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에요

몬둘끼리 엘리펀트 벨리 프로젝트 Elephant Valley Project, Mondul Kiri 2012/11

유 진 정 2013. 7. 9. 03:41

 

코끼리 씻기기(사진: Mathieu )

 

 

 

씨엠립에서 캄폿과 껩을 들러 캄보디아 바다구경을 한 후 이번에는 산간 지대로 향했다.

몬둘끼리 주는 캄보디아에서 면적이 가장 넓지만 인구밀도는 가장 낮은 곳이라고 한다. 

위키트래블 같은데 이동네에 관한 흥미로운 정보가 많이 나와있던데 궁금하면 함 가서 보셔요.

시내를 향하는중 버스 창밖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정글이 볼만했다. 고지대인지라 기후역시 다른 지역에 비해 선선했음

숙소를 잡고 나가니 해가 뉘엿뉘엿 식당들은 일찌감치 문을 닫는 모양이였다. 

겨우 한군데 찾아 들어가 치킨을 시켜먹었는데 이게 닭인지 병아리인지 싶을 정도로 자잘하고 살도 별로 없었음. 

뭐 꼬꼬거리면서 돌아다니는 닭 생김새를 보아하니ㅎ

우리가 평소에 먹는 닭들이 마릴린 먼로라면 이 동네 닭들은 도전수퍼모델

 

다음날은 숙소옆의 마사지 가게를 방문했는데 좀 묘한 일이 있었다.

매튜는 아가씨, 나는 아줌마의 손에 맡겨졌는데 이 아줌마 암만봐도 마사지 하는 사람이 전혀 아닌것 같은거야

어디를 눌러야 할지를 전혀 모르고 무슨 과일고르듯 손가락으로 꾹꾹 찔러대는게 이게 도대체 뭔가.. 하고 어이없어 하고 있다가 건너편의 매튜에게 어떻냐고 물어보니 시원하대! 그쪽을 넘겨보니 아가씨는 상당히 프로페셔널 하더라고!

그래서 아줌마에게 스탑을 외치고 뻘떡 일어섰다.

 

동남아에서 매튜와 함께 다닌 이후로 이등시민이 된듯한 느낌을 종종 받았는데

예를들어 숙소 들어갈때 짐을 매튜것만 들어주고 이름도 매튜만 물어보고  매뉴도 늘 매튜에게 먼저 준다던지, 그런 사소하지만 거슬리는 일들이 왕왕있었다. 

 

훗날 방문한 인도네시아에서 이것은 절정을 이루었는데 그건 나중에 적도록 하고.

무튼 과거 제국주의자 유럽인들에게 개털린 나라 국민들이 오늘날 유럽인들을 극진히 대접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며는 기분이 좀 그렇다. 

돈줄이니 당연한 것이긴 하지만서도 일단 보기엔 좀 우울해..   

 

내가 나가니 매튜도 그만하겠다며 일어났음. 넌 있으라고 했는데도 굳이 나오길래 왜그러냐 했더니

거기가 마사지가 메인인 가게는 아닌것 같다고. 처음에 가게 들어갔을때 아가씨가 독방으로 가겠냐고 물어봤다고 함 ㅋ  

 

 

 

 

 

 

 

 

 

 

 

 

 

타고 가는 도중 응급환자가 발생할것만 같은 풍경이다.

 

 

 

꼬리봐라 막 잡아 당기고 싶네

 

 

 

어이쿠

 

 

 

동네 시장에서 발견한 군복 저런거는 누가 입나요?

 

 

 

 

 

 

 

 

 

 

 

 

 

몬둘끼리에서는 엘리펀트 벨리 프로젝트에 참여할수있었는데 이것이 무엇이냐면 

왜 태국등지에서 코끼리 트랙킹들 많이들 하잖음(나도 해봤음) 근데 그거 보고있으면 사실 코끼리가 좀 가엾어지잖음

 

또한 시골에서는 코끼리를 목재운반용으로 종종 사용한다고 하는데 사람도 먹고살기 힘든 동네에서 코끼리들을 정성껏 모실리가 만무하고 

과도한 노동끝에 코끼리들은 불구가 되거나 일찍 죽어버린다고..

그런 코끼리들을 구출, 또는 구매하여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만드는 것이 이 엘리펀트 밸리 프로젝트의 내용.

 

 

투어 비용은 숙박포한 풀옵션 백불인가 이백불인가 무튼 가격이 좀 쎘음. 캄보디아에서 이정도면 정말 쎈 가격임  

우리는 반나절짜리 투어를 선택했는데 거기에 봉사활동을 하면 디스카운트를 해주는 옵션도 있어서 두당 삽십불 들었다. 

 

사륜구동차를 타고 계곡으로 향하니 사람들이 이미 모여있었다. 

투어 그룹은 두그룹, 다해서 얼추 이십명 정도였던 것 같은데 역시나 인도아줌마랑 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서유럽과 미국에서 온 관광객들이였음. 

 

우리를 인솔한 가이드는  바빠보이는 여자분과 에릭이였나 앤디였던가 하는 슬리퍼 짝짝이로 신은 배불뚝이 영국인 이렇게 둘이였는데

이 에릭인가 앤디인가 하는 사람이 이 프로젝트 그룹의 리더라고 했음. 

