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마다 니베아로숀75ml 한통사면 화장품구입은 끝인 나인지라 화장대 앞에 빼곡히 들어찬 엄마의 화장품들을 보면 굉장히 정신이 없다. 세수하고 나와서 뭘 발라야 할지 모르겠어. 비 베놈 미스트는 도대체 어따 쓰는 것이란 말인가. 석류엠플수는? 발효원액수는? 달팽이 추출물이 들어간 멀티펑셔널 크림은? 세어보니 총 스물 여섯개의 병과 통들이 늘어서 있는데 이건 마치 알케미스트의 실험실을 방불케 함엄마에게 안헷갈리시냐고 여쭈어보니 굉장히 자신만만한 말투로 한~개도 안 헷갈린다! 하고 외치심 물론 엄마가 나이에 비해 괜춘한 피부를 가지고 있으시긴 한데 스물여섯개의 화장품통을 늘어놓고 사느니 난 그냥 팍삭 늙고 말겠어. 솔직히 그거 챙겨바르느라 주름살 더 생길거 같아 뉴질랜드에 있을때 화장품 행사장에서 일한 적이..