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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스티션

유 진 정 2016. 6. 18. 05:10

이드문학관 7호 사운드 오브 퓨리 해석을 읽었다.

포크너는 이름이 맛있게 들린다고만 생각해왔고 관심이 없던 작가였는데 흥미가 생김 

그리고 벤지가족 비극의 원인은 애 이름이 재수없어서가 아니라 이름이 재수없다며 개명을 시켜버린 가족의 몰상식이라고 꼭집어 말해준것이 정말 좋았다. 삼겹살 삼인분 먹고 콜라를 들이키는것만 같은 청량감이였음 


미신을 철썩같이 믿고있는 사람을 보았을때 느껴지는 감정은 두가지이다.


1. 흥미롭다

2. 속터진다 


놀러간 집에가서 똥을싸면 그 집이 부자가 된다는 미신의 백그라운드는 대충 이런것이라고 생각한다. 인분을 비료로 쓰는 경우 그 집 가계에 보탬이 된다 - 하지만 사실 놀러가서 싼 똥의 양이 되면 얼마나 되겠는가? 

이것은 남의 집에 놀러가 배변행위를 하는 사람의 수치심과 집주인의 불쾌감을 덜어주기 위해 고안된 미신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놀러간 이웃이 배변을 하는 장소라면 심각하게 불쾌하지 않은 관리가 잘 된 뒷간일 확률이 높고 그것은 집주인의 성실성, 부를 쌓기 쉬운 특성과도 연관이 있을 수 있을것이다. 

모 이런식으로 미신의 기원을 추리해보는것은 상당히 재미있다. 


하지만 어째서 그런것일까라는 의문은 철저하게 배제한 채 신념을 가지고 미신을 믿는 사람을 보고 있자면 부아가 치민다.

꼬인 팔자의 원인을 이름을 잘못지어서, 주님의 목소리를 외면했기 때문에, 터가 좋지 않아서 등등의 이유를 붙여가며 외면하려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죽탱이를 날리고 싶어지는것이다.  

왜냐하면 그 과정에서 스스로와 주변인의 비극이 심화되기 때문이다. 원인을 직시하지 않는데 문제가 해결될리 없다. 

포크너 말고도 박완서가 쓴 아주 오래된 농담이라는 소설을 보면 미신을 신봉하는 이들이 어떤식으로 가정을 파멸로 몰고 가는지 아주 잘 묘사가 되어있다. 좆나 무서우니 날더울때 읽으면 좋을듯   


암튼 여태껏 관찰한 바로는 지은 잘못이 크거나 죄의식이 깊은 사람일수록 미신 또는 종교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았다.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부여하면 당장의 마음이야 편해지겠지만 그것은 활화산 분화구를 마개로 막아놓고 안터진다며 자위하는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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