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에요

제주독 (스압)

유 진 정 2023. 8. 9. 14:21

 
 
 
 
독순언니와 아론이 한국에 왔다. 원래 2년에 한번씩은 왔는데 코비드 때문에 5년만에 옴 
그니까 퍼피라디오 녹화 후 5년만에 보는 것
통화는 자주 했지만 몇년만에 대면을 하니 약간 어색했다. 특히 아론이 개불편하는게 너무 티나서 좀 재밌었음

아무튼 그간 올 때마다 서로 스케줄도 있고해서 시간을 별로 못 보낸게 아쉬워 이번엔 어딜 좀 같이 가자고 했고
부부가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털겠다며 제주도를 픽함. 공짜로 간다고 내 표도 사줌. 감사합니다. 

나는 아침 6시 비행기, 언니네는 7시로 예매를 했는데 왤케 스스로를 과신했지? 성수기라 선택의 여지가 적긴 했다만

전날 자전거 왕창 탄 뒤 밤새고 4시에 따릉이 타고 리무진 승차장으로 갔는데 버스 정거장에 둘이 나와 있어서 깜짝 놀랐다. 나 땜에 1시간이나 일찍 나와준 것이다. 그리고 리무진 버스 2+1 으로 할인받음 개꿀  

공항에 도착하니 새벽인데도 줄이 길었다. 잘하면 비행기를 놓칠 각이라 제가 비행기 놓칠거 같아요 외치고 검색대 줄 가로질러서 겨우 탑승. 비행기 안에서 잠깐 졸다 눈뜨니 제주 
 
 
 
 

배가 고팠음으로 일단 공항근처 김희선 몸국이라는 식당에서 성게미역국과 몸국을 먹음
원자제가 인하했다고 고등어 구이 가격을 인하한 점이 양심적
 
 
 
 

용두암이 근처라길래 걸었는데 wow 왤케 더움? 여기서 1차로 통구이됨
 

삼다수 러버 아론. 삼다수의 맛은 뭔가 특별하다고..
그러고보니 제주가 삼다수의 고향이라 길에서 삼다수 뮤지엄 현수막을 목격
 
 
 
 
 
 

 
용두암은 별거 없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돌을 조금씩 떼어가는 바람에 모양이 변형되었다는 설명만 재밌었음. 그리고 누가 쿠크다스 세 개 놓고 감
용보다는 고질라를 똑닮았고 저렇게 찍으니까 건물 어택하는 거 같음
암튼 이거 보고 숙소가 있는 서귀포 ㄱㄱ
 
 
 
 

아론이 보고 깜놀한 김치다이나믹캐서롤
동태가 움직임을 표현하는 그 동태로 번역이 되어서.. 근데 왜 전골은 캐서롤로 번역되었지
 

올래시장을 통과해 숙소로 이동 
 
 

 
 
 
 

 
 
 

숙소 가다 목격한 동명모텔?호텔? 여관?
규모가 꽤 크던데 어떤 성격의 장소인지 모르겠다. 8.90년 스타일 중후한 로비가 인상적이었다. 
 
 
 
 

 
우리숙소는 신신호텔 천지연
작고 깔끔하고 친절했음 통창이라 에어컨 안틀면 찜질방됨
이 신신호텔 체인이 여러 개 있던데 옛날 호텔들을 인수해서 리모델링 후 영업하는 거 같음
저번에 왔을때도 느꼈지만 서귀포 쪽은 경쟁 때문인지 호텔이 싸다.

