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에요 189

캘리포니아 연구회

캘리포니아 연구회는 한국적 정신병을 지양하고 에피쿠로스적 밝음을 지향한다. - 모든 인사는 포옹으로 대체된다. - 그 어떤 제안에도 자유가 있다. - 그 어떤 제안의 거부에도 자유가 있다. - LGBT문화를 적극 지지하거나 지지하지 않는다. - 정치적 지향성을 이유로 인간을 평가하지 않는다 - 연령의 고하를 이유로 관계의 우위를 설정하지 않는다 - 폭음, 폭연, 지나친 디지털 기기 사용 등을 멀리하며 절제의 쾌락을 추구한다. - 노을을 본다 - 햇빛에 피부를 노출한다 - 오렌지 주스를 마신다 - 예술과 자연을 사랑한다

일기에요 19:46:30

동시성 이론과 애모

나는 어제 파마를 했지 오늘 하루 관찰한 결과 머리가 마음에 들어서 기타를 연주하는 기록을 남기기로 했다 뭐 치지 하다가 머릿속에 김수희의 애모가 울려퍼지길래 열번정도 연습하고 영상을 찍음 다 찍고 인스타에 올린 뒤 불현듯 애모 가사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 그대 가슴에 얼굴을 묻고 오늘은 울고 싶어라 세월의 강 넘어 우리 사랑은 눈물속에 흔들리는데 '우리' 사랑 -> 일방적인 건 아님 '눈물' 속에 ->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문제가 있음 얼만큼 나 더 살아야 그대를 잊을 수 있나 한 마디 말이 모자라서 다가설 수 없는 사람아 한마디 말이 모자라 -> 관계의 단계를 밟으려면 큰 마음의 결심이 필요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그대 등 뒤에 서면 내 눈은 젖어드는데 사랑때문에 침묵해야 할 나..

일기에요 2023.03.24 (9)

고운 마음씨

일전에 H씨네 집에서 술을 먹는데(나는콜라) C씨가 자기 핸드폰에 있는 친구들의 학부 때 사진들을 보여주었다. 꽤 방대한 양의 아카이빙이길래 내가 쥐고 보고 싶어서 폰을 달라고 하고 스와이핑을 막 하다가 누드 있는 거 아니에요? ㅋㅋ 이라는 말을 했는데 왜냐하면 내가 학생시절 친구의 카메라를 뒤지다 친구 여친의 누드를 본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친구는 카메라를 넘긴 뒤 뒤늦게 그 사실을 깨닫고 안돼에에에에 이런 슬로우 모션 느낌으로 나에게서 카메라를 강탈하려 덤볐지만 나는 사진을 이미 모두 보았다. 야하다기보다 어린애 둘이 장난하듯이 찍은 누드사진들이라 걍 웃겼고 친구를 놀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무튼 누드 있는거 아녜요 ㅋㅋ이라고 하면서 스와이핑을 하는데 말이 끝나자마자 옆에 조용히 앉아서 술먹고 있던..

일기에요 2023.03.07 (7)

친구가 없는 사람들

전 친구가 없어요. 라는 말을 살면서 총 일곱 명에게서 들음 듣는 순간 네 그럴 거 같아요. 가 머릿 속에 떠올랐는데 난 사회화된 성인이기 때문에 말은 안했음 근데 친구 없는 것도 괜찮은 거 같음 왜냐면 저 일곱 명은 인싸들보다 오히려 어떤 면에선 삶의 질이 높아보였기 때문에.. 그들의 공통적인 경향성 정리 - 강력한 마이페이스 - 정직한 편 - 직설적. 사람을 앞에 두고 저런 말까지 한다고? 싶은 지점이 있음 (나도 좀 이런데 내가 충격받는 수준) - 패션에 큰 관심이 없음. 걍 입고 나가야 되니까 대충 골라서 걸치는 느낌 or 본인의 선호 복장과 사회의 테이스트 사이 괴리가 존재. 패션과 사회성은 함께 가는 부분이 큰듯 - 가족이랑 잘 지냄 - 사회적 상황에서 타인보다 자신의 니즈나 욕망을 우선순위에..

일기에요 2023.01.29 (6)

일기

운동 다녀오는 길에 보이는 풍경은 항상 똑같다. 그런데 오늘 낯선 형태가 눈에 들어왔다. 청바지를 입은 사람의 하반신이었다. 엉덩이와 다리만 보였는데 순간적으로 시체인가 하는 생각부터 먼저 들었다. 좀 더 다가가 살펴보니 뿔테 안경을 쓴 젊은 남자였다. 전화기가 근처에 팽개쳐져 있는걸로 봐서 과음을 한 듯 싶었다. 왜 만취해 쓰러진 사람들은 꼭 전화기를 근처에 집어 던져놓는 걸까? 다잉 메세지 같은 건가? 숨은 쉬는 건가 신고를 해야되나 생각하며 남자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고 있었더니 뒤쪽에서 크로캅 닮은 아저씨가 나타나 신고했어요~ 하길래 집으로 왔다. 아무튼 이 동네로 이사오고 나서는 처음 보는 장면이었다. 몇년 전 여의도 스크린 골프장에서 알바를 한 적이 있다. 증권회사가 밀집한 구역이었고 밤 10시..

