람을 조종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사이코패스라는 기록을 남김
레지던트 시절 환자들과의 관계도 좋지 않았음. 어떤 환자들은 그녀가 사람을 조종하려 든다며 진료를 거부
이 당시 만난 연하남들 (앤드류처럼 나이차이가 10살 이상나는) 에게 모두 집착하고 통제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구여친들을 엄청나게 질투했고 이별통보 받은 뒤 전화 백통 걸고 집에 불쑥 찾아가는 패턴이 반복됨. 이로 인해 법적 제제도 받음
어느날 이별통보를 받은 셜리는 남친의 집에 찾아가 문앞에서 수면제를 과다복용함.
이때 검은 드레스를 입고 붉은 장미꽃을 들고 있었다고 함. 유서의 내용은
" I'm not evil, i'm sick "
위세척을 받은 셜리는 살아났지만 남친은 어떤 여성이 전화를 걸어 셜리가 죽었다는 통보를 했다고 증언
아무튼 절대 주변에 두고 싶지 않은 인간상인데 저 <나는 사악한게 아니고 아픈거> 라는 셜리의 주장은 진실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머리가 나쁜 것도 아닌데 이득 추구보다는 자기파괴에 가까운 행동을 더 많이 하고 있잖음
사이코패스보다는 경계성 인격장애에 가까운 거 같음 https://digthehole.com/2560
발자취를 보면 관계(or기생)를 간절하게 원하는데 사람들이 기겁할 짓만 골라하니까 커뮤니티에 받아들여질 수가 없고
(공감능력 병신이라 앤드류 엄빠 앞에서 애기 머리 만지면서 앤드류랑 넘 닮았죠? 앤드류는 어떤 아기였나요? 이런 거 막 물어봄; 그리고 자기가 죽인 앤드류랑 자기 사진을 함께 어머니네 벽에 걸어놓으면 어떨까요 같은 제안함;; 이러면서 그들과 가까이 지내고 싶어함;;;)
그 과정 중 증세가 점점 악화되는 것으로 보임
이런 사람은 진짜 어떻게 해야하나? 사회랑 격리되는게 맞는 거 같긴 한데 걍 이렇게 태어나서 이렇게 길러진 거잖아. 인격장애도 치료가 되나?
암튼 실시간으로 진행되며 장르가 바뀌는 다큐의 형식이 신선했고 영화 본사람이랑 얘기 하고 싶은데 본 사람 거의 없을 각이라 길게 써봤음. 그리고 셜리는 내 미친년 판단 기준 a부터 z까지에 모두 부합
후일담으로는 앤드류 부모가 액티비스트가 되고 이 사건의 공론화 이후 캐나다의 보석제도가 좀 더 엄격해 졌다고 함.
영화의 수익은 앤드류와 재커리의 이름으로 설립된 장학재단에 전액 기부되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