 
 

레트로한 뷰
 
 
 
 
 
 

짐 풀고 택시타고 중문으로 향했다. 서귀포 전에 두번 와 봤는데 이쪽 방향은 처음
 
 

 
 
 

와우 마이애미같아요 (마이애미 안가봄)
 
 
 

 
근데 풍랑주의보라 다 나가라는 명령이 ㄷㄷ
물가에서 몸을 담그는 정도는 허락되었다. 무릎 깊이 정도로 더 들어가면 안전요원들이 호루라기 붐
구획 오른 편에 서퍼들은 서핑 하고 있는데 왜 우리는 안되냐고 아론이 어이없어 했는데
그러더니 혼자 서퍼 구역 들어갔다가 쫓겨남
억울해 하는 아론을 보며 오랜만에 호주 뉴질 시절 추억을 되새겼다. 이거 영프독남들이랑 다닐 때 반복되던 상황
백남들 말 진짜 오지게 안들음 근데 그게 마냥 반사회적 사고는 아니고, 자신의 머리로 납득이 안 되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걸 극혐하는 듯.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 순응적이라 문젠데 섞어서 반반 나누면 딱 좋겠다.
암튼 계속 투덜대길래 걍 내가 안전요원한테 가서 물어봤다. 왜 쟤들은 되는데 우리는 안 되냐고
서퍼들 구역은 해경이 관할하고 이쪽은 소방이 관할해서 그렇다는 납득이 가면서도 관료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아무래도 서퍼들은 수영도 잘하고, 서핑보드라는 유사시 구명용으로 사용가능한 도구도 있고 해서 내버려 두는 듯
암튼 사람들은 계속 바다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하고, 그때마다 호루라기 소리 + 짜증섞인 안돼요 안돼! 가 좀 거슬리던차
아론이 사람 없는 끝 쪽으로 가자고 하길래 이동
 
 

 
 
 

 
언니가 젖은 모래 속에서 만원 주움 정확히는 손가락으로 가르키길래 내가 주움
 
 
 
 
 

 
 
 

 
 
 

   
 
 
 

 
 
 

 
 
 
 
 

파도 부글부글 
서퍼 세명도 이 쪽으로 왔는데 파도도 세고 바위 근처라 위험해보였다. 
두명은 그래도 좀 일찍 빠져나갔는데 한명이 거의 이십분? 삼십분 동안 같은 자리에서 손으로 이동하려 애쓰는 모습이 손에 땀을 쥐게함
죽을까봐 전전긍긍했는데 다행히 우리의 걱정이 피크를 찍을때 쯤 빠져나옴 

 
 

 
 

 
바다에 못들어 가는 건 아쉬웠지만 높은 파도로 인해 물안개가 끼는게 아름다웠다. 
 
 
 
 
 

 
 
 

중문 빠이빠이
 

 
 
 
 

 

버스타러 가던 중 뭔가 모험이 시작될 거 같은 길이 있길래 들어갔는데 
 
 
 
 

 
 

멋진 다리와 함께 베릿네 공원이라는 민물수영스팟 등장 

이미 수영하고 있는 사람들이 몇 있었고 집에와서 찾아보니 동네사람들은 중문해수욕장 보다 여기를 선호한다고
물이 정말 차가워서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수영하고 나오는데 갑자기 머리가 핑 돌았다. 걷기가 힘들 정도로  
살면서 처음 겪는 현상이라 약간 무서웠는데 아론이 자기도 그런 적 있다고 아마 더운데 있다 찬데 들어가서 혈압 땜에 그럴거라고 했다.
실제로 조금 앉아있으니까 괜찮아졌는데 밤새서 저혈압땜에 더 그랬던 거 같음. 이렇게 또 하나 배웠군 


 

이 부부 어쩜 이렇게 반대로 생겼어
 
 
 
 
 

 
 

 
 

 
 

 
 

 
 
 

 
겨자색 건물 뜬금포 등장
 
 