일기에요 2022.07.08 (1)

눈 뜨고 나서 지금까지

미친놈처럼 청소만 함 오늘 한 거 쥐장 소독 분해 쥐 옷장 정리 청소기 + 걸레질 욕실 / 변기 청소 설겆이 3회 싱크대 소독 싱크대 수납장 정리 수납장 문 세척 가스렌지 세척 가스렌지 스티커 선크림으로 제거 현관쪽 벽지 세척 책상 닦기 식재료 구입 (오프라인/온라인) 아이허브 영양제 주문 (엄마부탁) 세탁기 돌림 양파들 스타킹에 넣어서 걸어놓음 (안 썪히고 보관하는 방법이라고) 유통기한 지난 조미료들 찾아서 버림 냉장고 청소/소독 + 패킹수리 당근거래 (쿠쿠 압력 밥솥) 명함 정리 쓰레기 내놓음 창고 정리 상당한 즐거움이 있군 여기까지 하고 이제 내가 뭐가 하고 싶냐면 서큘레이터랑 공청 먼지제거 이불 빨래 세탁실 청소 하지만 장장 10시간의 가사노동을 하였음으로 쉬겠음

일기에요 2022.05.30 (10)

치꽈

다녀왔다. 송곳니가 썪어서 깨졌길래 슈발 또 크라운 씌우겠구나 했는데 걍 초딩때 때워놓은 아말감이 충치와 함께 떨어진 거라고 하시더니 보험되는 걸로 때워주셨음. 두 개 해서 치료비 만삼천원 띠용 원래 마포 한무현 치과를 다니다가 이사오고 너무 멀어져서 가까운 병원 뚫어봤는데 좋구만 그리고 드디어 물어봤다. 그 자동으로 나오는 양치컵 물 한번에 다 써야되냐고......... 평생 치과 갈 때마다 신경 쓰였지만 맨날 입벌리고 누워있고 선생님들은 초바빠서 타이밍을 못잡다가 오늘 뭣 좀 여쭤봐도 되겠냐고 하니까 선생님이 물어봐요 물어봐 궁금한 거 다 물어봐!!! 라고 하셔서 용기를 얻음 정답은 다 안 써도 된다! 어차피 무게로 재서 나오는거라.. 그러더니 어르신들은 그거 물 넘치면 물 안 애낀다고 화낸다고 하심..

일기에요 2022.04.21 (4)

나 원래 머리를 안 빗고 다녔음

어제 밤 잠들기 직전에 갑자기 머리가 빗고 싶은 것임 그래서 화장실에 있는 빗 가져다가 누워서 머리 싹싹 빗고 잠듬 그래서 갑자기 생각났는데 꽤 오랫동안 머리를 안 빗고 살았음 어릴땐 엄마가 빗겨줬고 학교 다닐땐 혼나니까 빗었는데 스무살 땡하고 펑크족 되면서부터 잘 안 빗은 거 같음. 물론 미용실도 안 갔지 자고 일어난 내 모습은 흡사 전인권 그러던 어느날 당시 만나던 친구가 햄스터만한 나무 빗을 사줬음 그래서 빗기 시작함 머리를 빗으니까 좋더라고 사람이 단정해짐 사진은 좀 정신나간 거 같아 보이지만 그건 너무 더워서.. 그리고 그 땐 내가 정치적으로 치우쳐 있어서 조선일보 보는 사람들은 다 머저리고 사회악에 일조하는 사람들이다 막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얘가 조용히 그 말 듣고 있다가 자기 아는 ..

일기에요 2022.04.12 (5)

터미널 풍경

고속버스를 기다리면서 대각선 앞 쪽으로 둥근 벤치 하나씩을 각각 차지하고 앉은 두 중년 남녀의 대화를 엿듣게 되었다. 동창 또는 가깝지 않은 친구 사이로 보였는데, 금반지를 여러개 낀 아줌마는 목소리가 컸고 말을 끊임없이 했다. 친구가 형편이 안 좋아지니까 주변에 사기를 치고 다닌다, 자기한테도 속옷을 백만원에 팔았다, 그래서 뭐, 사줬지 그냥 달라면 줘도 되는거였는데.. 하자 아저씨가 뭔 속옷이 백만원이냐고 되물었고 아줌마는 여자 속옷은 원래 그렇다. 천만원짜리도 있다. 하니 아저씨는 허 또라이같은! 이라고 응답했다. 아저씨는 대화(?)내내 정면을 바라보며 아줌마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고 아줌마는 반대로 몸을 아저씨 쪽으로 한껏 기울여가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허리 보정 속옷이라 비싸다, 보정이 되는 ..

