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여성이에요

공중화장실 몰카에 대한 생각

유 진 정 2023. 10. 4. 02:40

https://newspeppermint.com/2023/10/02/npsp_trustviolence/

(중략)

물론 이런 인간의 본성에는 어느 정도 합리적인 면도 있습니다. 우리가 숲에서 밧줄을 보고 뱀으로 오인해 소스라치게 놀라는 이유는 이를 피하는 데 드는 비용이 그 위험을 무시했을 때 입게 될 피해의 크기보다 훨씬 작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닐 그로스의 말처럼, 타인에 대한 경계심 자체가 모두가 모두를 믿지 못하게 만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로스는 사람들이 이웃을 피하고 종교나 시민단체와 같은 사회활동을 줄임으로써 해당 지역의 합법적 소득이 감소하며 절도, 마약, 폭력과 같은 불법 시장이 성장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위에서 본 것처럼 이 문제가 어느 정도 인간의 본성에 기인한 것인 만큼 쉬운 답은 없을 겁니다. 

우선 범죄 사건에 자신이 지나친 관심을 가지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고 경계할 필요가 있겠지요. 
 


 

 
 

 
모르는게 약이에요 아는게 병이구요 
어릴 때 읽은 병동수기 모음집 제목이었는데 

한남들이 화장실에 몰카를 설치해서 공중화장실을 쓸 수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 문장이 떠올랐다
모텔이면 그럴 수 있지 싶은데 장소가 화장실이라니까.. 분뇨 패티시는 마이너한 취향이라고

아무튼 그래서 소스를 좀 찾아봤다.
트위터, 그리고 배리나라는 인물이 OECD포럼에서 한국에는 그 어디에나 몰카가 존재한다고 발언한 것이 촉발제가 된 모양인데 통계를 보니 실제로 한국의 몰카범죄의 비율은 타 국가에 비해 높다고 한다.
하지만 통계를 맹신할 순 없지

대부분의 해외 국가의 경우 공공장소에서의 촬영은 범죄로 집계되지 않지만 한국의 경우 불법으로 간주된다고 한다.
그니까 해변에서 젖을 내놓고 있는 여성을 촬영해도 해외에선 불법이 아니지만 길가는 여성의 뒷모습을 촬영할 시 한국에선 불법으로 간주된다 이 말이다. ( 물론 이 또한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이 행위를 범죄로 취급해야 할지는 의문이다 )

OECD 발언 이후 경찰은 공중화장실의 대대적 수색을 무려 4년간 벌였고 몰카 적발횟수는 0회 라고 한다.



물론 어딘가의 공중화장실엔 몰카가 존재할 것이다. 마이너한 취향이라도 취향은 취향이니까

하지만 저 조사에 들어간 인력의 낭비와, 모방범죄의 위험과, 전철 화장실 칸칸마다 붙어있는 몰카금지 스티커들이 파생시키는 막연한 불안감과 적의에 대한 책임은 과연 누가 질 것인가? 

물론 나는 나를 포함한 여성들의 안전을 보장해줄 사회망을 원한다.
그리고 그것이 단순히 여성들만의 이익이 아닌 사회 전반의 질적양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저건 솔직히 삽질이라고 생각한다.
외모지상주의 사회에서 고통받아온 유튜버의 자아찾기 + 언론으로써의 기능을 잃은 선정적 기사 + 외신의 반응에 지나치게 민감한 공권력 + 보여주기식 정책이 빚어낸 콜라보
 


  
그러나 세상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기 때문에 이 도시전설처럼 들리는 이야기가 공분을 사게 된 데에는 백그라운드가 존재할 것이다.

일명 음습한 한남자아로 대두되는, 한국사회에서 문제의식 없이 사회화된 남성들에게 새겨진 어떤 특징이 존재한다는 것은 나 역시 무수한 표본으로 학습해왔다

또한 치부를 공개당한 여성에게 부여하는 사회적 낙인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몰카관련 뉴스에 패닉하는 여성들의 입장 역시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천년대 초 한참 연예인들의 몰카가 공개되었을 때 그들이 대국민 사과를 하는 장면을 보며 의아해하던 기억이 있다.
몰카 범죄를 당한 것이 타인을 상대로 사과해야 할 일은 아니지 않은가?

보수적인 사회에서 여성들이 성과 관련된 낙인을 두려워 하는 이유는 사회적 위신 추락 / 파트너를 잃거나 찾기 어려워짐 / 불특정 다수에게 성적으로 노려짐 등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일텐데

그렇기 때문에 더 스스로 매트릭스를 깨고나와 주입된 죄의식을 버리고 취해야 할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패리스 힐튼이 자신의 유출영상에 저작권 소송을 냈다는 기사를 읽었을 때는 정말 무릎을 쳤다.
물론 이런 창의성도 사회가 유연할 때 출현하게 되는 것일테지만 어쨌든 배울 점이 있는 선례라고 생각

 

 

+

익명:

https://www.joongang.co.kr/amparticle/24127817

공원이나 역사 같은 공공화장실보다는 지네 회사 학교 가게 같은데 설치하는 경우가 많고 형식적으로 단속해서 적발 건수가 0건인거에요. 네이버에 화장실 몰카 검색해도 기사화 된 사례 많음. 모텔은 진짜 많이 찍고요. 한 사람이 2만건 찍은 적도 있고..전체적인 얘기엔 저도 동의하지만 한국 불법촬영이 허상인 것은 아님

 

유진정:

제 글의 요지는 몰카가 없다 몰카를 단속해야 될 필요성이 없다가 아니고 
(성매수 시장의 규모가 큼 + 인권에 대한 낮은 인식 + 인터넷 강국 + 모텔이라는 특수한 형태의 숙박시설 등등 무수한 이유로 많을 것이라 생각)

8천명이라는 인력을 들여 하필 <공중화장실> 불법촬영을 단속하고 거기에 대해 선정적 기사를 내보내는 행위는 여성들의 불안감과 모방범죄를 조장하는 역기능도 수행한다는 것입니다. 조회수 꿀빨테니 당연히 동류의 기사가 무수하게 재생산 되겠죠

아무튼 이 대대적 단속 이후로 과연 몰카범죄가 줄어들었을지도 의문이구요 차라리 죄질이 나쁜 몰카 처벌을 강화하고 이를 알리는데 포커스를 맞추는게 더 나은 행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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