 
악명높은 부영의 리조트였음
간판석과 저 조명의 센스부터 놀라운데 나름 수요가 있으니까 이 방향으로 쭉 가는 건가
건축 거장 리카르도 레고레타의 유작인 모델하우스를 철거하고 못생긴 호텔 지었다고 욕먹던 기사를 예전에 읽었었는데 이걸 갑자기 보게 되었다.
거장 아들의 '호텔영업도 중요하지요 아버지의 뜻을 이어 잘 건설해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뭐 그런 인터뷰도 읽은 적이 있는데 저렇게 지을 거라곤 생각 못 했겠지 
그래서 리카르도 레고레타의 포폴 목록에는 부영리조트가 빠져있는데 리조트 쪽에서는 거장의 손길이 닿았다는 멘트를 열심히 팔아먹고 있었다.
실물이 넘 인상적이라 집에와서 꺼무위키에 부영 검색해봤는데 논란과 비판 항목 읽다가 도덕과 미의식에 대한 중국교수의 졸업축사를 복기했다. 
도덕에서도 미의식에서도 지켜야할 선을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버리는 사람은 역시 피하고 싶어진다. 
 
 
 

동명호텔 로비 밤버전 
 

삼대국수에서 돔베국수 먹음 저번에도 왔었는데 국수보단 국밥이 맛있음
 
 
숙소돌아와서 샤워하고 허쉬초코마시고 명상 잠깐 하고 누웠는데 눈을 감자마자 잠듬 
밤새고 비행기 타고 이만보 걷고 수영도 했으니까 
자고 일어났더니 다시 태어난 느낌. 잠이 이렇게 좋은 것이다 
 
 
 
 
 

언니와 아론은 아침 안 먹는다고 하고
나는 김밥이 먹고 싶어서 시장 들렀는데 김밥집 아직 안 열었길래 의점편 김밥을 사 먹음  


 
 

오늘은 자전거를 탈 것이다. 전기 자전거
샵은 작년에 이용한 제주이바이크 
60km운행가능한 대형 이바이크 오후 6시까지 대여 3만5천원 / 24시간 대여 4만5천원 
저번에 표선까지 왕복했다고 하니 70km라고 하시는데 가벼운 사람이 페달링 많이 하면  70km까지도 가능한듯
 
 
 

 
 
 
 
 

 
 

아직 이바이크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독순. 업힐에서 이바이크의 진가가 발휘되는 것인데
 
 

 
 
 

게우지코지 스팟 도착 게우지는 전복 내장이라는 뜻이라고
여름제주 오지게 덥지만 색상이 너무너무 아름다움 계속 속으로 감탄함
 
 
 
 
 

 
 
 

 
 
 

 
 
 
 
 

쇠소깍 도착 아론이 배 타자고 했는데 대기줄이 길어 포기
 
 
 
 

이건 걍 어쩌다 진입한 마을 서귀포쪽 마을은 조용해서 좋음
 
 
 

펜스가 귤인게 귀여움
 
 
 
 
 

 
 
 
 

 
 
 
 

잔잔한 바위해안 발견해서 잠깐 들어갔다 나옴. 갯강구와 게들이 많았다.
 
 
 

하지만 불과 몇미터 앞의 파도는 격렬
이날도 풍랑주의보로 북쪽을 제외한 모든 해안이 출입금지됨
 
 

물새 레스토랑
 
 
 
 
 

그늘이 없어 선스크린으로 세수함
선스크린 싫어하는 아론도 위기감을 느끼고 결국 좀 바름
그리고 중간에 관광지 이디야 들어가서 수박주스와 개노맛 부리또를 먹음 
혼자였으면 안들어 갔을거 같지만 이디야 너무 좋았음. 적당한 가격의 적당한 음료와 개빵빵한 에어컨 천국이 멀리 있는게 아니네
땀 때문인지 해풍 때문인지 몸이 염전이 되어 있었음. 비유가 아니라 진짜로 소금이 막 생성되어서 피부가 까끌까끌
암튼 여기서 좀 오래 빈둥대다가 다시 이동
 
 
 

 
 
 
 
 