일기에요 2022.04.10 (4)

격리일기

어제 아침 확진문자 받고 보건소 직원과 통화를 한 뒤 격리가 시작되었다. 쓸데없이 걱정할 거 같아 엄마한텐 안 말했고 (신종플루 걸렸을 때 통곡) gym에 전화하여 사정을 얘기하니 코로나로 회원증 정지시키는 것도 홀딩 남은 기간 써서 해야 된다길래 논쟁을 벌일까 잠시 생각했는데, 이미 코로나로 손실을 보고 있는 시설이라 개개인의 사정까지 봐줄 여유가 없을 거 같긴 해서 말았다. 아무튼 그제 하루 빠짝 아프고 어제 오늘은 침 삼킬때 각오해야 하는 거랑 열 좀 있는 거 말고는 크게 괴롭진 않다. 백신의 효과인가? 밖으로 나가지는 못하지만 아직까진 좋다. 지난 2주간 타지에 있었기 때문에 집의 쾌적함이 매우 크게 와닿는다. 몇 년에 걸쳐 내 전용으로 최적화가 이루어진 시설인 것이다. 특히 화장실 샤워커튼을 알..

일기에요 2022.03.11 (10)

꿈에서 이재명이 내 부친이었는데 (사이 엄청 나쁨) 할머니(이재명 모친) 랑 셋이 같이 있다가 싸움이 나서 이재명이 스댕빵칼을 집어듬 그래서 후다닥 주방으로 달려가서 식칼을 들고 왔는데 이재명이 비웃으면서 찔러봐 하길래 둘이 칼싸움을 시작함 스댕빵칼과 식칼의 대결.. 칼이 몇번 챙챙 부딪히고 어쩌다 휘두른 한방에 이재명 손목이 날아가버림 약간 비급호러 감성으로 잘린 손목에서 피가 퓩퓩 나오고 나도 걍 방어만 하려고 했던 상황이라 모두 쌉당황;;; 아무튼 이제 돌이킬 수 없다고 생각되어서 걍 후다닥 찔러죽이고 할머니에게 나는 자수하러 갈 테니 청소를 부탁한다고 하고 나옴 그러다 전화와서 깸

일기에요 2022.02.18 (7)

정신과 시간의 방

다시 수면패턴이 난장판이 되었기 때문에 한 시간 자고 약속장소로 나갔다. 약속이 목요일이었다고 굳게 믿고 있었고 마감은 금요일까지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집에 들어와 후닥닥 파일 보내고 자고 일어났는데 날짜 보니까 왜 수요일인데? 순간적으로 약속도 마감도 다 꿈이었나? 사실은 지금부터 다 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혼란스러운 상태로 카톡을 확인했는데 꿈이 아니었음. 약속을 목요일라고 착각한 시점부터 계속 오류가 있었던 거 같고 (상대가 내일 보는거 맞지? 라고 해서 아 낼 목요일 인가 보구나 생각하고 나감) 어쨌든 이틀 번 느낌이라 개꿀 - 작업방 데이베드에서 잠깐 잠들었는데 유진씨. 라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그리고 바로 공포에 휩싸였다. 방안엔 나랑 쥐 밖에 없었으니까..! 하지만 유령..

일기에요 2021.12.22 (6)

집에 해가 드는 게 이렇게 좋은 것이었다니

옆건물을 다 부셔놓았더니 집에 해가 아주 잘 들어온다. 어두운 집에서 2년 살았더니 변화가 엄청 크게 느껴지고 거실에 자주 앉아있게 된다. 단 귀마개를 꼭 끼고 있어야 됨 (공사소음) 그러고 있으면 이유는 모르겠는데 초딩때 오전수업 마치고 집에와서 엄마랑 케이블 티비 보면서 김밥이랑 육개장 사발면 하나 반으로 나눠먹던 때의 기분이 든다. 아주 좋은 기분이란 소리다. 건물을 올려 짓는다니 재건축 마치고 나면 이제 완전 암흑으로 돌아갈 각이라 아쉽긴 한데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니 지금은 이 순간을 즐기기로 --- 잊기위해 쓴다. 구글 Task 앱 아주 유용하다. A가 미국에서 공부할때 지도교수님이 해야할 일을 기억하고 있는 것도 뇌를 야금야금 사용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디다 적어놓고 머리를 비워버리는게 능률..

일기에요 2021.10.12 (9)

조깅의 가장 큰 적

날씨도 아니고 게으름도 아니다 조깅의 가장 큰 적은 가슴이다 쇼크업소버 이거 인간의 성미를 괴팍하게 만드는 브라임 걍 차는 순간 세상을 적대시하게 됨 근데 또 안쓰면 흔들려서 뛸 수가 없음 평범한 수준인 내가 이정도로 불편하면 거유들은 정말 어떡하냐? 카리나 같은애는 어떻게 그 가슴으로 격렬한 안무를 수행해 내는 거지? 아무튼 조깅을 할때마다 여성의 몸은 별로 기능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임출육용으로만 기능적인데 그 양육에 필요한 파트(자궁/유방/높은체지방률=적은근육)들이 죄다 다른 활동 발목잡음 쓔발~그래도 뛸거야~~

일기에요 2021.10.06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