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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이크와 파리

유 진 정 2021. 8. 22. 05:11

퀘이크를 다시 한다
23년째 하는데도 재밌는걸 보면 정말 잘 만든 게임이다. NIN의 트렌트 레즈너가 만든 효과음도 개쩐다
스팀라이브러리에 위쳐3가 있지만 결국 깨다말고 언제나 퀘이크1으로 돌아오게 된다

퀘이크는 교훈적이기도 하다.
트랩이나 시크릿아이템 숨겨놓는 패턴을 보면 이 세계관 안에선 신중히 관찰하고 위험을 무릎쓰는 개척자는 보상을 받고 우물쭈물거리면서 찐따플레이를 하면 벌을 받는다

그니까 쥰내 뛰어들고 싶게 생긴 똥물에는 일단 뛰어들고 봐야된다.
사즉생 생즉사의 진리가 퀘이크의 저주받은 땅에서도 통용되는 것이다

플레이 하면서 특별히 기쁨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
적이 너무 많고 탄은 적을때 지형을 이용해 은신하면서 적들 사이에 포를 한방 쏴두면 반격들을 하는데
계산해놓은 궤적때문에 같은 편에게 총질이 향할때도 있다.
그러면 멍청한 적들이 죽을때까지 지들끼리 싸워댄다.
키보드에서 잠시 손을 때고 스트레칭을 하며 그 썰고 자르는 소리를 듣고있자면 늘 만면에 흐뭇한 미소를 띄게 되는데 이럴 때 마다 퀘이크를 만든 회사의 이름이 id소프트웨어라는 사실을 떠올린다. 본능이라는게 이런 거 같다

오늘 게임하는 도중에 거대한 파리가 한 마리 날아 들어왔다. 모니터 앞을 붕붕 날아다니면서 방해를 하길래 후닥닥 주방으로 달려가 텀블러와 종이를 가져와서 파리를 생포했다. 그리고 창문 열고 릴리즈

게임을 하던 중이라 그런지 엄청 빠르고 기계적으로 그 작업을 해냈는데 하고나니 기분이 괜찮았다. 왜냐면 똥파리를 죽이지 않았기 때문에.. 사냥의 쾌감은 좀비와 Enforcer를 로켓런처로 박살냄으로써 충족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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