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에요

유 진 정 2018. 12. 3. 02:10

간만에 꿈기록


이번 꿈의 배경은 자카르타였음. 나는 자카르타 맥도날드에서 한국말로 면접을 보고 있었는데 앞으로 자카르타 맥날이 무슬림 국가에서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비전 제시를 하던 도중 점장이 워크비자 없어서 안된다고 해서 면접에서 떨어짐


그래서 맥날에서 나와 체대생 한 무리과 함께 근처 극장으로 향했는데 잘보니까 체대생들이 예전에 같이놀던 펑크족들이었음
천장이 높고 바닥이 회색인 극장이라는 곳에 도착하자 그 중 한 언니가 호루라기를 불면서 체대생 + 몰려든 군중들을 정렬시켰고 우리는 자카르타 의대에서 제공한 해부영상을 보게될것이라고 말했음 극장은 진짜 극장이 아니었고 걍 강당에 거대 빔프로젝트를 설치해둔 것이었음


사람이 워낙 많고 돗대기 시장 분위기라 미리 화장실 안가두면 나중에 힘들것 같아 강당을 나옴. 화장실은 미로같은 지하상가의 보도를 걸어 다시 지상으로 올라가야 있다고 하길래 한참 걷다보니 아까 그 맥도날드가 나왔음. 근데 볼일 보고 나왔더니 지하상가가 폐점시간이라 아까랑 모습이 달라져 있고 닫혀버린 구역도 있어서 이대로 계속걷다간 미아가 되겠다 싶어 다시 맥날로 돌아감


맥날 여자 알바들에게 000 극장으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하냐 영어로 물어봤는데 알바들이 영어를 잘 못했음. 알바들이 저기 저 사람을 따라가라고 하면서 남자직원을 가르켰는데 그는 피부가 하얗고 무쌍에 싸가지 없게 잘생긴 북방계 동양인이었음.
그는 이리로 오라며 나를 지하주차장으로 데려갔고 우리는 엘레베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올라갔음. 그리고 알고보니 남자도 한국인이라 우리는 언어를 한국말로 바꿈


엘레베이터는 역과 연계되어 있었고 모노레일에 올라탔음. 내가 일하시는 도중에 너무 폐를 끼치는거 아닌가요 라고 하니 남자가 쿨하게 상관없다고, 아까 면접보는거 봤고 동의하는 점이 있어서 얘기해보고 싶었다고 해서 나는 남자가 좋아짐
지상철 창문으로 도시 구경을 하던 중 나는 그에게 극장 위치를 설명하지 않았다는걸 깨달았는데 굳이 성적으로 끌리는 이성을 만났는데 강당에 처박혀서 해부영상 볼 필요는 없지않나 싶어 그냥 여행이나 하기로 마음먹음


자카르타의 하늘은 뿌연 하얀색이었고 밝고 흐리고 따듯한 날이었음
정신없이 구경을 하다 남자에게 이 부근은 참 도시가 예쁘네요, 라고 했더니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해서 나는 잠시 당황함
모든 면이 구불구불하게 지어진 건물을 보며 그래도 건물들이 한국에 비해 특색있어서 좋네요 하니 그가 건물 좆나 못만들었다고 다 부실공사라고 해서 나는 이차로 당황
그러다 드물게 깨끗하고 구획이 반듯하게 나눠진 동네가 나와서 여긴 뭐하는데냐고 물어보자 그가 여기는 코리안 타운이고 사기꾼밖에 안산다고 설명해줌

그러더니 갑자기 아 또 이런식으로 사랑에 빠지면 안되는데.. 머리를 쓸어올리면서 혼잣말을 해서 나는 미친새끼인가 라고 생각하기 시작했고 모바일폰을 꺼내서 이것저것 확인하는 척 하다 틴더를 켰는데 제일 처음 나온 사진이 이 남자였음
부모님이 경영인이고 경영수업을 강제로 시키려고 해서 한국을 떠나왔다는 말과 연극전공이라는 말이 쓰여있는 프로필을 읽는데 문체가 몬가 거슬리고 전반적으로 걍 다 병신같아서 스스로의 경솔함을 후회하고 이 상황에서 어떻게 벗어나야하나 고민하다가 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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