 
한참 달리다가 뒤에 두 명이 안 보이길래 기다리면서 정자 앞에 잠깐 섰는데 동네 할머니들이 앉아계시길래 인사를 했다.  
해도 쨍쨍인데 그렇게 노출을 많이 하고 다니면 어떡하냐 부터 시작해 티비에 나오는 소녀들 옷을 너무 안 입는게 좀 그렇다는 말이 나왔는데 모두 동의했다.
나.. 구워져 버렸어.. 그리고 미성년자들 자꾸 벗기는거도 문제 있다고 생각함   
아니 그러고보니 예전엔 옷차림 지적받으면 겁나 발끈했는데 요새는 지적을 거의 안 받기도 하고 받아도 별 생각이 안드네 
곧 독순과 아론이 도착했고 할머니들이 여기 시원하니 쉬었다 가라시길래 정차
이야기 한참 하던 중 아론이 외국인이라니까 할머니 둘이 깜짝 놀라시길래 우리도 빵터졌다. 그 웹에 떠도는 너무 편견없는 노인 시리즈 그거 생각났음
언니는 노인 응대 쌉고수답게 할머니들이랑 얘기를 자연스럽게 했다.
아 그리고 한 할머니가 진짜 찐 제주 사투리 쓰시는데 이건 정말 외국어더라. 한 10% 알아들은 거 같음
말을 자꾸 못알아들으니까 그 할머니는 대화에서 물러나 저 편에 누우심
사투리를 덜 쓰는 할머니는 평생 밀감 하우스에서 일을 하셨다길래 나도 호주에서 귤땄다고 하니 그건 노지지? 노지는 일도 아녀 라고 하셨다. 하우스 밀감나무는 높이 자라고 하우스 내부가 밖보다 더워 일이 힘들다고 함
진짜 시트러스 피킹 무겁고 위험하고 개힘든데 그걸 통풍도 안되는 하우스에서 하면 빡셀거 같음
암튼 평생 일을 정말 열심히 하셨는데 뭣하러 그랬나 싶다, 그런 얘기를 하셨음.
그래서 지금 공공근로하다 잠시 땡땡이 치는 중이시라고. 근데 정말 그래야 될 거 같은게 날씨가.. 노인분들이 공공근로를 부지런히 하다간 뉴스에 나오게 생겼다고
암튼 여기서 수다떨다가 시계를 봤는데 시간이 생각보다 너무 지나있길래 돌아가기로 결정. 할머니들 아니었으면 모르고 계속 갈뻔 했네 
우리가 간다고 하니 아까 노출 지적하고 불퉁하게 누워 계시던 제주방언 할머니가 일어나 <꼭 건강하고 조심히 가세요>라는 말을 또박또박 힘주어 하셨는데 되게 진심이 느껴져서 감사했다. 
다시 안장에 앉자마자 이번엔 모자 쓴 할아버지가 도착했다. 손님이 끊이지 않는 정자였다.
 
 
 
 
 
 
 
 

 
 
 

여기서 얼굴이 더 타면 안 될 거 같아 아론의 스페어 모자를 빌려 둘을 따라해봄 표정 왤케 킹받지?
선번 대책도 세웠겠다 이후로 겁나 밟았는데 너무 밟은 나머지 일행과 거리가 멀어져 버렸다.
편의점이 나오길래 물이 1%도 안들어 있는 천혜향 착즙쥬스를 사마시며 둘을 기다렸는데 너무 안오길래 엇갈렸나 걱정할 무렵 아론에겐 전화가 오고 독순언니가 혼자 등장함
언니도 물이 1%도 안들어 있는 청귤쥬스를 마시며 아론을 기다림 
꽤 한참 후 아론이 등장했는데 이게 이바이크가 속력이 빨라서 일행을 놓치면 거리가 확 멀어지게 되어버리는 모양이다.
우리를 첨부터 지켜보고 있던 동네 아저씨들이 아니 왜 일행끼리 다 따로 오냐며 웃었다. 
 

