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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

초딩때 나는 찐따 문학소녀였기때문에 책을 많이 읽었다. 그리고 밥먹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했기때문에 항상 밥상머리 앞에서 책을 읽거나 곁눈질로 티비를 보았음. 그러던 어느 일요일 아침 식탁에 앉아 책을 펼치고 밥먹을 준비를 하는데 그날따라 기분이 좋지 못하던 부친이 책 덮어라. 라며 으름장을 놓음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싫어요. 하고 그대로 책에 코를 박았는데 그 순간 퓨즈가 나간 부친이 화를 미친듯이 내며 이쌔끼가! 하고 불같이 일어남 어떤 일이 일어날지 잘 알고 있던 모친은 부친을 말렸으나 그는 말을 듣지 않았고 당시는 우리가정이 어느정도 기능을 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그는 주먹을 드는 대신 매를 찾았다. 근데 엄마가 죄다 숨겨놔서 매가 없었음 빡친 부친이 씩씩대며 미친듯이 들고 때릴 물건을 ..

2019.09.22

사과해!! 사과행!!!!

화가 난 한국 네티즌들이 사과를 요구하자 션 레논은 “단순히 티셔츠를 입은 것뿐인데 왜 사과해야 하느냐”며 뻔뻔한 대답을 이어나갔다. 그는 “일본과 한국은 비슷한 점이 더 많은 나라”라며 “지나간 전쟁을 자꾸 언급하지 말라”고 썼다. 이어 “욱일기에 한국인들의 기분이 나쁠 수 있지만 그들의 감정이 어떻든 그건 내 책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https://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mid=etc&sid1=111&rankingType=popular_day&oid=005&aid=0001236311&date=20190905&type=1&rankingSeq=5&rankingSectionId=104 ---- 나도 션레논이 도대체 왜 사과를 해야하는건지 1도 모르겠음 션레논이 ..

임시저장소 2019.09.06

H

h는 예쁜 소녀였다. 조상님 중에 서양인이 계셨는지 머리카락과 눈동자가 밝은 갈색이었고 주근깨가 살짝 얹힌 투명하고 흰 피부는 짙은 녹색의 새 중학교 교복과 잘 어울렸다. 클레어 데인즈를 닮은 시원시원한 이목구비 역시 매력적이었다. h는 우리가 침냄새 나는 리코더를 불며 음악시험을 칠때 혼자 바이올린 연주를 했는데 능숙한 실력은 아니었지만 그녀의 서구적인 외모와 바이올린을 턱 밑에 낀 자태는 썩 잘어울렸다. 어떤계기로 h와 친해지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날부터 붙어다니고 있었고 그래서 나는 h가 또래보다 조금 순진한 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루는 h의 집에 초대를 받아 놀러간 날이 있었다. 나는 h와 동생이 함께 쓰는 공부 방 벽이 차분한 남색으로 칠해져 있다는 사실에..

2019.08.12

뇌와 운동

지난 달에 뇌플릭스라고 시립과학관에서 일반인들 대상으로 하는 강연(강연자: 김진섭 한국 뇌연구원 책임 연구원)을 들으러 갔다옴 비가 바가지로 들이붓듯이 오는 날이었고 rsvp링크가 깨진채로 왔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았다. 참가인원의 연령대는 초딩부터 노인까지 매우 다양 강연은 문외한으로써는 따라가기 힘든점이 있었고 생각보다 용어중심적라 좀 지루했는데 강연자분 목소리가 살짝 떨리는게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질답시간이 좋았음 별의별 질문이 다 튀어나왔는데 엄청 성의있게 대답해주심 나는 일전에 읽은 사망한지 네시간 지난 돼지 뇌의 일부를 복구했다는 기사에 대해 질문함 이전까지는 뇌 = 나 임으로 뇌가 죽은 뒤의 몸이 어떤 방식으로 쓰여져도 상관없다 라는 생각이었는데 그 기사를 읽으니 뇌사상태가 되었을때 장기..

정신의세계 2019.08.10

말이란 을매나 부질없게요

contempt - 경멸condescending - 본인이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주제에 짐짓 겸손한척하는거patronize -  가르치려듬. 깔봄   loathe - 좆나 싫은 (hate보다 강한 의미) 빅뱅이론 재주행중인데 이 단어들 자주 들려서 구남친과의 추억이 떠오름이거 다 걔가 나한테 화낼때 쓰던 단어들인데 you are so condescending / dont patronize me / i feel contempt for you 이런식으로 지금 생각해보니 꽤 싹퉁머리없는 워딩들인데 그땐 내가 어휘력이 딸려서 못알아듣고 나중에 사전 찾아보고 아 이 뜻이구나 하고 그랬음못 알아들으니까 화도 별로 안나서 걍 지랄하면 아 또 시작이네 하고 맘 영알못 베너핏 ㅇㅈ? 암튼 얘는 나한테 화를 꽤 많이 냈고 ..

2019.08.04

스벅과 호황

요즘 읽고 있는 -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 - 를 챙겨 종로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재미있는 책이다. 국제 정세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도 술술 읽을 수 있다. 트럼프를 포함한 등장인물들의 대사가 영화 명대사 모음집 저리가라 수준 내가 탄 다음 정거장에서 육십대 후반정도로 보이는 할저씨가 승차했는데 기사가 타기전에 뭐라고 질문을 했고 할저씨가 그 말을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에 질문은 수차례 반복되었다 겨우 문답을 끝낸 할저씨는 내 쪽으로 다가와 옆에 앉았다. 빈자리가 많았기 때문에 이 아저씨 나한테 몬가 말이 하고 싶구나 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말을 걸기 시작함 할저씨는 눈빛이 흐리고 건강이 조금 안좋아 보이긴 했지만 말쑥한 차림새(머스터드 색상 바지 + 프린트가 화려한 여름 남방)였고 말을 조근조근 ..

2019.07.05

욕망하는 공자

http://m.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886173.html 공자는 거듭 반문한다. 어떤 열정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그가 “인한 사람”일 수 있겠느냐?(焉得仁)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서 공자 평생의 종착점을 읽어보자. “70세에, 마음이 욕망하는 대로 해도 도리에 어긋남이 없었다.”(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 멋대로 해도 다 도리에 맞는 경지, 스스로 기준이 되는 경지. 이 찬란한 혹은 오만하게까지 들리는 자기 자랑. 더 얄미운 것은, 그러한 경지를 타고 난 자질로 가정하지 않고(非生而知之者), 부단한 인생 역정 속에서 멈추지 않았던 배움의 결과로서 설정하는 태도이다.(不如丘之好學也) 오늘의 자신은 늘 어제보다 조금이나마 나은 자신이었으며, 그 결과 멋대로 해도 ..

정신의세계 2019.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