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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n and bones

유 진 정 2017. 3. 29. 18:06


리나&마렉과 함께 BACC에서 열리는 다큐영화제에 다녀왔다

우리가 본 영화 제목은 zen and bones 이고 영화를 만들고 싶어하는 93세 승려이야기라길래 im in 하고 따라갔는데 희한한걸 보고온 느낌이다


주인공은 헨리라는 이름의 젠 승려인데 그의 부친은 영화사 일로 일본에 방문한 미국인이고 모친은 게이샤다

혼혈인데다 하필이면 라디오공장에서 취직을한지라 엔리는 전쟁 내 스파이라는 의혹에 시달린다. 빡친 헨리는 비자금을 모아서 위조여권을 입수한 다음 소아마비로 다리를 쓰지 못하는 형과 엄마를 내팽겨치고 미국으로 튐. 


헨리는 미국에서 마누라를 얻어 세 자녀를 보고 미카닉 일을 하다 가구쟁이로 전업을 하는데 센스가 존나 좋고 모던함. 

그가 만든 커피테이블의 양식은 지금도 헨리테이블이라 불리우며 인기가 좋다고 


암튼 그렇게 살던 헨리가 이번엔 다도문화에 꽂힘. 이번엔 미국 가족을 내팽개치고 일본에 눌러앉아 젠승려가 되어버림

다도를 가르치다보니 늘 여자에 둘러쌓여사는데 수강생들이랑 찍은 사진보면 그렇게 행복해보일수가 없음


둘째 딸의 증언에 따르면 헨리는 집에 있을땐 독재자였고 그가 떠나버린 뒤 가족의 생계는 헨리 부인이 피아노 강습일으로 함으로써 꾸려졌다고 함

섹시한 팬티사서 널어놨는데 헨리가 그걸 뺏어입고 춤을 추는 바람에 다시는 입지 못했다고 막 분개하는 장면도 나옴


영화의 백미는 헨리가 노환을 얻은 뒤 가족이 모두 컴컴한 집구석에 모여 미팅을 하는걸 롱테이크로 찍은 장면인데 술취한 둘째 딸이 90살 헨리 싸다구를 막 때리고 헨리가 싫어하는 장남은 (상식인 포지션) 둘째 딸이 더이상 술을 마시지 못하도록 주섬주섬 맥주캔을 숨김


헨리만큼 늙은 그의 마누라는 그 상황을 방관으로 일관하고 스탭들의 이거 찍어도 되는거야?? 하는 속삭임이 들림

헨리는 눈치를 좀 보다 슬그머니 방으로 도망침 

비극적이라면 비극적인 상황인데 너무 개판이라 그냥 웃김


영화의 편집또한 헨리가족만큼이나 지멋대로임. 감독이 헨리랑 붙어있으면서 영향을 받았나 싶을정도

헨리의 모든것을 다 담고 말겠다는 감독의 의지가 극을 안그래도 정신없는 영화를 더욱 산만하게 만들지만 진지하지 않아서 재밌었음

 

헨리 마누라가 막 노다가해서 가족 부양하거나 헨리가 자식들을 구타하거나 했으면 마냥 웃기는 힘들었을거 같은데 모랄까 헨리는 쓰레기짓을 하면서도 완급조절을 잘하는 캐릭터라고 해야하나 

그래서 가족들이 이새끼이새끼 하면서도 헨리를 100% 증오하지는 않음 특히 가장 화내던 둘째딸이 매일 문병을 오는장면은 인상적이였음 


영화의 교훈 : 한번사는 인생 헨리처럼



영화 끝나고 밥먹으면서 리나가 도대체 저 인간의 어디가 zen과 맞닿아 있는거냐고 저 정도면 소시오패스에 가깝지 않냐는 발언을 함

나는 헨리는 부는 축적하지 않았을지언정 하고싶은거 다 했고 하고싶은 말 다하고 살았기 때문에 속은 참 편하지 않았을까 싶고 그 속편함이라는 것이 아마 zen 과 닿아있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걸 리나에게 설명하지는 않았음

헨리 내면의 평화를 어디서 느낄 수 있냐면 그가 만든 쌈박한 커피테이블에서 느낄수 있음


커피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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