귤이귤러다니는 제주
 
 
 
 
 
 

 
 
 
 

바다에 들어갔던 아론 해 닿는 위쪽 바지만 마른거 오줌 싼 거 같길래 찍음. 오 컴온 이라는 반응이 돌아옴
 
원래 샵이 문닫는 6시에 리턴을 하려고 했는데 뭔가 아쉽고 수영도 하고 싶어서 어제 그 베릿네 공원 다시 가는게 어떻겠냐 제안하고 샵에 전화해 렌탈시간을 24시간으로 연장했다. 
샵에 도착하니 언니는 몸이 안 좋다고 자전거 반납하고 먼저 숙소로 가겠다고 하길래
ok but it will be awkward 하니까 아론이 뒤에서 it will be super awkward! 라고 외친거 시트콤 같아서 웃겼다. 
암튼 그렇게 언니를 보내고 아론과 어색한 동행 시작. 한번 어색해 보지 뭐 
여행은 혼자 하는 게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동행이 있으니 안전한 느낌이 되게 와닿았다. 그리고 밥 같이 먹는 것도 좋았음
 
 

아무래도 목적지 도착 전 해가 질 거 같았는데 켄싱턴 리조트 근처 다리 밑에 수영하는 사람들이 보이길래 베릿내 포기하고 일로 내려감
 
 

물이 너무 맑고 차갑고 파란색 
나중에 찾아보니 강정천이라는 유원지이고 서귀포의 식수를 담당하는 1급수가 흐르는 곳이라고 한다. 
 
 

하류쪽에서 아이들이 수영하고 있었고 아론이 더 상류로 가보자길래 이동
 
 

앞의 다이빙 하던 청년에게 깊이가 어느 정도냐고 물으니 3.5m 정도라길래 걍 위 파라솔 밑 의자에서 김밥이나 까먹음.
펭귄아일랜드에서 죽을뻔한 이후로 물을 좀 조심하게 됐다. 아론만 입수
 
 

좋은가요 아론

이번 제주 여행은 민물수영만 하도록 운명지어졌는가?
암튼 김밥 다 먹고 나는 하류의 애들 있는 쪽으로 내려가서 부모들한테 수심 물어보고 입수함
이쪽은 1.6m정도였고 물 진짜 차갑고 기분 짱
근데 해 다 지고 다시 들어갔다가 중간에 솟은 바위에 무릎팍 찍음
수영 다 하고 나오니까 해도 지고 바람 솔솔 불고 몸의 소금기도 쫙 빠져 매우 개운
 
 
 

셀카도 찍음
계곡 위로 수도시설과 잔디가 잘 정돈된 공터가 있었는데 용도가 뭐지?
암튼 여기 잠시 머물며 아론과 캔슬컬쳐 등에 대한 심도깊은 대화를 나눔  
독순없이 우리가 노는 거는 처음이니까 기념으로 셀카를 찍자고 했는데 아론 표정이 호러를 넘어 고어 수준이라 그의 명예를 위해 그 사진은 올리지 않겠다.
달이 너무 밝길래 구경하며 슬슬 가고 싶었고, 아론은 언니와 식사를 하겠다길래 먼저 가라고 보냄


 

달 진짜 크고 밝고 만월
존재감이 너무 강렬해서 보자마자 헐 미친놈이라는 소리가 나왔는데 그러고보니 미친놈을 lunatic이라고 부르잖아?
독순언니가 치매병동에서 일할 때 보름달이 뜨면 노인들이 밤에 방을 빠져나와 돌아다니는 등 이상행동을 보인다는 얘기를 해준 적이 있는데 그거 생각났음
그리고 중문에서 천지연 쪽으로 가는 환상 자전거길 밤에 다니니까 너무 좋더라! 나 여기 또 올거야 또 밤에 자전거 탈래 
 
 
 
 

 
 
 

 
 
 

파도는 밤에도 엄청났다
 
 

 
 
 
 

 
 
 
 

 
저번에 왔던 천지연 폭포 근처 칠십리 시 공원 다시 왔다. 여기도 밤에 분위기가 참 좋음 
깜깜해서 폭포는 보이지 않았는데 폭포 소리는 들리는게 뭔가 묘했다.  
 