투어 시작 전 그 앤디인가 에릭은 우리를 모아놓고 이 프로젝트의 설립 취지와 현지의 상황들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는데 

 

" 이 동네 사람들은 애를 많이 낳지요, 무슨 원숭이가 번식하는것 같다니깐 "

" 여러분도 알다시피 아시아인들은 항상 구걸을 하잖아요? 밥을 먹을때나 바에 있을때나 불쑥불쑥 튀어나와서 돈을 요구하죠 아침부터 밤까지! "

 

등등의 말이 막 튀어나와서 나는 시껍했다. 

나중에 둘이 있을때 내가 동유럽 알바니아 같은데 다녀와서 유럽인들은 늘 구걸하고 소매치기를 하잖아요 하고 말하면 어떻겠냐고 이야기 하니깐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미안하다고 함.

 

투어는 아직 초기여서인지 산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여자 가이드는 사람들 어디로 데려가야 할지 몰라서 계속 무전을 치는 상황의 반복.

 

코끼리들은 그 코끼리의 주인이였다는 캄보디아인들이 인솔했는데 어두운 표정의 그 사람들을 면전에 두고 그 사람들이 그 전에 코끼리에게 무슨짓을 했는지 가이드에게 설명을 계속 들어야 하는 상황은 나의 마음을 상당히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코끼리에 대한 설명을 듣는 것은 흥미로웠는데 대충 기억이 나는것을 적자면 

 

1. 코끼리는 힘이 좋을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제 몸무게의 10분의 1정도 무게를 옮기는 것이 적당하다. 그 이상을 싣으면 척추에 무리가 온다. ( 그동안 사람을 싣고 나르는 트랙킹등으로 혹사당한 코끼리의 등은 매우 울퉁불퉁했다 )

 

2. 코끼리는 하루 최소18시간정도는 식사를 해야한다.( 일을하다보면 먹는 시간이 부족하여 영양실조가 오곤한다고 )

 

3. 코끼리의 수명은 60-70년 정도이다. ( 물론 노동끼리들은 기대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죽는경우가 허다하다 )

 

4. 코끼리 꼬리의 털은 끼리에게 꼭 필요한 것인데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미신탓에 종종 뽑히곤 한다고. 그곳에 있는 풍진 과거를 겪은 끼리중엔 꼬리털이 아예 하나도 없는 애들도 있었음

 

 

그리고 투어 막바지엔 코끼리에게 물을 뿌려볼수있는 기회와 몸통 부분을 만져볼수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사실 투어내용은 이게 다인듯. 걷는거 외에 한게 별로 없음. 근데 이건 우리가 반나절 코스를 선택했기 때문일수도 있고 

 

 

 

 

 

 

 

 

 

 

 

 

나무에 머리를 기대고 쉬는 끼리 

 

 

 

이사진 왜이렇게 웃기지?

허헝 코끼리다 허헝 우리 코끼리 만진다 음성지원 되는거 같음

 

 

우아하게 다리를 꼬고 휴식을 취하는 끼리

 

 

 

 

 

 

생기 발랄하던 인솔자의 개들. 여기서 밥먹었음 

 

 

 

 

 

식사를 하고 나서는 우리의 '봉사활동' 이 시작되었는데 무언가 코끼리와 함께 할수있는 일을 기대했던 우리에게 주어진임무는 

신나는 벽돌나르기...ㅋ ㅋㅋㅋ ㅋㅋㅋㅋㅋ 젠장 ㅋㅋㅋㅋㅋㅋㅋ

 

정글속에서 산을타며 벽돌나르는 일은 꽤 힘이 들었다. 텍사스에서 온 미국인 커플, 스페인 전화국에서 근무한다는 두 여자분, 인도아주머니, 나, 매튜는 그야말로 비지땀을 흘리며 벽돌을 옮기기 시작했는데 

시키는 데로 하다보니 이것은 무언가 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람들을 불러모아 시스템을 만들었음

 

시스템이라고 해봤자 그냥 인간사슬 만들어서 옆사람에게 벽돌 패스해주는 것이 다였지만 어쨌든 벽돌을 들고 언덕을 오르내리는 일은 더이상 안해도 되었기에 한결 나았음

 

이짓거리도 하다보니 은근히 재미가 있었는데 그것은 내가 오랜기간 노동이라는 것과 떨어져 살았기 때문이였던것 같다. 

팔뚝에 경련이 오기시작할 즈음 이제 그만합시다 하고 손을 털었는데 윗사진의 안경아주머니는 우리에게 십오분정도 더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뭐야 봉사활동이라더니 시작전엔 쉬엄쉬엄 해도 된다고 그랬으면서!! 

텍사스 커플과 인도아주머니는 애저녁에 도망쳤고 남은 우리들도 설렁설렁하다가 시마이.

 

오는 길은 엔딘가 에릭인가하는 그 가이드가 운전을 맡았는데 

그의 차에서 내리자마자 매튜와 내가 동시에 내뱉은 말은 ' 저새끼 정말 싫어! '였다.

 

매튜는 그가 얼마나 에고이스틱한 인간이지 그의 말투, 구사하던 단어, 몸짓들을 분석해가며 비판을 시작했음.

하지만 에고이스틱한 앤디의 자아실현 욕구가 있었기에 이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코끼리들은 새 삶을 얻을 수 있었던 거겠지

 

 

라고 나의 이성은 이야기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구린 경험이었음   

 

 

 

 

 

 

 

 

 

 

 

 

 

 

귀여운 새끼개 발견. 지금은 저세상으로 간 우리집 깜순이와 배색이 동일하다 

 

 

 

건강히 오래살기를

 

 

 

숙소는 창문이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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