 

 
 
 
 
 
 
 

자전거 배터리 7% 남고 핸드폰 꺼질때쯤 숙소 인근 도착. 편의점에서 무알콜 맥주 하나 삼 
아까 돌에 찍은 무릎에 붙이려고 파스도 사려다 웬지 선번입은 다리에 파스 붙이는거 좋은 생각이 아닌거 같아 관둠
편의점 앞 술집 개는 하염없이 사람구경을 하다가 개가 지나가면 막 짖었음
 
 
 
 
 
 

오늘의 부상
 

오늘의 선번. 하도 잘 구워져서 맛있어 보일 지경
아무튼 자전거 탈때는 신나서 몰랐는데 누우니까 온몸이 쑤셨다. 생각해보니 12시간 반동안 라이딩을 한 것이다. 
명상 잠깐 하고 캘리연구회 채팅 잠깐 하고 뒤척거리다 잤다.
휴가로 뉴욕에 가 있는 다화씨가 생생한 정보들을 전달해 주었다. 
 
다음날 아침엔 아론과 샵에 가서 자전거를 리턴하고 앞의 자구리 공원에 잠깐 들렀다.
이년전 처음 와서 서귀포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가지게 된 장소이다. 
독순언니는 아무래도 열사병에 걸렸던 모양으로 어지럽고 두통에 속도 안 좋다고.. 너무 달렸나 싶어 좀 미안했음
 
 

자구리 공원엔 큰 목욕탕 만한 담수 풀이 있는데 파도 땜에 여기마저 위험해 보였다.
아론이 첫날 도착해서 잠깐 혼자 바다에 들어갔다 나왔는데 거기가 여기였다며 반가워함 이날도 입수하심
난 파도가 멀리갈 때만 다가가고 다시 치면 도망가면서 놈 
 

 
 
 

누가 난간에 안경놓고 갔길래 눈에 띄는 곳에 꽂아둠
 
 

괭이밥이 여기도 남
깨끗해 보이는 잎 한장 뜯어서 씹어먹고 택시 탑승을 위해 해풍에 몸을 말림
 
 
 
 
 

 
 
 

 
 
 

 
 
 
 
 
 
 
 

체크아웃하고 아론이 어제 발견한 호텔 옥상에 올라가봄
나가지 말라고 써있던데 문은 열려 있길래 메시지를 유연하게 해석하기로. 뷰가 끝내줬다. 
 
 

 
 
 
 

 
 
 
 

 
 
 
 
 
 
 
 
 
 
 
 

독순과 아론은 하루 더 있고 나는 이날 저녁 비행기로 올라가는 일정이다. 
둘의 숙소를 애월에 잡아놨음으로 그쪽으로 이동
 
 
 
 

 
 
 
 

 
 
 

 
 
 
 

 
 
 
 

 
 
 

언니가 전복 물회 사줬다.
비건인 아론도 조개는 가끔 먹는다고 한다. 전복을 한점 먹더니 아니 이게 왜 미끌거리지 않고 크런치하냐며 깜짝 놀란다. 그래서 그 해삼같이 근육이 이완 수축 그래서 뭐 그런거 아니겠냐 설명했는데 사실 나도 왜 오독거리는지 몰?루
 
 
 

아직 회복되지 않은 독순
 
 
 

오른편에 올라오는 동네 광인이 담배 몸에 안 좋으니까 피지 말라고 잔소리함
흥분한 상태로 두서없이 의식의 흐름대로 이야기를 막 하는데 가엽기도 하지만 괴로워서 먼저 자리를 떴다.
엄청 외로워 보이는 사람이었다. 
 
 
 

 
 
 
 

체크인은 세시고 한시간 정도 남았길래 달빛제주라는 근처 카페 입갤
귀여운 양초를 파는 곳이었고 통창이라 뷰도 굿
 
 
 

 
 
 

 
 
 
 
 
 
 
 
 

숙소는 판타스틱 오션뷰 시드니 호텔 
해안산책로랑 가깝고 가격도 좋길래 선택
만원 정도 더 내고 오션뷰 룸에 묵을것을 추천함 오션뷰가 ㄹㅇ오션뷰임. 여기서 석양을 보면 좋겠다.
 
 

시드니 호텔 외관은 걍 모텔같았는데 복도도 나무 바닥이고 오래되었지만 느낌이 괜찮은 곳이었음
암튼 여기서 옷을 갈아입고 일행과 작별한 뒤 나는 제주 시내 쪽으로 출발
얼마 전 부터 제주도립미술관에서 일하고 있는 고안철을 잠깐 만나기 위해 좀 일찍 출발했다.
미술관이 서귀포랑은 거리도 있고 해서 걍 올라가려고 했는데 전날 미술관으로 오면 만날 수 있다는 연락이 와서 가봄 

 
 
 
 

 
 
 

 
 
 

 
 
 
 

 
 
 
 

아 이번 제주여행에서 느낀 점. 버스와 택시 기사님들이 엄청 친절함 
대도시에 비해 여유가 있어서 그런가? 스크린에 환승노선 나오는 것도 노인들한테 편할 거 같음
 
 

엉? 네.
 
 
 
 
 
 
 
 
 

고안철 좋은데서 일하네
 

그치만 내 자리는 창문도 없고궁시렁궁시렁.. 거리면서 고안철 등장
 
 
 

제주소년같이 나옴 실제로 제주도가 고향 
공항에 데려다 주겠다길래 아싸 하고 나는 전시를 보며 그의 퇴근을 기다림
 
 
 
 
 
 
 

 
 
 
 
 

 
 
 
 

 
 
 
 

정재호의 아파트 국현에서 봤을때는 우울해보였는데 여기서 보니까 별로 안 우울해 보였다. 바닥에 반사가 되는 것도 좋다. 가까이서 보니 그림 속으로 들어가 저 다리를 건널 수 있을 거 같았다. 
 
 
 
 
 

 
 
 
 

 
 
 
 

 
 
 
 
 

 

 
별 기대 안 했는데 전시 좋았다. 허세떨거나 난해한 작품 없어서 평화롭게 감상함
타이틀은 <무릉도원보다 지금 삶이 다정하도다> 8.27까지
 
 
 
 
 
 

출구쪽 의자에 앉으니 풍경이 멋졌다. 저거 한라산 맞지?
 
 
 

 
 
 
 
 

고안철 퇴근까지 시간이 좀 남길래 뒤쪽 정원 산책 사람 없어서 넘 좋았음
 
 

칠십리 공원 말이랑 형제인가
 
 

 
 
 

 
 
 

 
 
 
 
 

산책후 들어와 그림책을 읽음
 
 

 
 
 

 
 
 

 
 
 

요즘 그림책 쌉고퀄이네 
 
 

고안철 퇴근
 
 

털 졸라 가지런하게 남 눈썹도 빡빡한데 뭔가 체모와 관련된 유전자의 혜택을 받았나봄 
전에 제주도에 몽골인들이 많이 살았었다는 말을 했는데 아무래도 고안철의 조상님은 몽골인같음. 일단 덩치부터
 
 
 
 
 

 
 
 

고기고기한거 먹고 싶다고 하니 동네맛집 델고가서 수육이랑 국밥 사주심 
근데 진짜 맛있더라!!! 2박 3일동안 먹은 것중에 젤 맛있었음 역시 맛집은 로컬과 함께가야
 
 

오늘의 티
 
 

국밥에 고기가 몇점 들어있는게 아니고 걍 고기가 한그릇 있고 거기에 국물이 부어져 있는 수준
비행시간 촉박하길래 겁나 빨리 먹었지만 맛있었어. 근데 식당 이름을 까먹었어
 
 
 
 

차막힌다길래 전전긍긍했는데 관철이 네비 무시하고 딴길로 막 갔더니 의외로 여유롭게 공항도착. 땡큐
 
 
 
 

 
 
 

셀카 한장 박고 비행기 탑승
제주도 bye 또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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